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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학폭 기억은 나에게 평생의 심리적 낙인이 되었다.
게시물ID : freeboard_2032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시포스
추천 : 4
조회수 : 78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4/10/02 00:40:34

때는 2007년 서울의 모 인문계 남자 중고등학교, 중3 시절의 일이었다.


반에 소위 말하는 일진이 5-6명 있었고, 우리 학교는 항상 체육시간마다 학생들에게 운동장을 달리게 했는데, 학년 초 쯤에 별로 말을 걸어본 적도 없는 놈이 갑자기 내 다리를 뒤에서 걸기 시작했다. (다리를 걸며 그 즐거운 듯 웃는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맨 뒤편에서 뛰어서 애들은 이걸 모르는 상태였고, 그런 식의 다리걸기가 반복되니까 화가 나서, 이후 체육 시간에 열이 나가는 방향이 반대로 바뀌었는지, 그 애가 내 앞 순서로 왔을 때 똑같이 다리를 걸었는데, 결국 그 애는 넘어져 무릎이 까졌고, 여기서부터 내 인생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체육 시간이 끝나고 그 애는 화난듯 소리지르며 교실에 들어와 반 애들의 주목을 끌었고, 누군가는 내가 장난을 쳐서 자신이 다치게 되었다고 선동을 했다. 그리고 어떤 애가 앞으로 오더니, 날 보며 개념이 없는 놈이라고 소리 질렀고, 모든 반 아이들이 나를 혐오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나는 싸움이 날까 당시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만, 그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을 평생와서 후회하고 있다.


그 이후 반 아이들은 마치 내가 일방적으로 장난을 친 것으로 생각하고, 내가 지나갈 때마다 반 아이들 중 몇몇이 날 밀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다른 반 친구가 나에게 체육복을 빌리러왔는데, 내가 그 체육복을 가져가기 위해 교실 밖으로 나가기까지 3-4명이 날 밀쳐 나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를 반복하면서 그 체육복을 건내줬고, 반에서 공부를 가장 잘했던 아이까지 무작정 날 밀쳤다. 지금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고통스럽다.


그런 무시가 계속되니, 어느 순간부터 매 체육 시간 달릴 때마다 일진들 3-4명이 나한테 몰려와 나를 비웃으며 넘어트리기 시작했고, 나에게 먼저 다리를 걸던 놈은 주변 눈치를 보다가 동참하기 시작했다. 어떤 놈은 쉬는 시간이면 항상 날 발로 차고, 점점 괴롭힘이 더 심해졌는데, 그 중에서도 어떤 놈은 귀에 대고 고함을 지르거나, 어디에서 모았는지 모를 귀지를 모아 내 귀에 쑤셔박거나("귀팝!"이라고 말하며, 내 뒤에서 양 귀에 자기 손가락을 찔러넣길래 당시엔 느낌이 없어 몰랐으나 집에 와서 귀를 파보니 귀가 꽉꽉 막혀 있었다.), 체육시간 준비운동(체조)시간에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내리는 등의 행위를 일 삼았다.


특히 나에게 처음 다리를 건 (나에게 누명을 씌운) 일진은 학년 말이 되자 더욱 기세등등해져 기술가정시간에 쓰는 망치로 이유없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내 책상을 포함해 책상 3개 가량을 박살 내고, (학교 측에 변상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내 교복을 온통 싸인 펜으로 칠해서 쓰레기로 만들어 놓았다. 그 놈이 내 뒤에 앉아 낄낄거리며 내 교복에 낙서를 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고, 당시 학교에서 집까지는 버스로 3 정류장 거리였는데, 당시 나는 도저히 버스를 탈 용기가 나지 않아 공원을 거쳐 집까지 걸어왔는데, 길가던 사람들이 쓰레기가된 내 옷을 쳐다보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되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 하는지, 당시엔 정말 자살 충동까지 들었다. 그리고 나 정도는 아니지만, 나 외에도 반에 괴롭힘 당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쉬는 시간 때 거북이처럼 웅크려서 맞고있어서, 한번은 괜찮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성격이 유순해서 타겟이 된 쪽이었으며, 쉬는 시간에 (항상 날 발로 차던) 놈에게 맞고 있었다.


그 외에도 체육시간이 끝나고 등목 하는걸 도와준다면서 옷을 다 젖게 하고, 내가 집에 가지 못하도록 붙잡고 괴롭히며, 4-5명이 붙잡힌 나를 비웃고 낄낄거리던 것을, 중1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내가 붙잡힌 걸 보고 도와주려고 하다가, 주변 애들이 날 비웃는걸 보고 알고 표정이 이상해진 걸 기억한다. (뒤에서 항상 내가 놀림감이 될 때마다 비웃고, 본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안보이는 곳에서만 날 괴롭히는 놈도 있었다.)


어느 날은 점심 시간 쯤에 어떤 놀이를 했는데, 이 놀이는 누가 어떤 사람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고, 모두가 같이 부르기 시작하면, 지목된 놈에게 달려가 모두 달려가서 발길질을 하는 식의 장난이였다. 그런데 이게 시작되어서 애들이 나를 밟으면, 누군가는 뒤에 숨어서 나를 세게 발로 걷어 찼는데, 실제로 이 놀이를 중3 때 했는지 그리고 이것 때문인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중3 시절 언젠가는 괴롭힘에 도망치다 계단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쫄복이란 별명의) 체육 선생한테 걸려 스쿼트를 다리가 후들거릴 때까지 받았던 기억이 난다. (중2때 동급생이 이 체육 선생한테 머리를 맞아 손가락만한 땜빵이 생겼다고 했다.) 그렇게 벌을 받고 다시 반으로 돌아왔는데, 애들은 내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보고, 내가 일어설 때마다 수도 없이 날 넘어트리며 계속 킥킥 웃길래, 모멸감에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담임한테 가서 조퇴를 하겠다고 말했더니 담임은 계단에서 뛴 주제에 조퇴신청을 했다며, 내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도서실(국어선생 사무실) 애들 있는 곳에서 날 발로 걷어찼다. 이 사건은 나에겐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난 이 사건 이후로 많이 어두워졌다. (당시 중3 담임은 스스로 별명을 xx의 큰 손이라고 말했는데, 본인이 말하길, 학부모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따지러 찾아와서 학부모 앞에서 애를 두들겨 팼다고, 그래서 자신이 큰손이라고 하던 사람이었다.)


또 중3 당시 나는 5를 아래에서 위로 쓰는 습관이 있어서, 수학선생이 그걸 못고친다고, 매 수학시간마다 문제를 못풀거나 5를 그런 식으로 쓸때마다 밀치거나 발로 걷어차였던 기억이 난다. (벌을 준게 아니라 그냥 말그대로 걷어차였다.) 그렇게 울면 잘했다고 우냐며 걷어차이고, 수학을 못하기도 해서, 그런 폭행등이 수학 시간에 문제를 풀 때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이 수학선생은 다른 반에선 문제 틀렸다고 애를 패다가 기절시켜서 구급차가 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담임도 학폭 사실을 알게되었지만, 단순한 꾸지람 정도로 끝났으며, (요청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지만) 물론 학폭위도 없었다. 그 뒤 얼마지나지 않아 수학 여행이 있어 미참가 인원은 학교에 나와 자습을 하게 되었는데, 당시 자습시간에 비웃듯이 낮은 목소리로 내리깔아 이름을 부르던 것만 봐도, 그 놈도 전혀 반성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중3을 마치고는 바로 붙어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날 괴롭히던 애들과는 같은 반이 되지 않았지만, 수련회때 목욕을 못하게 한다던가, 복도에서 발로 걷어 찬다던가, 눈 오늘 날엔 내 뒷통수에 눈덩이를 던진다던가, 축구공을 일부러 내 쪽으로 차서 다가와 나에게 비키라고 하면서 밀친다던가. 하는 일들은 있었고, 다만 빈번하진 않게 되었다. 또 대학생이 되어서도 같은 동네에 살았기 때문에 날 괴롭히던 애를 만난적이 있는데, 학교 뒤편의 언덕에서 그 애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내 머리를 치고 욕을 하며 갔던 일이 기억난다.


집에 돌아와도 지옥인건 마찬가지였다. 내가 옷이 쓰레기가 되어서 와도, 귀팝으로 귀가 꽉꽉 막혀 와도, 모친도 이게 뭐냐고는 물어봤으나, 크게는 신경쓰지 않았으며, 친형에게도 학창시절 내내 무시 당하고, 안좋은 일들이 많았고, 양부는 자신이 낮잠자는데 갑자기 시끄럽게 했다며, 쇳덩어리(컴퓨터 파워만한 연필깎이)를 내 얼굴에 집어던졌고, 코에 맞아, 눈 같은 곳에 잘못 맞았으면 큰일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쇼크를 받았지만, 양부는 저 xx 다 엄살이라고 소리치던게 기억난다. 또 내가 산에 안간다고 했다며, 널 때리는게 산에 가는 것보다 더 스트레스 풀린다(직접 말했다)며 나를 개패듯 두들겨 패고, (평생 살면서 이 정도까지 맞아본 적이 없었기에 지금도 잊지 못한다.)


모친 말에 대답을 안했다며, 못들었다 내가 말해도, 방안에 날 가두고 꼴도 보기 싫다며 온갖 잡동사니를 내 얼굴에 던지고, 이 외에도 토할 때까지 두들겨패고 다시 그 토사물을 먹으라는 둥 ("먹어! 삼켜!"라고 화장실 앞에서 소리지르던게 기억난다.), 매번 이사가는 집마다 날 두들겨 패서 이웃집에서 애 좀 그만 좀 패라고 소리지르고 항의했으며, 유독 방학이 되면 많이 맞았고, 양부는 너 때문에 가는 집마다 자신이 이런 꼴을 당한다면서 소리쳤다. (모친에게 듣기론 몇번인가를 내 코가 기분 나쁘게 생겼다고 하면서 유독 날 싫어했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대체 내가 뭘 그렇게 크게 잘못해서 맞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말 대답했다며 교과서를 벅벅 찢어버린 적도 있고, 초등학생 시절엔 허구언날 매일 때리는게 반복되자, 모친이 이모에게 상담까지 해서, 양부가 미친거 아니냐고 했다는 소리를 전해 듣자, 폭력이 줄어들었지만, 결국 그 때 뿐이었고, 고등학생이 되어선 양부가 묻는 말에 대답만 하고, 이외에는 애써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해봤지만, 왜 자신을 무시하냐며 위협을 했고, 할 수 없이 그냥 평소처럼 대하니, 다음 날인가 날보며 얘는 빨리 풀려서 성격이 좋다고 말하던게 기억난다. 물론 나에게 그게 일종의 비웃음처럼 밖에 들리지 않았다. 서랍의 단 사이에 후에 복수를 다짐하는 일기를 두는 정도가 내 감정 표현의 전부였고, 그럼에도 다시 공포에 굴복해서 양부가 원하는 관계로 돌아가는 나 자신이 죽도록 싫었다. 그렇게 겉으로는 절대 양부를 싫어하는 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한 채로, 혼자만 끙끙 앓고, 이런 폭력은 모친이 이혼하기까지 (고1)까지 허구언날 반복되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릴 때부터 항상 주눅 들어 있어, 누가 괴롭혀도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매번 반복되는 잦은 전학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도 하지 못했다. 당시에 정말 자존감이 바닥 수준이었던게, 형이 내가 맞는 소리를 녹음해서 신나는 비트음과 섞어 양부와 나에게 들려준 적이 있는데, 주기적으로 "억! 억! 억!"하는 소리와 거기에 호응하는 비트음이 웃겼는지, 방금 맞은 상황에서 그 소리를 듣고 웃을 정도였다. 고1 당시엔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 시도할 지경까지 갔을 때도 가족 중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도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왜 나만 이런 식으로 대하냐고 물어봐도, 넌 형과 다르게 똑바르게 하지 못하니까 관리가 필요하다는 식이었다.


학교 근처로 이사 가기 전엔 좁은 집에 살아, 중1-3까지는 형이 혼자 방을 쓰고, "모친, 나, 양부"는 셋이서 한 방에서 잤는데, 나를 그렇게 폭행하던 양부랑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겐 이미 지옥이었다. 갑자기 숨이 멎을 정도로 두려워지거나 잠을 못자는 등, 공황장애, 이후엔 중증으로 이어질 강박 증상도 점점 생기기 시작했다. 고1 당시 술먹고 들어온 양부가 밤 늦게 컴퓨터를 한다며, 형이 싸운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도 온몸이 떨리는게 멈추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 사건으로 모친은 양부와 이혼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양부는 전형적으로 자신에게만 관대한 사람이었으며, 언젠가는 양부가 노트북 와이파이가 안된다길래, 형이 랜선을 꼽으면 된다고 하자, 양부는 자기가 랜선을 꼽아 봤는데 안됐다고 했고, 형은 그냥 다시 껴보라고 했는데, 갑자기 화가 난 양부가 만약에 인터넷이 안되면 널 죽일거라면서 다시 랜선을 꼽았는데, 인터넷이 바로 되었음에도, 양부는 묵묵히 있을 뿐 끝까지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외할머니집 바로 앞에서 물건을 두고온 것을 말하자, 갑자기 본인이 불법 유턴을 하고선, 딱지를 끊자, 이 새끼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며, 나에게 고함을 지르며 잘못을 뒤집어 씌운 적도 있었다. 본인이 안경을 바닥에 내팽겨 쳐놔서 누가 밟았을 때도 남탓, 자기가 남의 안경을 밟았을 때도 남탓인 식으로, 당시엔 두려워서 아무 말도 못했을 뿐,  항상 본인한테만 모든 잣대가 관대하게 적용되던 사람이었다.


수능을 마치고는 다시 트라우마가 엄습해서, 양부와 찍었던 사진을 다 가위로 잘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모친은 자신을 좋다고 따라다니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나한테는 잘해줬지 않느냐, 너가 잘못해서 맞은게 아니냐, 후에는 너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 않느냐, 양부가 돈을 빌리고 안갚아서 이혼못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등 말도 안되는 말만 반복해서 모친에게 많이 실망하기도 했었다. 양부가 날 폭행해도 내 머리를 밀치면서 양부 편을 들던 모친이, 한번도 맞은 적도 없던 형이 양부와 말싸움을 하자 바로 이혼을 택했던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시엔 여유가 없어서 그 생각을 못했을 뿐, 그 시절이라도 양부나 가해자들을 고소했다면, 지금 이렇게 평생을 억울함과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살지는 않았을 것같다는 생각을 한다. 양부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이 어떻게 날 대했다고 생각하냐고 물으니, 자신은 잘 키웠다고 생각한다며,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으며, 그리고는 곧 연락처를 바꿨고, 대학생이 되어 당시 담임의 블로그에도 당시 일에 대해서 글을 남겨봤지만, 답글은 없었으며, 블로그는 바로 비공개 설정이 되었다.


글을 쓴 이유? 어찌되었건 나 자신도 인간이 선량하게 살아야 된다고 믿는 것도 아니고, 선량하게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이런 인간들에게 자신들이 한 행위가 한 사람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들었다는 것만큼은 깨닫게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이 글을 다양한 커뮤니티에 올릴 생각이다. 인간의 본성이 바뀐다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에 그들에게 변화를 기대하지도 않고. 하지만 적어도 스스로 (남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인간이라는 착각에 빠져살지만은 못할 것이라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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