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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게시물ID : medical_20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방위특급전사
추천 : 2
조회수 : 5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8/28 09: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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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철학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간혹 의료게시판에 QnA가 있을 때만 로그인하고 로그인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요새 자주 로그인하게 되어 아껴 먹으려던 빵을 한입에 털어넣는 느낌? 같은 것이 생기네요.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저의 상황에 유리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 들어오시는 여러 의사 선후배 선생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저 같은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것만 알아주셔도 좋겠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니까요. 특히 닉언 죄송합니다만 외과 3년차 후배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원래 그렇게 뾰족한 단어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믿어지실지는 모르지만 예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더 애정이 생겼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같은 성인이고 의료계 동료임에도 더 모질고 아픈 단어를 사용했을 수 있으니 너무 개의치 않기 바랍니다. 다들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고민을 한다는 것이 그 증거이겠죠.

 

Carpe diem은 보통 현재를 즐겨라 라고 해석이 됩니다. 거의 같은 말이지만 저는 더 직역인 현재를 잡아라-Sieze the day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미래에 대한 염려와 과거에 대한 기억에 사로잡혀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미래와 과거에 집착하면 현재를 더 충실하게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 떠나간 자식, 과거에 탱탱하고 예뻤던 나의 모습, 돈을 잘벌던 내 모습, 돈을 잘벌던 선배의사들의 모습에 사로잡히고, 아직 오지도 않고 확실하지도 않은 미래에 집착하여 현재 지금을 살아가지 못하고 지금 내 앞에 있는 환자와 지금 해야할 공부를 등한시 하는 것이 제 짧은 생각으로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여자 친구가 떠났다고 해서 그 감정에만 사로 잡히면 지금 옆에서 위로해 주는 착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비교적 아주 어린 의사 축에 속하는 제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투쟁을 하다보면 투쟁의 목적과 원인을 상실한 채 투쟁에만 몰입되고 상황을 관조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앞서 기술했지만 제 생각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과거에 대한 좋은 기억에 너무 집착하여 현재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저도 이제 로그인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일은 삼가고 지금 저에게 오는 환자들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이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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