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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오른다
게시물ID : humordata_20276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심해열수구
추천 : 2
조회수 : 2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10/27 23: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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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무언가 피어오른다. 


그것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같이..


연기는 종종 어떤 모양을 띄기도 했다.


연기의 배출구 주변은 검고 축축한 것이 포진하고 있다.


성게 가시같이 돋아나 있고, 기름을 칠한 듯 젖었다.


검고 하얀 빛깔을 띈 채.


꺼림칙함과는 반대로 배출구는 아름다웠다.


충동적인 욕구를 불러오는 빛깔과 형태였다.


아름다운 굴뚝이 도너츠 형태의 연기를 내뿜었다. 


도너츠는 옅어지며 사라졌다. 


여러 개가 피어올랐다.


그것은 소리없이 사라져갔다.


속삭이는 소리가 굴뚝에게 향했다.


혐오의 읊조림이었다.


이에 맞서기로 한 굴뚝이 존재를 드러냈다. 


개기름으로 떡진 수염들이 담배를 물고 있는 입가에 덕지덕지 나있었다.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 굴뚝이었다.


비웃음과 경멸에 찬 시선이 굴뚝에게 향했다.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기가 꺾인 굴뚝은 담배를 버리고 불씨를 발로 밟았다.


지나가던 벌레가 짓밞히며 재가 되었다.


덕지덕지 먹구름이 있던 하늘이 잿빛으로 변했다.

 

빗방울이 굴뚝의 입가를 타고 기름처럼 흘러내렸다.


우산들이 펼쳐졌다.


우비를 입은 자도 있다.


지렁이가 아스팔트 위에서 꿈틀댔다.


빗물이 아스팔트 건반을 타고 줄기를 만들었다.


빨강과 초록이 건반을 지휘했다.


우산들이 건반 위를 두들겼다.


잿빛 하늘 아래 가지각색 우산들의 아름다운 연주였다. 


우비를 입은 자는 연주하지 않았다.


얼굴이 하늘을 향했다.


동공이 잿빛으로 확장된 채.


잿빛 하늘 아래 가지각색 우산들은 속삭이며 연주했다.


피어오른다.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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