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같이 일 하는 동생 얘기 입니다.
참고로 이 동생은 키 180cm. 체격도 좋고. 콧수염+구렛나루 부터 턱까지 수북한 털로 뒤덮인 울버린의 외모를 지니고 있음.
이 동생은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측량 일을 하고 있었음.
광교 신도시가 활발하게 개발 될 당시, 그 쪽 현장에서 직원들과 회사 숙소인 아파트에서 지내며 일 했음.
다이어트 한다고 밤에 여기저기 산책도 하고 근처 초등학교 가서 뜀박질도 했음.
그 날도 어김없이 숙소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동료들과 함께 소주 한잔 걸쳤다고 함.
자려고 누웠는데 과식 한 탓에 소화도 안되고 또 살 찔까봐 옷 입고 밖으로 나왔다고 함.
새벽 1시경.
자주 뜀박질을 하던 초등학교에 들어서 가볍게 운동장을 돌기 시작 함.
초등학교에 불이 다 꺼져 있어서 진짜 엄청 어둡다고 함.
운동장을 몇 바퀴 돌았을 무렵, 학교 정문에 검은 사람 형태의 물체를 발견 함.
'뭐지?' 하면서 계속 뜀박질.
정문에 가까워 지면서 사람 이라는걸 확인 함.
근데 이 사람이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 이 동생을 대놓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고 함.
'왜 이렇게 쳐다 보지? 이 시간에 운동장 뛰니까 미친놈 같나?' 하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그 사람을 지나침.
그리고 다시 운동장을 돌아 정문에 가까워 졌는데, 그 사람은 여전히 동생을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함.
그 때 부터 동생은 조금씩 무서움을 느꼈고, '한 바퀴만 더 돌고 그냥 가야겠다' 생각 함.
근데 그 사람과 가장 가까워 지는 지점을 지나칠 무렵, 그 사람이 갑자기 진짜 미친듯이 전속력으로 동생한테 뛰어왔다고.
동생은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공포감을 느꼈지만.
'그냥 나처럼 운동하러 온 사람 이겠지.' 자위하며, 애써 태연한 척 계속 가볍게 뛰었다고 함.
그 속력이면 당연히 금방 자신을 지나쳐 앞질러 가겠지 생각했지만, 그 사람은 동생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음.
뒤에서 계속 자신을 쫓아오는 발로 모래 밟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에 심각한 상황임을 감지.
'하..씨발..모지..씨발..모지' 하면서 빨리 지나쳐 가라고 속력을 줄였다고 함.
근데 속력을 줄이자 발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선명하게 내 뒤를 밟는게 느껴졌고, "학~학~" 거리는 거친 숨소리는 뒷통수 바로 뒤, 아니 일부러 귀에 대고 뱉어내는것 처럼 크게 들렸다고 함.
물론 사방이 캄캄해서 시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청력이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너무 무서운 나머지 동생은 자기도 모르게 생존 본능으로 뒤를 돌아봤고.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후드를 뒤집어 쓴 채, 웃으면서 동생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진짜 돌아봤을 때 그 웃는 얼굴이 코 앞에 있어서 심장이 멎을 뻔 했다고 함.
극도의 공포로 정신줄을 놓아 버린 동생은 자신도 모르게 그 웃고있는 얼굴에 죽빵을 날렸고.
그 정체불명의 남성은 그 자리에 쓰려졌다고 함.
동생은 남아 있는 공포심과 이 남성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자신이 폭행을 했다는 두려움에 그 길로 정신없이 전력질주를 하여 숙소인 아파트로 들어갔다고 함.
그 뒤로 그 사람을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 초등학교는 다시는 안 가고, 아파트 단지내를 돌면서 운동 했다고 함.
그 남성은 누구 였을까?
단순히 남성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변태였을까?
순수하게 운동하러 왔는데 전력질주 후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동생의 뒤를 쫓을 수 밖에 없었던 불운의 피해자는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