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징비록 시작 전 한참 광고 나오기 시작할 때 썼던 글...
게시물ID : history_210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slescop
추천 : 1
조회수 : 7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27 17:14:35

현대 사회에서 유사 역사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영화나 드라마 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징비록 시작 전에 그런 현상에 대해서 고민해 본 글이고...


대중에게 가장 가까운 역사는 드라마와 영화 속의 역사다. 그것을 대하는 대중의 태도에는 그것이 허구라는 인식, 사실과 매체 속의 허구를 구분하려는 의식이 명백히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가 주는 인상의 크기 만큼, 그 허구의 역사도 대중의 뇌리 속에 점차 각인되는 경향이 있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동원하는 매체의 강점이 거기 있는데, 결국 이는 일종의 의사체험 혹은 의사관찰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시청 과정에 이루어지던 허구와 사실을 나누던 활발한 인지 과정은 점차 잊혀지고, 허구만이 남게 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자신의 배경지식 보다는 권위 있는 매체가 전하는 내용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징비록은 매우 전략적인 저술이다. 이는 개인의 사적 관찰과 변호, 비판을 통해 그만의 내적 완결성을 갖게 된 기록이며, 감계를 위한 의도적/전략적인 사실의 재조합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아울러 저자의 높은 지적 수준과 기록의 힘에 대한 자신 만큼, 이것이 만들어낸 신화의 완결성도 높다. 이렇게 징비록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신화가 드라마를 통해 또 하나의 유력한 '유사 역사'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스쳐 지나는 광고나 드라마를 다룬 기사만 봐도 그 위기감이 점차 가시적 실체가 되어 감을 알 수 있다. 붕당이나 조선 중기 정치,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에 대한 재인식이 가져오게 될 '사실'의 위기가 가시화될 것 같은 깊은 불안감이 든다.

이제 곧 드라마 초반의 임진왜란을 둘러싼 조선과 일본, 명 등 삼국의 정황에 대한 설명들이 사라지고, 전란에 대한 묘사가 본격될 것이다. 그 안에는 저자를 통해 구축된 그가 속한 집단의 일방적인 전란 묘사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때쯤이면 징비록의 기록을 기반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임진왜란 속에서 벌어진 자신과 그 당여들의 활동을 변호하고 소개하며 과장하는 치밀한 도구로 변하게 될 것 같다.
출처 나의 타락한 머리...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