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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소설쓰기 - 이런;;
게시물ID : freeboard_20330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테비아쩔어
추천 : 4
조회수 : 55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4/10/02 15: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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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500자 소설쓰기 - 1

 

저승사자가 말수가 적은 건 죽음이 미루어질 순 없다는 이유로 오늘까지 휴일없이 일해온 탓이다.

 

이제 막 죽음을 맞이한 말론은 그런 사정을 알 리가 없었다.

 

"아침이면 창을 열고 책을 읽었어요. 매일 다른 차를 마셨죠. 그러다 오후가 되면 고양이를 안고 산책을 나갔어요."

 

넉살 좋은 미소와 함께 말론은 무해한 것들에서 얻는 소소한 평안과 행복에 대해 말했다. 듣기만 해도 아름다운 일상이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피곤에 절은 저승사자다. 대화 따윈 바란적이 없었다. 결국 참지 못한 저승사자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네가 사랑한 무해한 것들만을 말하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너의 관점이지. 한가하게 책을 탐하고 고양이와 산책만 했다고 죄가 없을까? 네 작은 평화를 위해 이웃을 외면하고 신이 내려준 자원을 갉아먹은 유해한 인간이여. 그만 입 다물고 강을 건너거라."

 

다음 순간, 뱃사공 카론의 시커먼 손이 나타났다. 말론의 외마디가 아케론 강에 묻혀 사라졌다.

 

500자 소설쓰기 - 2

 

SNS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펼쳐 든 글이 곳곳으로 번졌다. 수림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유감스럽게도 비는 아직이었다.


수림은 비가 내리지 않아도 비를 그려본다. 작은 우산 밑으로 서로를 겹쳐 우겨 넣은 남녀. 남자는 여자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 이미 한쪽 어깨가 다 젖어있다. 수림은 그에게 다가가 귀 기울인다.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했어. 비가 내려 어디 하나 놓치지 않고 젖어드는 모습에, 내 마음도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지금? 그런 사람을 만났으니 더 멋진 상상을 하고 있지. 너와 함께 차를 몰고 비 내리는 바다로 가고 싶어. 그럼, 파도 소리와 빗방울이 파도 위에 내려앉는 소리, 빗방울이 우리 차를 두드리는 소리 속에서 우린 아마 사랑을 나누게 되겠지. 그러고 나면, 우린 비가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 조차 서로의 이름으로 들리지 않을까?”


거기까지 들은 수림은 고개를 돌렸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

 

다 써놓고도 여기엔 업로드를 몬했군요ㅎㅎ

오늘은 두 편.

 

어제 고령의 아부지께서 무릎수술을 하셨네요. 지난 여름 허리 시술에 이어 또 수술인지라..

걱정이 좀 되었습니다.

마취 후 헤롱헤롱 상태가 넘들보다 좀 오래가는 편이라서...

걱정이 컸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동안 저를 몰라보시더군요.

당연히 병원이란 인식도 못하시고 ㅎㅎ

척추마취 후 수면으로 넘어간 거라.. 몸을 일으키면 안되는데... 무의식 중에서도 몸을 세우겠단 그 고집이란ㅎㅎㅎ

 

그 상태로 한 시간 가량?

옥신각신했네요.

몸 일으키려는 거 막고, 무릎 접으려는 거 펴고 ㅎㅎㅎ

 

그래도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니..

불효자는 그러고나서 냉큼 병원에서 내뺐습니다만

여전히 걱정이 됩니다.

요새는 통합간병인가? 여튼 간호사들이 봐주고, 보호자는 입실이 또 어려운지라 마음이 좀 거시기합니다.

 

요새 정신 없어서 올라오는 글들도 잘 못 읽는데

그래도 접속 때마다 여전히 반가운 닉들이 버티고 있는 걸 보면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러합니다.

 

그럼,

이제 첫째 아들 데리러 갑니다.

밤새 둘째 딸 어르고 달랬더니 잠이 모자라 횡설수설하네요.

 

다들 건강하세요.

출처 내 뇌 우동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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