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에 댓글로 쓰려다가 너무 길어져 본글로 씁니다.
오래된 이야기라 미량의 msg 보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읽고 쓰기 편한 음슴체로 써봄.
자연임신이 힘들단 이야기를 청소년기 시절부터 들음.
필자는 초경 이후 단 한번도 1년에 12번 생리를 한적이 없음.
처음 3년은 그러려니 했음. 1년에 2번씩 하는데.
아랫배를 칼로 쑤시는게 덜 아프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심한 생리통을 겪었기에 2번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남들 12번 겪을거 2번 겪으니 편할거 같지만
한번 할때 1달보름 넘게 함. 생리통은 내 주변에서 내가 제일 심함. 규칙적이지 않으니 언제 터질지 모름. 사지육신을 지근지근 밟아도 생리통 보단 덜 아팠음. 허리 아래에 존재하는 모든 관절이 아픔. 내 척추의 형태가 선명하게 느껴짐. 뱃속을 쥐어뜯고 배를 누가 밟는건지 글러브 끼고 뚜까패는건지..
호르몬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는데.. 이 주사를 맞으면 그 엉덩이로 앉으면 지옥을 맛봄. 빠따를 태어나서 딱 한번 5대쯤 맞은적 있는데 그때 맞았을때보다 엉덩이가 더 아팠음.. 엉덩이가 안 아파지면 배가 찢어짐.
그래서 병원에선 자궁기형. 심한 호르몬 불균형이라며 자연임신이 힘들거라고 유산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충고함. 그게
고등학생때 일.
그런 나도 성인이 되어 동아리 cc가 됨. 6년연애 끝에 결혼함.
역시나 임신이 안됨.
그래도 아기는 가지고 싶은 마음에 병원을 다님.
역시나 자연임신 어렵단 얘기 들음. 병원 다니며 난포주사부터 해서 할수있는 노력을 함. 안됨.
우울증이 와버림. 다른 일들이 겹쳐서 죽고 싶었음. 그래서 시도했으나 실패 함. 암튼 .. 또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 약물과 상담의 도움을 받아 나음. 아기를 안 갖는 방향으로 새로이 인생 설계를 함.
그리고 짜잔. 첫째를 임신함.
헉.. 서론이 이제 끝남. 길지만... 이제부터 시작임 . ㅜ
산부인과에서 우리 첫째의 심장소리를 들은 날 저녁.
그날 저녁부터 토하기 시작함. 심함. 물만 삼켜도 게워내버림.
기본 체중이 있는 편이라 좀 버텼음. 너무 게워내니 1차로 식도가 아작남. 입덧에 좋다는 팔찌 링거 먹는 약 캔디고 나발이고 3시간을 못감 . 바우처는 5개월이 되기 전 이미 오링.
그리고 짜잔. 24주.. 집 앞에서 자빠짐.
배에 충격이 가진 않았고 그냥 무릎이랑 손바닥만 갈림.
그래도 겁나서 병원가서 말함....
검사 결과 가진통이 있음. 경부기형으로 인해 위험함. . 그 자리에서 나는 휠체어에 실린 채 입원당함.. 기약없는 입원생활 스타트.
다인실 스트레스는 일단 생략..
그렇게 입퇴원을 반복하며 36주까지 버팀. 입덧 역시 안 멈춤.
아기가 안 큼.. 2키로가 안됨... 낳으면 인큐베이터..
눈물 마를 날이 없었음.
근데 거짓말처럼 진진통이 안옴.. 가진통만 계속됨..
그 사이 시누 결혼식도 끌려가다시피 하고.. 아기가 작아서 나오면 안되서 누워만 있어야 하는데 ..암튼 그러함.
39주 내진함. 아기 몸무게 2.4..
경부는 벌어진 상태이나 진통이 없고 속골반이 너무 좁아서
자분이 힘들거란 담당의의 의견... 하지만 아기가 작으니 진진통 걸릴때까지 기다려보자 함.
41주 수술날짜 잡음. 41주 6일을 디데이로 잡음.
41주 3일. 하필이면 휴일. 전날 저녁도 게워내고 당일 아침 역시 게워냄. 점심은 그래도 초밥이 먹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데
기분이 이상함.
나는 가진통도 아무 느낌이 없었기때문에 이 이상한 기분이 뭔가 싶었음. 쎄---함.
아랫배가 사르르 아픔. 마지막 청소를 시작함.
청소기 돌리고 밀대걸레 밀고 입원가방 챙김. 한 3시간 걸렸나.. 초밥을 먼저 먹을까 하다가 진료 먼저 보자고 생각함.
식은땀이 살살 나고 생리 하루 전 같은 쎄한 기분만 남 .
가진통일거라 생각하고 신랑 차 타고 감..
휴일이라 바로 분만대기실로 감.. 태동검사기 및 내진 시작.
가진통이죠? 하는 질문에 간호사가 ' 이 산모 정신없네 ' 하는 표정으로 쳐다봄.
진통이 이미 시작된지 오래고.. 진행이 다되서 무통도 못 맞는다고 함. 어차피 필자는 디스크가 있어서 무통 못 맞음.
진통 그래프는 100을 찍는데 나는 생리통 심한 정도..
근데 당직의사가 안옴.한 1시간쯤 지나서야 옴.
주수 확인 하고 차트 보고 그래프 보더니 자분 준비하라고 하는거 같았음 . 베드 형태를 바꾸길래 막 얘기함 .
담당의가 수술 얘기 했다고.
당직의가 갸웃갸웃 하더니 간호사 내진 한번 더 했나 암튼 대기 시키고 감.. 그러고 한 시간이 또 지나감.
나는 그냥 내 생리통 수준이라 차로 허리를 밟고 지나가는 느낌이고 허리 아래 감각이 없어졌음.
한시간 좀 더 지나서야 다시 옴. 수술 원하냐고 물음.
생각 좀 해보겠다고 함.
엄마랑 통화 함 . 고생하지 말고 수술하라고 함.
시어머님과 통화 함. 고생이 많다 . 수술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함.
신랑을 쳐다봄. 내가 이렇게 아픈데 .라며 악을 쓰고 머리를 쥐어뜯을 생각이었으나 10여년을 그렇게 겪어선지 별로 그럴 마음이 안 생김. .. 신랑도 좀 어정쩡해 하고..
양 옆 분만 대기 중인 산모들 비명이 서라운드로 들림.
... 겁남. 수술 할랜다 .. 시켜다오.
그렇게 수술 결정하고 금식 확인 하길래 다 토했다고 함.
병원 도착 한 지 5시간 반만에. 아침부터 시작하면 12시간만에
수술실 들어감
나중에 보니 골반에 아기 머리가 끼어서 찌그러짐.
1달만에 회복함 . 우리 딸 두상은 백만불짜리 ♡
그리고.. 전신마취에서 깨는데 미친듯이 추움. 남편이 애달프게 팔 다리 주무르니 아들 힘들까 걱정이신 시어머님께서
내 팔다리를 주무르신다며 아들 치우심.
너무 아픔. 목도 마르고 입도 마르고 허리 아래로 감각도 이상하고 모래주머닌가 뭔가가 내 배를 누르는거 같고..
잠은 자꾸 오는데 간호사가 뭐라고 했는지 남편은 자꾸 못 자게
톡톡 때리고 머리도 들면 안되고 죽겠는데
단 하나 기억나는건 .. 열달 그 고생하고 낳고 마취도 다 안 깬 나더러 둘째 낳아야 하는데 무슨 엄살이냐는 듯한 멘트 날리신 시어머니. 남편이 정색해줬던거 까진 기억남.
산소호흡기때문에 목도 부었지.. 자궁수축제때문에 아프지..
평소 생리통이 3일에 걸쳐 있다면 그걸 1일로 줄임.
그러니까.. 나는 진통 수준의 생리통을 하는데.. 그 3일을 1일로 압축함.
무통 버튼을 얼마나 눌렀는지..
.. 더 헬인건 둘째는 이거보다 더 수술 후에 아픔.
그렇게 1일차가 지남. .
대망의 2일차.
소변줄 뽑고... 모래주머니 치우면서 되살아난 고통에 진통하면서도 안 지른 비명 지르고 오로 빼내고 .. 지옥을 맛봤음.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일단 침대에서 몸 일으키는데 배에 힘이 아주 살짝이라도 들어가니 절로 나오는 비명.
절뚝거리면서 화장실 감...
피가 뚝뚝...
첫 화장실 보다가 기절하는 줄... 무통 버튼 꾹 누르고 겨우 성공.
... 그렇게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고통을 참고
수유실도 가고.. 움직였더니 회복은 빠른 편이었음.
그래봤자 5일내내 진통제 먹었지만.
둘째는 더 회복이 느림. 나이 탓인가 체력 탓인가.
미친 훗배앓이 추가.. 무통 다시 달아달라고 할 뻔 ...
...
결론.
자분이 가능하면 자분 하시는게 낫지 않나 .. 생각합니다.
제왕은 흉터도 그렇고.. 진통을 쭉 나눠서 하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다가 마취때문에 저처럼 고질적인 두통을 얻으실수도 있고.. 저처럼 전신마취하시면 아기도 늦게 보시게 되고 그래요..데려다주긴 하는데 못 움직이니 안 보임 ...
보호자도 오래 옆에 있어야 하구요...
저는 회음부 절개는 안해서 모르겠는데.. 둘째까지 수술하니 너무 훗배앓이도 심하고 .. 그렇더라구요. 제가 진통을 약하게 느껴서 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임신기간이 힘드니 육아는 좀 낫네여....
심심한 위로가 될 수 있길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