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거짓부렁에 여러 번 속아 불신자가 되어버린 지금,
프로 알콜러인 제가 직접 오유분들께 <술>과 함께할 좋은 음식점들을
몹시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관점으로 선정하여 소개해나가려 합니다.
사진이야 블로그 검색해도 주르륵 나오니 글 위주로 리뷰를 해볼게요.
아 편의상 반말은 미리 죄송합니다.
먹은것들 : 메밀물냉면(10000원), 제육(16000원), 소주1병(4000원)
운영시간 : 11:00~20:30(마지막 주문 20:00) / 화요일 휴무 / 주차 넓음"그 명성보다 더 한"평양면옥은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을지면옥, 필동면옥의 아버지다. 이름만 아버지가 아닌 실제로 한 집안사람들이 운영하는 의정부계 평양 냉면가의 실제 아버지가 운영하는 대장 격인 셈이다.냉면이 나오고 면도 풀기 전에 계란을 빠르게 건져내고 육수를 들이켰다. 육수가 입술에 닿기도 전부터 대접을 품고 진하게 풍기는 향에 감탄을 했지만 그 감탄은 향보다 더 진한 육수의 깊이에 이내 흔적 없이 희석됐다. 들이킬수록 뒤통수를 쉼 없이 때려오는 고기의 향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평양냉면이 주는 맛은 여기에 있다. 기존의 냉면은 식초와 겨자, 염도로 밸런스를 잡아 준다면 평양냉면은 그런 밸런스를 일절 무시한 채 오로지 육수만으로 아주 묵직하게 나머지 것들을 찍어 누룬다. 찍어 누르는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운 탓에 그 맛에 매료되는 매니아 층이 있는 반면 그 육수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이들에겐 오히려 심심한 냉면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미처 면을 먹기도 전에 육수 먼저 다 마셔버릴까 하는 걱정이 들자 이제서야 면을 먹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력 있는 메밀 면이 조화롭게 육수를 잘 받쳐준다. 쉬이 끊어지지 않는 면의 질감이 육수와 함께 깔끔하게 넘어간다. 면을 넘길 때마다 대접에 가까워져 코에 가득 풍기는 향이 마치 내가 작아져 냉면 대접 안에 들어가 몸이 육수에 반쯤 잠겨져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제육은 신기한 정도였다. 차갑게 식혀진 돼지고기 수육이 평양면옥 제육의 특징인데 실로 맛이 대단했다. 살코기와 비계의 그 대단한 탄력감이 동일해서 느끼한 비계의 식감이나 맛 때문에 몇 점 먹으면 질리거나 물려버리는 수육과는 다르게 접시의 첫 제육 한 점과 마지막 제육 한 점이 같은 느낌으로 마무리 된다.평양면옥의 아쉬운 점을 꼽자면 두 가지 정도 된다.오전에 오지 않으면 만두를 먹을 수 없다는 것, 나올 때 너무 배가 불러 다음 2차를 어디로 갈지 심히 고민하게 된다는 점. 이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