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 정화원정 그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흥미로운 글을 보았습니다.
조카의 황위를 찬탈하고 새롭게 황제가 된 영락제가
정화의 원정을 통해 찾고자 한 것이 고작 건문제의 생사 여부일 뿐이고
그를 잡아서 황제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너무 좁은 해석이 아닐까 합니다.
물롬 중국인의 입장에서 쓴 정화원정에 대한 이유 글인데 역사가 이런식의 상상력이라면 이런 해석은 또 어떨까 합니다.
중국인은 체면을 중시하기에 대상을 비유해 말하기를 즐겨하죠.
명나라가 건국한지 30년째 큰 그림에서 본다면 당시 시대는 원나라로 대표되는 몽골이 유라시아 대륙을 평정하였던
팍스몽골리카 시대였고 여전히 몽골의 후손들이 만방에 자리를 잡았던 시대죠.
중국지방은 몽골 일족인 원나라의 영역이고 새롭게 일어나 중국을 평정한 명나라는 고작 농민 반군이
칸의 지위를 찬탈하고 차지한 상황입니다.
아라비아 상인을 비롯 아프리카 유럽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만국은 여전히
원나라의 명성을 기억하는 시대입니다.
내부적으로 황위를 찬탈한 황제가 황제의 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해선
대외적으로 그것을 인정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죠
조선의 왕들이 반정을 통해 왕위를 얻었을 때 명의 책봉을 중요시 한 것처럼 말이죠.
황제는 책봉을 받아 지위를 인정 받는 존재가 아니라
만국이 입조함으로써 지위를 인정받는 존재입니다.
영락제는 바로 이런 인정을 얻어내고자 하였고
더불어 명나라 개국 30년
이제 중원은 원나라가 아닌 명나라가 대체하였음을
만방에 알리는 작업을 착수한 것이죠.
원나라의 시대는 중국 문명이 시작 된 이래
과거 남조의 국가나 남송의 시절과 다르게
최초로 한족의 중국이 세계에서 소멸하였던 시기였고
명나라는 그런 긴 공백기를 거쳐 새롭게 한족의 중원 왕조가 재등장하였던 때죠.
홍무제가 무역을 폐지하고 쇄국을 통해
주변국의 조공무역을 유도하였던 것이 소국적인 외교였다면
(중원과 교류하려면 원나라가 아닌 명나라를 황제국으로 인정하라.)
조카의 황위를 찬탈하고 제위에 오른
영락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명나라의 위상을 알린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팍스 몽골리카는 끝나고 명나라의 시대가 왔다)
영락제가 북원을 군사적으로 원정하고
정화를 통해 만국을 순회하였던 진짜 이유는
새롭게 등장한 한족의 왕조가 곧 황제국임을 알리고
중화질서를 회복하기 위함이죠.
비유나 명분은
북원이 숨겼다는 전국 옥새를 찾고자 북원으로 원정했다고 하나
실질적인 이유는
북원이 아닌 명나라 황제에게 정통이 있음을 초원의 유목민들에게
각인시키고자 하였던 것이었고
남방으로 도주한??? 건문제의 확실한 죽음을 위해
남방으로 항해했다고 하나
실제 목적은 건문제가 아닌 원나라의 확실한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였겠죠.
명나라의 위상이 곧 황제국임을 주변에서 인정 받고
이를 이끌어낸 군주는 건문제가 아닌 영명한 황제 영락제임을
때문에 그가 진정한 명나라 황제임을
내외적으로 또 대내적으로 알린 사건이고
이런 목적이 충족되었을 때
(건문제의 죽음도 무역로의 확보도 아닌 180개국 입조)
정화의 원정도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