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연말에 선물로 좋은 털실을 받은게 있어서 무엇을 뜰까 하다가 친정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매년 남편을 위해서는 수면양말이다 모자다 떠주는데, 생각해보니 친정부모님께는 한번도 손뜨개 선물을 해드린 적이 없었어요.
변명을 하자면 친정어머니가 워낙 손뜨개며 양재쪽으로 탁월하셔서 굳이 제 비루한 실력으로 떠드릴 이유가 없긴 했지만
기왕에 좋은 실을 받았으니 오랜만에 효녀 코스프레 한 번 하자 싶어서 떠봤습니다.
왼쪽은 아빠용 넥워머, 오른쪽은 엄마용 미니 목도리입니다.
넥워머 착용 사진입니다. 넥워머로만 쓰기엔길이가 좀 길어 보이죠?
부모님이 식당을하시는데 아빠가 오토바이로 배달을 다니셔서 귀까지 덮을수도 있는 길이로 떴습니다.
반으로 접으면 터틀넥처럼도 활용 가능합니다.
이건, 남편이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며 제안한 헤어밴드형 모자입니다.
하지만 우리 남편같은 까까머리가 쓰면 정수리가 얼어붙겠다능.
엄마를 위해 뜬 미니 목도리입니다.
저희 엄마는 귀찮다고 목도리를 묶지도 않으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한쪽 중간에 구멍을 만들어서 쑥 집어넣기만하면 되게 만들었습니다.
넥워머처럼 3단변신은 안되지만, 옆으로 돌려서 스튜어디스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만 3살 된 조카 주고싶어서 뜬 모자입니다.
근처에 사는게 아니라 사이즈 조절을 잘못해서 누가봐도 너무 큰 모자가되었습니다.
입구쪽을 접으면 좀 작아지긴 하지만, 올 겨울엔 아마 못쓸 것 같아요.
우리남편 머리가 작은편이긴 해도 어른 머리가 쑥 들어갈 정도라 아마 다음 겨울이나 그 다음쯤에야 쓸 수 있겠다 싶네요.
새해 선물 겸해서 연말에 보내드렸는데,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저도 좀 찡했어요.
역시 손뜨개는 선물하는 재미가 제일 큰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