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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연애 썰 - 멘붕의 장례식날 눈씨눈 남친 썰
게시물ID : love_20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숲속의토끼
추천 : 5
조회수 : 1832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6/04/26 0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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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연애가 흥하는 것 같아 저의 망한 연애 썰을 풀어 봅니다.
연애가 망해서 멘탈이 나갔으므로 음슴체...



어머니는 5남매 중 셋째딸이며 넷째, 다섯째는 줄줄이 아들이라 사랑받지 못하며 컸음.
하지만 유일하게 있는 손녀가 글쓴이 뿐이라 외할머니는 글쓴이를 매우 이뻐하심.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10살때까지 외할머니와 함께 컸으며, 나또한 외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남다름.

어느날, 외할머니께서 연이은 암수술, 심장병 수술로 건강이 악화되셨고 
생전에 손녀 결혼식 날 한복 곱게입고 결혼식하는 것을 보고싶다고 하셨던게 생각남.

외할머니가 중환자실에 입원하신 날...
왠지 이번엔 퇴원이 힘드실 것 같단 예감이 들어 당시 만나던 남자를 끌고감. (결혼을 염두한 남자친구였음)
한복은 못입혀드리더라도 만나는 남자 있으니 안심하셔라.. 우리 결혼할거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듬직하다. 꼭 할머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라며 중환자실의 짧은 면회시간동안 보여드렸음.

그리고 몇달 되지 않아... 먼 곳으로 가셨음...


온 가족의 멘붕속에 장례식을 손녀가 챙기는 이상한 상황이 왔지만
이와중에 절차가 무슨소용이고 예의가 다 뭐냐. 할머니 장례식을 챙겨야한다. 누가됐던지간에 라는 마음으로

상조회사 선정, 장례식장 선정, 구급차 부르고, 식사 고르고, 이거저거 다 고르고.... 
아들 딸들은 이미 혼이 나가있음. 모친상이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음. 충격이 나보다 더 컸으리라.... 생각했음.

우린 가족이 몇 없음. 친척도 별로 없음.
사실 올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3일장으로 진행했음...


나도 충격이었고 힘들어서 밥한술 못먹고 잠한숨 못잤었음.
외조모상이라 주변에 부르기도 뭐해서 몇명에게만 연락했는데... 면접도 팽개치고 달려와주던 친구.. 잊지않고 있음. 아직도 너무 고마움...

당시 남자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자긴 못올거 같다고 함.
이유가....
오늘 할머니 제사라고.

제사 끝나면 올 수 있지 않냐고 하니 집에서 싫어해서 잘 모르겠다고. 그리고 입을 옷도 없다는 핑계를 댐.
상주가족용 옷 한벌 빼놓을테니 오라고 했음.
그랬더니 겨우겨우 오기싫은 듯이 입 대빨 나와서 상주용 옷 맞춰보고 제사끝나고 다시 오겠다고 하고서 갔음.
밤 12시 지나서야 옷 갈아입고 장례식장 도착.
왼손이 앞인지 오른손이 앞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어리버리하게 절하고 (제사갔다왔다며 왜 절 순서를 몰라)
장례식장 구석에서 꿔다논 보릿자루처럼 앉아있었슴.
그래도 아무말 없이 있는게 걍 ... 다행이다 싶었음.

일은 아침에 터졌음.

상여를 들어야 하는데 들 남자가 없었다.
삼촌2 + 상조회사 직원 + 운전기사까지 들어도 모자랐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상여를 들어달라 부탁했다.
나도. 삼촌도. 우리 어머니도.

난 너의 표정을 보았지. 난감해하던 그표정.
나에게 속삭이면서 했던말..

남친 ' 저 상여.. 누가 드는지는 알지? 내가 들면 안되는거 알지?'
삼촌 ' 조카사위. 좀 부탁하겠네. 아직 혼인은 안했지만 우리집안 사람이라 생각하고 부탁하는거네...'

등짝이라도 후려치고 발로까고 야이시바 들지마 내가 상여들꺼야 시바러마
하고 까버렸어야했는데, 그날은 너무 기운이 없어서... 화낼 기운이 없었다.

본인 '오빠..좀 들어줘. 오빠 아니면 들어줄 사람이 없어. 할머니 보내드려야지..들어줄 사람이 없잖아....'

마지못해 입 대빨나와서 상여들던 너.
정말 못나보였다.
그리고 넌 결혼상대자로 부적격자라고 생각했다.

규칙과 예절을 중시하는 너의 마음은 이해하겠으나
우린 상여를 들어줄 기혼의 장정이 없었다.
있었다면 너따위에게 시킬 마음도 없었다.


첫 실망도 아니였지만
이게 가장 큰 실망이었다.

이후로 가족들은 모두 너에게 고마워하고, 챙기려고 노력하지만
난 너를 챙기고 싶지 않아졌다.

일년이 지난 지금도 그떄일을 꺼내면
그건 경우에 맞지 않던 것이라며 열변을 토한다. 나한테 그렇게 하면 안되는거고, 자기가 그자리에 가서도 안됐었다고.


그래 이 슈바럼아....
오지마. 널부른 내가 븅신가튼 년이니까 오지마.... 다신 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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