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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
게시물ID : freeboard_2033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논개.
추천 : 6
조회수 : 7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4/10/04 01:12:27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다가

다시금 시작된 옛날이야기에

서로 미안함만 쏟아낸다

 

 

지금은 그냥저냥 먹고살지만

엄마는 어릴 적 김치와 얻어온 장아찌들만 먹인 게

아직까지도 한스러웠나 보다

 

 

지금은 그냥저냥 둘이 살지만

나는 엄마가 맞을 때 지켜주지 못한 게 미안했나 보다

 

 

씁쓸함에 홀로 나간 길거리에서도

여전히 미안함만 가득할 뿐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가

어느새 차가워진 날씨에 옷가지를 만져본다

헤져버린 바지에 끈 떨어진 슬리퍼

난 언제부터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나

 

 

상념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한다

 

 

차디찬 방안에 이불을 꽁꽁 싸맨 채로

엄마가 날 보며 방긋 웃다가

그제야 보일러를 켠다

 

 

내가 없는 엄마는

홀로 겨울이었구나

 

 

방 안에 들어와 홀로 눈 감는 지금도

역시나 미안함만 가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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