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반 정도 된 여아이고
전 아이의 아버지 입니다.
엇그제 저녁 날씨도 덥고 습하고 모기한테도 한 두방 물려서
기분이 최악이었을듯한 딸이 유난히 잠투정을 심하게 했습니다.
평소 잠투정이래봤자 10~20분 정도 칭얼거리면서 섬그늘 굴을 50개쯤 따면
잠들던 아이가 컨테이너선이 만선이 되도록 잠들기를 거부하길래
굴욕감을 느끼면서 부인에게 토스를 하였습니다.
부인은 내가 5분만에 재워보지 라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받아들고
30분이 넘게 아이와 씨름하다가 본인도 맨붕이 왔는것 같더라고요.
본인 나름 최후의 수단이었는지
"예린이가 좋아하는 쭈쭈 오랜만에 줄까? 이러면서 본인 가슴을 아이한테 보여주더라고요
그거라도 물고 자라는 마음이었을겁니다.
순간 아이가 한 5초간 목을 뒤로 쭉빼고 가만히 있다가
으앙 하고 울더군요. 놀란듯.
본인도 놀라서 황급히 옷을 내리고 어르고 달래면서
야, 너가 옛날에 하루종일 빨던 쭈쭈를 왜 무서워하니 라면서 황당해 하더군요.
저는 옆에서 낄낄낄 거리다가 등짝 스매싱 한번 당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그제 일이 생각난 전 다시 한번 해보자고 와이프에게 말했고
와이프도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지 "예린아~ 쭈쭈 먹자" 라면서
잘 놀고 있는 아이를 안고 본인 옷을 걷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엄마와 아이만 공유할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유대감의 결정체인 쭈쭈를 본 아이는
화색이 도는것이 아닌 어제와 같이 WTF 급의 표정 리액션과 엉덩이 뒤로 빼기를 시전하며
급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전 "내가 한번 도전해 보겠소 부인" 이라는 말을 하며
아이에게 제꺼를 보여줬고 아이는 한층 강해진 악력을 자랑하며 제 꼭지와 주변 털을 잡아 뜻으며
내 앞에서 흉측한 그것을 당장 치워라 라는 감정을 담긴 악을 쓰며 한동안 멈추지 않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전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쇼파 한쪽 구석에서 분유와 뻥과자를 주며 아이를 달랬고
와이프는 거실 한쪽 구석에 쭈구리고 앉아 '키워봤자 다 소용없어..'를 중얼거리며 망연자실 하였습니다.
5개월까지 모유 50% 분유 50% 정도의 비율로 꼭지 혼동도 없이 잘만 받아 먹던 아이가
3개월 정도 지났다고 안면 몰수하고 예전에는 본인에게 인생의 전부였던 그것을 완강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니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3개월 전 일들을 까맣게 잊은건지, 원래 아이들은 그렇게 크는건지, 우리 아이가 특이한건지,
아님 부인님 가슴이...아 아닙니다.
궁금하네요.
참고로 저희 아이는 평소에 흥 많고 순한 아이입니다.
벌써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는 방법을 안다고 해야할까..
증거 영상.
< 8개월차 인생의 첫 길거리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