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정이 뚝 떨어진다, 라는 말을 몸소 실감한 적이 있었다.
20대 초반, 죽고 못살았던 베프에게 그걸 실감했다는게 아직도 충격적이고,
그 아이가 했던 말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홍대 거리는 늘 사람이 많다.
주말이면 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각양각색이다.
그 중에 누가 봐도 뚱뚱한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그 애는 그 여자를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고,
그 여자가 자기 옆을 지나가자 대놓고 말했다.
아 비계 냄새나 *발
만난지 30분만에 일어난 일이었고, 듣자마자 너무 놀라 그 애를 뚫어져라 쳐다봤더니 비웃으며 말했다.
저런년은 죽어야지 왜사냐.
굉장히 충격적이어서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백치 아다다마냥 어버버 어버버, 뭐라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비계 냄새라니.
정말 한순간에 정이 뚝 떨어졌다.
그리고 그 아이와는 더이상 연락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처녀시절보다 10kg 이상이 찐 나를 보면 그 아이는 무슨 말을 할까.
진작 연락을 끊길 잘 한것 같다. 상처받았을 테니까.
아직도 생생하게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