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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에 대한 기억들
게시물ID : freeboard_20343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택시운전수
추천 : 9
조회수 : 85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4/10/26 10:10:58

제가 신해철이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재즈카페"라는 노래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흔치 않은 랩이 들어간 노래였고


노랫말에 나오는 재즈풍의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카페에 


보석빛깔 칵테일을 놓고 남녀가 서로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엿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아했던 노래였습니다.


그 무렵부터 노래방에 가면 꼭 부르는 노래가 되었죠.


그러다 신해철이 그룹 N.EX.T를 결성했을 때


난생 처음으로 레코드 샵에서 카세트 테입으로 된 N.EX.T 1집을 샀습니다.


그리고 선물받은 워크맨으로 밤낮없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노래방 애창곡에 "도시인"과 "인형의 기사 part 2"가 추가되었죠.


그렇게 N.EX.T 2집과 3집을 거쳐 저는 신해철의 음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수 신해철을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부를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왕이라는 별명은 "고스트 스테이션"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얻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 라디오 프로그램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거든요.


다만 "100분 토론"같은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조리있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던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깨인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했고요.


그의 죽음을 접했을 때 슬프기보다는 허망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에서 오열하는 부인과 아직 어린 자녀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슬픔이 밀려오더군요.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얼마전에 불후의 명곡에서 신해철 10주기 특집을 하는 것을 잠깐 봤습니다.


그 때 훌쩍 큰 아들의 모습이 화면에 비쳤는데 저도 모르게 울컥 했습니다.


굿바이 마왕


이제 아픔없는 곳에서


노래 부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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