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이재범 경기대 교수 '고교 한국사 교육과정 개정의 기본 방향 및 시안 내용' 발표]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이 정치사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근현대사 비중은 전근대사에 비해 다소 줄어드는 방향으로 개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근현대사를 강조하는 최근 세계 역사교육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축소하는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재범 경기대 교수는 12일 오후 4시 연세대에서 열리는 '역사과 교육과정 공개 토론회'를 통해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개정의 기본 방향 및 시안 내용'을 발표한다. 

 이 교수는 그동안 고교 한국사 내용이 지나치게 방대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치사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짰다고 시안의 큰 틀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사실과 내용은 경제와 사회, 문화사 등을 통해 학습량이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포함시켰다.또 한국사와 연계되는 세계사의 경우 필요한 부분만 골라 시대별 특성을 이해하는 '개관' 형식으로 넣어 적정화했다.

 특히 꾸준히 논란이 된 근현대사 비중은 전근대사와 비교하면 6:4로 줄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근현대사 4개 대주제)'과 비교하면 대주제 하나가 빠지는 걸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근현대사는 △국제 질서의 변동과 근대 국가 수립 운동 △일제 강점과 민족 운동의 전개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세계적인 역사교육 추세에 역행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구난희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날 토론에 앞서 배포한 토론문에서 "세계의 역사교육 추세는 한결같이 근현대사를 중시하고 있다"며 "역사교육에서 근현대사가 중시되는 점은 우리가 몸담은 현재와 바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구 연구원은 근현대사를 줄였으나 오히려 전근대사가 늘어난 만큼 학생들의 학습량 부담도 줄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구 연구원은 "현대사를 전근대사와 단순 비율로 안배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은 역사교육계에서 공감하고 있다"면서 "시안은 근현대사를 줄인 것이 아니라 전근대사를 늘린 것에 불과해 학습분량이 커지는 형국"이라고 문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