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최고 주권자는 임금입니다.
임금이 고대 중국의 걸왕처럼 날뛰는 것을 막기 위해서 조선은 '경연'을 임금에게 강제하였습니다. 관료들은 최고 주권자가 타고난 본성이 실현되기를 거부하는 인간으로서의 임금이 되지 않길 바라고 또 기원했기때문에 제도의 틀 속에 '경연'을 도입하였습니다. 달리 말하면 조선의 건국자들은 무릇 조선의 임금이라면 태평성대의 왕(혹은 천자)과 같은 언행을 해야만 한다고 결정했으며, 그렇게 된다는 전제 하에 임금을 믿고 따르겠다고 판단하여 임금에게 최고 결정권을 넘겨줬습니다.(어찌보면 하나의 견제장치라고 봐야겠지요.) 임금은 왕도정치를 행할 책무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갑작스런 혁명처럼 갑자기 등장했다기 보단, 오래전부터 이상적으로 여긴 정치의 패러다임을 좀 더 단순화시켜 명문화시킨 것이라고 봐야겠죠. 이에 관한 배움의 장은 '경연'이었습니다.
이처럼 조선의 임금은 공부를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누가 왕이 되든 왕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야만 했기때문이죠.
풍년이든, 흉년이든 모든 자연현상은 임금과 결부지어 생각하던 시절이 조선이 이 땅위에 살아있을 때 입니다.
이 모든 현상은, 전자 같은 경우 임금이 나라 운영을 잘 했기때문에 가능하였고 후자는 임금이 그것을 잘못 하였기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임금 스스로 이렇게 판단하였을까요?
아니요. 조선의 군주들은 태어나자마자 이것을 깨우친 것이 아니라 훗날 공부를 통해 받아들인 것입니다. 과거의 선례에선 임금이 죽기까지 했다는 것을 학습하면서 말이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끊임없이 순환시켜 온 조선이라는 나라의 임금은 발 아래의 좌우에 위치해 있는 관료들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했을까요?
신하들의 판단이 곧 따라야만 하는 맹목적 정책이라면 임금은 허울뿐인 자이며 단지 허수아비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선이라고 없었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조선의 군주들은 자신이 최종 결정하여 국가를 운영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조선의 임금은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어떤 것에 의거하여 최종 선택하였는가?
다시 말하면, "조선의 임금은 자기성찰적이면서 비판적 사고가 가능했을까"일 것입니다.
만약 조선의 선조에게 이러한 사고가 가능했다면
조선의 안전에 대한 책무를 담지하고 있는 선조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언행을 보여줬을지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