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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57일째
게시물ID : baby_205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픈다람쥐
추천 : 29
조회수 : 2649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7/07/09 14:07:32
어차피 아내는 분명 재혼을 하게 될것이고
재혼을 한다면 지자식 낳아 키우고 
지금의 딸을 보러 오지도 않을거면서
왜 2주마다 꼬박꼬박 면접을 하러 오는걸까요.?

제딸은 너무도 어리기에 항상 기대합니다.
그래도 아이에겐 엄마잖아요.
아직 주말이라는 개념이 없는 아이이기에
언제 올지모르지만 엄마를 곧 만날것 같은 느낌에 기대하는것 같습니다.
그럴때마다 전 너무도 속상합니다.

아이에게 엄마 없음이 너무도 슬프지만 
계속 올사람이 아니란것을 알기에 더욱 슬픕니다.

딸이 어제밤 잠들기전 말합니다.
'엄마랑 하루만 자고 올게, 아빤 우리집에서 나 기다려야 해..'
전 대답합니다.
'딱 하루만 자고 오는거야.. 우리딸.. 너 없는 하루동안 아빤 네가 너무 보고 싶을것 같아'
딸은 '네~' 하고 대답하며 잠듭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아이의 짐을 챙깁니다.
백일넘게 흔해진 눈물이 또 흐릅니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이리도 힘든일일줄은 몰랐습니다.
미친듯이 노력하면 아마 그럴수 있을까요?

분명 그리 될거라 행복한 상상하며 늦은 세시쯤되어 약을 입에 털어 넣습니다.

항상 배우자,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곁에 있는것 만으로 행복함을 느끼세요.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57일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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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지난 봄에 심었던 감자를 수확하는 날
아이를 데리고 오창의 밭에 가니 
어느샌가 자라난 감자 들이 고랑고랑 가득하다.

당연스럽게 딸은 언니들과 고랑을 뛰어 다니며 개구리도 잡고 달팽이도 잡으며 신나있다.

고랑 사이에 앉아 호미를 이용해 감자를 수확한다.
반토막 나있던 감자들이 어느샌가 주먹보다 훨씬 크게 자라나 
흙속에서 튀어 나온다.

나조차도 농작물의 수확은 처음이기에 
신기하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힘들지만 
좋다.

심어놓은 블루베리 나무에는 벌써 파랗게 열매가 차올라
아빠 먹어보라며 두손 가득 따오는 딸이 너무 이쁘다.

수확한 감자가 다섯고랑 20박스 가까이다.

한박스 가져가라는 매형에의 말에
'안가져갈게요, 그냥 일도와줬다는 생색 내고 싶어서 온거에요'
라고 답한다.

회사일도 그렇고 밭일도 그렇고
일에 집중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슬픈일들이 잠시간 생각 나지 않는것만으로 만족한다.

아이를 씻기고 집으로 향한다.

오늘 하루 너무 즐거웠는지 아이 기분이 업되어있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하고 집으로 올라가려는데
아이가 편의점을 들르자고 한다.

편의점에 들어간 4살 아이는 물건도 안고르고 신나게 상품 사이를 뛰어다니기만 한다.

'딸. 우리 그만 놀고 맛있는과자 사자. 아빠가 다 사줄게'

딸아이가 대답한다.

'아빠. 나 여기있는거 다먹고 싶어서 무얼 고를지 모르겠어'

흠... 아빠는 고민한다. 그리곤

'그럼 아빠가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사줄게.'

라고 대답한다. 아이가 신나한다.

딱 6만원어치 과자를 큰봉지로 두봉다리 사서 집에 온다.
편의점 과자는 비싸다.ㅠ


딸아이는 집에와서도 이과자 저과자 뜯어먹으며 
아빠도 먹어보라며 입에 넣어준다.

'아빠 맛있지? 아빠가 사준거야, 다 맛있어'

말해주는 아이에게 행복함을 느낀다.

피곤했는지 배터리 떨어진듯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다짐한다.

'아빤 널 위해 살게. 너만 바라보며 살게. 아빤 그게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집을 정리하곤 배렌다에서 민폐스런 담배를 한대 피운다.
난 싱글라이더이다. 혼자 달리지만 누구보다 힘차게 살아갈것이다.
최소한의 평범하고 행복함을 위해 다른이보다 두배의 노력을 할것이다.

거의 매일 일기를 쓰면서 그리고 곱씹으며 조금더 행복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이가 커서 아빠가 이만큼 열심히 했다는걸 알아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하며 잠든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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