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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몽골, 만주, 중국 등을 어떻게 볼 것인가?
게시물ID : history_210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urelius
추천 : 11
조회수 : 106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28 21:43:08

우리 학계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일을 서술할 때 종종 '우리 관점'에서만 사건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병자호란을 '광해군의 중립외교'나 '인조의 반청정책'으로만 본다던지
또는 개화기의 조선시대를 '세도정치의 문란'과 '일본의 침략성'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본다던지...

그런데 사실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아주 긴밀히 얽혀있고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면서 돌아가죠.

우리는 흔히 한중일만 생각하고 또는 원의 멸망과 명의 흥기를 중국왕조사의 흔한 왕조교체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동아시아, 나아가 유라시아는 훨씬 더 역동적인 무대였죠.

그런 의미에서 명나라가 중원을 되찾은 것은 한족 입장에서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사실 알고보면 대원제국이라는 일종의 '세계제국'을 해체시키고 여로 주체로의 (諸몽골부족들, 투르크족, 토번, 명, 여진, 고려(조선) 등) 권력의 분산을 초래한 사건이었습니다. 

원의 멸망 이후에도 몽골족은 비록 몽골초원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명나라를 괴롭힐 수 있었고, 심지어 전투에서 명나라를 패퇴시키고 황제를 포로로 잡기도 했습니다. 명나라가 몽골에 대해 공세적이었던 건 영락제가 마지막이었고 그 후에는 계속 수세적 입장이었습니다. 

몽골(원)에 복속되어 있던 여진족 또한 독립적인 주체로 재탄생하였고, 몽골(원)에 복속되어 있던 고려도 독립하여 조선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원 멸망 이후의 동아시아는 몽골, 명, 여진, 조선 등이 일종의 균형을 이루고 병존하던 공간이었지만, 임진왜란은 여기에 크리티컬한 펀치를 먹이게 됩니다.

임진왜란의 후유증으로 인해 조선과 명의 국력이 심히 약화되었고 신흥강국 만주족의 청은 조선과 몽골을 제압하기에 이릅니다.

조선을 속국으로 삼고 징기스칸의 옥쇄를 넣은 청은 중원으로 향해 진격하여 결국 명나라까지 멸망시키고 맙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팽창정책으로 토번과 서몽골 그리고 투르크족까지 제압하여 대원에 필적하는 "세계제국"을 건설합니다.

요즘 피터 퍼듀의 <중국의 서진, China marches West>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매우 흥미로운 주장과 분석을 담고 있더라고요. 만주족의 대청제국을 '유라시아사'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고 그 무대의 주인공으로 '러시아', '명나라', '몽골족', '투르크족', 그리고 '만주족'을 지목하면서 그들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만주족이 유라시아에 건설한 '세계제국'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동아시아사 관련 책 중에 가장 신선하고 흥미로운 책입니다. 정말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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