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병에 걸린 다람쥐에게는 두가지 소원이 있었다.
하늘을 한 번 만이라도 날아보는 것. 그리고 바다를 보는 것.
그 모습을 항상 지켜보던 매가 다람쥐에게로 왔다.
"한 번 날아볼테냐?"
"물론"
다람쥐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매달려."
매는 다람쥐를 잡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어때?"
"하늘을 나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허공을 날며 다람쥐는 또 생각했다.
"죽어서도 이런 기분일까?"
매는 아무런 말 없이 묵묵히 날기만 했다.
"바다는 어딨어?"
다람쥐가 매를 보며 물었다.
"바다?"
"응"
"거긴 여기서 좀 멀어."
"그렇구나"
다람쥐의 들뜬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사실 매도 무척 지친 상태였다. 사냥을 하다가 날개를 다쳐 며칠간
날지 못했고 때문에 먹이도 먹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람쥐의
실망하는 모습을 본 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 바다로 가자."
매는 다람쥐의 몸을 더힘껏 움켜쥐었다.
"꽉잡아!"
한참을 날았다. 멀리서 푸른 비닐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저건 뭐지?"
"그게 바로 바다라는 거다. 어때? 멋있니?"
"역시 내 상상보다 훨신 아름답구나 바다라는 것은..."
다람쥐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두고 죽어야한다는 게 슬퍼졌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문득 다람쥐의 머리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뭐지?"
물방울은 매의 날개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피잖아! 뭐야, 괜찮은 거야?"
다람쥐가 소리쳤다.
매는 말이 없었다.
"이제 그만 내릴래."
말이 없던 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어려서 날지 못할때 둥지에서 떨어진 적이 있었어.
그 때 너희 엄마가 날 사나운 고양이로부터 지켜줬단다. 이건 그 보답이야."
"근데 피가 너무 많이 흐르는 걸."
"난 괜찮아. 어서 바다를 실컷 봐두렴."
다람쥐는 잠시 생각에 잠긴듯 하더니 갑자기 매의 발을 사납게 깨물었다.
매는 순간 너무 놀라 다람쥐를 놓쳤다.
"고마워. 어서 둥지로 가 난 여기까지야."
매는 바닥으로 떨어지는 다람쥐를 잡기위해 남은 힘을 다해 곤두박질 쳤다.
다행히 다람쥐를 잡았지만 지면에 너무 가까이 다가선 까닭에 둘은
머리를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같이 가줄까?"
매가 사위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람쥐는 말이 없었다 다만 두 눈 속에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