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국립 고궁박물관과 공동주최로 28일부터 6월 21일까지 ‘종묘(宗廟)’전을 개최한다. 서울 종로구 훈정동에 위치한 종묘(사적 125호)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를 모시고 제례를 지냈던 곳으로, 나라의 상징이자 권위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관리됐다. 현재 정전에는 19실(室)에 19위의 왕과 30위의 왕후 신주가 모셔져 있다. 조선시대 종묘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전주의 경기전과 조경묘이다. 전주는 왕실의 본향으로서 태종대에(1410년) 태조어진을 모신 진전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영조 대에는 제왕의 본향을 일컫는 ‘풍패’를 따서 전주성의 남문을 풍남문이라 했다. 또한 조경묘를 세워 전주 이씨의 시조인 이한(李翰)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
고종 대에는 시조의 무덤 근처에 조경단을 세우고, 태조의 고조인 목조 이안사의 거주지에 이목대와 태조가 황산대첩 승리 후 잔치를 벌인 오목대에 비를 세웠다.
이렇듯 역대 왕조가 융성할 때는 그 권위를 높이고 위기일 때에는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 힘써왔던 곳이 전주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전주의 조경묘과 경기전은 서울 종묘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시는 ‘종묘 역사, 종묘로 가시다. 신실에 모시다. 제사를 드리다. 종묘와 전주’ 5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전시 주요유물은 하늘로 올라간 혼을 부르는 향로, 흙으로 돌아간 백을 불러들이는 용찬 등의 제기류이다.
이외에도 신실에 모셨던 죽책, 어보, 교명 등 126점이 공개된다. 전시유물 대부분 엄격한 법식에 따라 행해진 종묘제례를 이해하고 왕실의 권위를 느낄 수 있는 유물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의례의 바탕이 되는 유교적 통치이념을 백성에게 알려 국가체제를 유지하고자한 왕실의 노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종묘 건축물은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건축물뿐만 아니라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과 같은 무형문화유산 또한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어 2001년에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등재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국립 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왕실의 본향인 전주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왕실사당인 종묘를 재조명 하고, 전주에 기울인 왕실의 노력과 전주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