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군 --- 다이로(大老; 비상설직) 로주(老中; 정무 통괄) --- 오메쓰케(大目付; 다이묘 감찰) 에도마치부교(江戶町奉行; 에도 행정 총괄) --- 마치도시요리(町年寄) 간죠부교(勘定奉行; 덴료 통제, 막부 재정 담당) --- 군다이(郡代; 간토, 히다, ...), 다이칸(代官) 죠다이(城代; 교토, 순푸...) 마치부교(町奉行; 교토, 오사카, 순푸...) 부교(奉行; 후시미, 나가사키, 사도, 닛코...) 와카도시요리(若年寄; 로주 보좌 · 하타모토 감독) --- 메쓰케(目付; 하타모토 감찰) 지샤부교(寺社奉行; 사원과 신사 관계 업무 총괄) 교토쇼시다이(京都所司代; 조정 통제, 서일본의 다이묘 감시) 오사카죠다이(大坂城代)
위와 같은 행정조직도를 보면 막부의 행정이란 정말 빈약하고 느슨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중국이나 조선의 중앙조직과 지방조직과 비교하면 말이죠... 쇼군이 직접 통치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주요결정은 로주와의 협의로 결정되고 이 마저도 다이묘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어야 가능했다고 합니다.
결국 막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다이묘들을 감시하고 교토의 덴노를 감시하는 것이였습니다. 전일본을 태평성대로 이끈다거나 하는 의식은 없고 쇼군가가 반란으로부터 안전해지고 권력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조직이죠. 또 한가지 신기한 게 우리나라가 보다 익숙한 율령제의 관직들이 막부시대에도 온전히 존재했다는 것. 이에 따라 율령제 하에 있던 조정의 사람들은 공가로 분류되고 막부 측에 종속되어 있던 사람들은 무가로 분류되었죠.
적어도 형식적인 측면에서 조정의 공가는 막부의 신하가 아니었으며 쇼군가가 조정의 신하로 유지되는 기묘한 관계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가의 조직이 이중 내지 삼중으로 복잡하게 겹쳐져있고 권력이나 권위의 소재지가 다원화되어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러한 체제가 어떻게 300년이나 이어질 수 있었을까요... 또는 왜 쇼군들은 그러한 불안정한 상태를 타파하려고 하지 않았던걸까요?(예컨대 관백이 되어 공무합체를 유도한다던가 또는 스스로 국왕이 된다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