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2부
3부
오늘도 집 내부수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기둥도 세우고 천장도 뜯어고치고 바닥도 고치고 화장실도 고치고!
그 덕분에 지금 저는 노모리아 현실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싸지 못하는 괴로움을 체험하고 있다 그거죠.
그리고 식당이랑 개인방은 적어도 사람 있을 때 공사를 하지 말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걔네들은 공사한다고 먼지 안나잖아! 폐기물 안나오잖아! 게다가 물질가치만 따지니 불편한거 안따지잖아!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도 놈들이 괴롭건 말건 왕국을 부유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고기리아의 지천에 고기가 펼쳐지고 와인과 비어가 넘쳐 흘러서 소돔과 고모라를 고블린 고기로 싸다구칠 그 날까지!
그럼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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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알 디스커벌드 씨티!
근데 우린 찾아헤맨적도 없는디
쩔어주는 물질만능주의적 사고관을 철저히 밀어붙인 결과, 이 막장왕국의 소식을 이웃이 알게 되었나봅니다. 그러니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타 왕국과 외교 등에 대한 항목을 설명해야 할 때가 왔겠죠?
근데 해주기 귀차늠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시작했습니다. 불친절하다고.
말 나왔다고 다 설명해주고 그러지 않아여. 고기리아는 고기리아만의 법과 원칙과 질서와.... 고기가 있죠.
그러므로....
하던 건설이나 마저 해야징
말씀드렸다시피 중앙 건물 3층부터 거주공간입니다. 예쓰, 펄쓰날쿼터를 지정해서 개인방을 마련해줄겁니다.
아니, 외교관계를 구축하는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낫지 않냐구요? 그렇진 않습니다.
왜냐면 외교를 해봤자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건 교역뿐이거든요.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놈들은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것들이기 때문에 가치가 높은 공간에서 쾌감을 느낍니다.
더 비싼거 옆에서 먹고 자는걸 선호하죠. 금땡이 옆에서 자면 푹 자고 오랫동안 일합니다.
얼마나 보정되냐구요? 한계치따위 없습니다 그냥 비싸고 좋을수록 효율이 끝없이 높아짐.
....이렇게 표현하니 태생적으로 물질만능주의가 당연하군요. 비싼것과 함께할수록 힘세고 오래가니까요.
아무튼 간에, 비싼 방은 놈들의 노동능률을 증가시킵니다. 자러 안가면 안 갈수록 오래 부려먹으니까요.
헌데 지난번에 말씀드렸죠? 병원과 침실을 활성화하려면 뭐가 필요하다? 그렇죠 침대죠.
그러므로 우리는 도축을 해야 합니다
?!
침대에서 고기로 넘어가는 유체이탈식 가이드라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우리는 고기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숨쉴때 산소가 필요하다고 우리 삶에 산소가 필요하다고 표현하지는 않잖아요? 도축의 이유는 바로 뼈입니다.
뼈는 잉여스러운 소재입니다. 딱히 방어구를 만든다고 고성능인 것도 아니고, 칼도 못만들고, 그 외 장신구 제작도 마땅찮습니다.
하지만 노모리아의 경제에서 핵심을 차지합니다. 천 소재의 물품을 제작하는 작업장인 테일러 샵, 그러니까 재단소의 재료가 뼈로 만든 바늘입니다.
이것 때문에, 제가 그렇게 강조를 한 겁니다. 야크를 살려야 한다고.
...그냥 시작부터 도축하면 안되냐구요? 생각해보니 그렇네? 하지만 시작부터 야크를 도축하면 고기는 어디서 얻습니까.
야크는 놈들과는 달리 번식이 가능한 우월한 생명체기 때문에, 여러분이 지금까지 잘 길러왔다면 새끼를 쳐서 번식을 했을 겁니다.
보시다시피 고기리아에서도 야크 수가 늘었네요. 그리고 그 야크 새끼가 커서 다시 야크를 만드는데....
엄연히 따지면 근친교배긴 하지만 말이죠. 쟤네들이 사람이었다면 정말 큰일날 상황입니다만, 가축이잖아요?
어차피 고기리아에선 윤리도 법도 질서도 없습니다. 오로지 고기와 고기, 그리고 고블린 고기만이 절대선이죠.
아, 뼈 바늘은 어디서 어떻게 만드느냐고 묻지마. 지난번에 다 설명해놨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그게 사람입니까? 야크지.
일단 모든 타일이 깔린 3층의 거주공간 계획도
일단 개인방이 될 공간은 다 지정해놨습니다. 보시면 꽤나 널널하게 하고 벽도 치고 하는 쓸데없어보이는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방의 가치는 구역 위에 올려진 물품의 가치+구역과 인접한 타일 위에 세워진 벽으로 생성된 가치의 합으로 결정됩니다.
한마디로 저렇게 띄워놔서 벽쳐도 공간낭비가 아니라 다 가치에 합산된다 이거죠.
그 벽 칠 공간을 차라리 구역으로 설정해서 위에다 가치 높은 물건을 배치하면 안되냐구요?
...........
그러면 뽀대가 안나잖아요
적당히 쌓아두면 좋지만 너무 과적하면 이게 놈들 사는 데인지 호더가 사는 데인지 구분이 안감.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죠.
거주공간을 고물상으로 만들 작정이십니까?
됐고, 침대나 만들러 갑시다.
어느새 모든 준비를 마치고 침대만 찍어내면 되는 상황
침대 만드는데 밀짚을 왜 저리 쌓아놨느냐?
노모리아의 침대는 옛방식을 지킵니다. 침대 매트리스는 예전에는 밀짚을 주로 썼다죠. 아마 그럴꺼에요. 아님 말고.
그렇기 때문에 매트리스를 만들면, 목공소에선 침대 틀을 짜서, 교ㅁ... 아니, 합쳐서 침대로 가공합니다.
그렇게 침대를 마구잡이로 찍어내서 배치하면 기본적인 개인방은 완성됩니다.
이제 침대가 깔리는걸 느긋하게 구경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침대가 어느 정도 깔리기 시작하면, 지정도 안해줬는데 어디서 소문 듣고 찾아온 탐욕의 화신들이 방의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하여튼 놀고먹는 놈들이 이런 건 겁나 빨라요
아무튼 간에, 이걸로 놈들의 노동효율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거갖곤 부족하죠.
아까 말했다시피 놈들은 침대가 있는 개인방보단 겁나 비싼 물건들이 가득가득 찬 개인방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고기리아는 별볼일없는 왕국이기 때문에 그렇게 비싼 건 없습니다.
대신 우리에겐 좀 더 싸구려틱하지만 쉽게 획득할 수 있는 자원이 있죠. 석재입니다.
쓸데없어 보이는 조형물, 고기리아에선 그 무엇보다 소중한 부의 원천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장식물을 만드는 시설이 빛을 발합니다. 가구배치도 한계가 있으니 장식물을 방에다 박아넣는 짓을 해야하죠.
참고로 저기에서 필라, 그러니까 기둥이랑 슷헤츄, 석상의 가치는 비슷비슷하게 100정도 나옵니다.
하지만 기둥 박아넣은 방이 로마스러우니 방 내부 장식은 기둥 위주로 갑니다. 석상은 금속으로 동상 만들면 더 비싼거도 많거든요.
지금은 금속 없으니 그냥 돌 깎아다 씁시다.
쓸 때 겁나 대량으로 소모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많이 찍어둡시다.
머나먼 미래에는 휘황찬란한 금바닥에 백금동상 세워두고 두다리 쭉 펴지도 못하고 구석에 처박혀 자겠지만, 지금은 이걸로 만족합시다.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일차적으로 완공된 개인방의 가치
방 넓이가 더 넓었다면 더 높아졌겠지만, 건물 구조상 더 넓힐 수가 없어서 여기서 타협봤습니다.
게다가 내 방도 지금 공사한다고 가구 이리저리 옮겨서 좁게 느껴지는데 놈같은것들이 넓은 방에서 살게 냅둘순 없음.
완성된 3층
몰개성적인 일체감과 미적 센스는 코 푼 휴지에 가까운 디자인이지만, 상관없습니다.
가치가 높으면 놈들은 그걸로 만족하니까요!
이렇게 높은 수면의 질을 보장받는 아팔트먼트지구를 완공하고 알아서 분양까지 했습니다.
그럼 슬슬 왕국의 외교와 광물을 이용하는 높은 수준의 문명 단계, 그리고 궁극적으로 고블린 고기를 위한 전투를 알아볼까여?
헐근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여.
공사한다고 아침일찍 일어나서 꺼져야하는 처지인데다, 세팅한 컴퓨터 다 해체해서 창고에 처박아둬야함.
그러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내일은 살육과 메탈에 대해 진도를 나갔으면 좋겠지만 제맘대로할꺼임.
땡스포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