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보수가 없다. 보수를 사칭하는 친일파가 있을 뿐이며, 이들의 선동에 넘어가 감정과 분노로 이성적 판단이 마비된 불쌍한 추종자가 있을 뿐이다.
군중을 선동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외부에 공공의 적을 만드는 것이다. 예전에 히틀러가 그러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랬고, 도죠 히데키가 그러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친일세력이 만들어낸 적은 바로 '북한' 이고, 이러한 북한을 대변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가 바로 '공산주의' 이다.
실제로 지금의 5~60대 이상의 어른들은 직/간접적으로 6.25전쟁의 피해를 입은 분들이다. 전쟁의 포화 속에 덜 잔인하고 더 잔인한 놈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북한의 김일성은 먼저 전쟁을 일으키고, 이 나라를 잿더미 속에 파묻어 버리고 또한 수많은 이산가족과 희생자를 낳았던 그 원흉임은 틀림이 없다. 내 형제, 내 가족, 내 고향을 불살라 먹은 나쁜 공산당. 천인공노할 역적이자, 불구대천지 원수인 나쁜 공산당. 우리의 아버지 세대는 6.25의 상처를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그들에게 공산당은 찢어죽여야할 빨갱이가 맞고, 북한은 용서할 수 없는 악마같은 놈들의 소굴이 맞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바로 일본이 이 6.25를 통해 얻은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군수물자 등을 팔아먹어 일본이 2차대전의 패배를 극복해냈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이기에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일본이 정말로 덕을 본 것은, 한국인이 가진 일본에 대한 감정이 분열되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군국주의의 피해자인 한국으로서는, 일본에 대한 감정이 결코 좋을 리가 없다. 그런데,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6.25라는 또다른 큰 상처를 안게 되었고 군국주의자들을 향했어야 할 원망이 북한을 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본과 친일파들에겐 이만한 기회가 없었다. 전쟁으로 얼룩진 이 땅을 재건한다는 허울아래 군국주의자들의 모든 만행과 친일파의 간사한 행동들이 철저히 차단되지 못하고 구렁이 담 넘듯, 그렇게 넘어가 버렸다. 너무도 착한 심성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의 모질지 못한 측면 때문에 그러리라 생각한다. 어쨋든, 이들이 이용해 먹은 가장 큰 기회가 바로 북한과 김일성이었다.
친일, 아니 정확히는 친일군국주의세력이 보수를 사칭하고 나서며 언제나 선거철만되면 색깔론을 운운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치부인 친일행각을 통해 이룬 재산과 사회적 지위등을 감추기 위해 예민할 수 밖에 없는 부분, 가장 커다란 감정의 골을 가지고 있는 부분을 교묘하게 건드리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우리의 아버지들을 꼬드기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일본인과 친하거나, 일본의 문물을 많이 접하거나, 혹은 일본과 가까이 지낸다고 해서 무조건 친일파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단순한 타국의 군대가 아니라 군국주의의 상징이며, 아직도 공식행사에 욱일승천기를 사용하는 자위대 행사에 그 피해국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것과 판사가 법정에서 친일후손의 손을 들어주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아넘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더불어,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깊은 감정의 골도 한번쯤은 정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애초에 6.25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된 것은 우리나라가 분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으며 그렇다면 그러한 분단의 원인은 바로 한일합방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더듬어보아야 할 것이며 종북좌빨을 논하기 전에, 친일군국주의처단에 대해 먼저 논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이제, 보수를 사칭하는 친일군국주의의 무리들이 왜 그토록 선거때만 되면 반공반공, 좌빨좌빨 외쳐대는지 대강 짐작이 갈 것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백번 양보해서 김정일을 찬양하고 공산주의에 푹 빠져있다고 친일군국주의 세력들이 그토록 몰아붙이며 쏘아대는 어떤 후보가 주요 공직에 당선이 된다고 가정을 해보자.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과연 어떤일이 벌어지겠는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순식간에 홀랑 망하고 북한에 의한 적화통일이 달성될 것인가? 갑자기 온 국민이 공산당이 되어 독재자를 찬양하고 굶주림까지도 수령님의 은혜라고 노래라도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다음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몰락하거나, 혹은 중간에 해당 인물의 재신임을 묻는 상황이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