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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교과서 개판이란 뉴스를 보고 적어봄..
게시물ID : humordata_20252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즘오타쩌러
추천 : 16
조회수 : 222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24/09/18 00:37:33

대략 5년여 전쯤에 전자교과서 관련일을 한 적이 있슴다.

정확히 말하면 휴대폰이나 타블렛에서 사용될 교육용 AR VR컨텐츠를 만드는 일이였는데.

( AR : 휴대폰으로 마커 인식하면 컨텐츠 나오는 그런것.. )

 

해당 프로젝트는 문제가 너무너무 많았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일 하는 사람이 프리랜서.

정직원이라고는 부장급 정도 밖에 없음.

문제는.. 고객에게 주문을 받아서 그대로 만들어 주는 일반적인 개발 프로세스가 아닌..

정말 말도 안되는 프로세스로 개발.

갑인 교육부 산하회사가 있고.

을인 우리회사가 계약을 해서

병인 개발자나 디자이너들을 고용해서 만드는데. ( 정직원 거의 없음 죄다 프리랜서 )

을에서 컨텐츠를 기획해서 검수를 올리면 갑에서 컴펌해서 

그대로 만들어서 기획안대로 나왔으면 pass. 모자라면 수정요청.. 이러는게 아니라.

기획안대로 만들었음에도 만들어보니 그다지 별루네. 이건 폐기하고 기획안 다시 만들어다 주세요. 임..

 

그러니 그해 1월에 끝났어야 할 프로젝트가 그해 9월이 되도 끝나지를 않음.

물론... 추가로 들어가는 인력에 대한 비용을 더 지급받느냐? 그것도 아녀.

그러니까 프리랜서들도 시킨대로 열심히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쓰레기통에 쳐박히는걸 몇번을 보니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중도하차하는 사람들이 겁나게 많음.

누가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려고 하나.

결과물이 자꾸 쓰레기통에 쳐 들어가는데. 

( 나도 내가 만든 산출물중에 몇몇은 폐기된게 있음 )

그해부터 써야하는 교과서에 들어갈것이.. 개학일이 가까워져도 끝이 안나..

지가 기획안을 컴펌했으면

그것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고 다시 만들어라 라고 던지는 갑도 미친거지만

그걸 그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있는 을의 본부장이란 놈도 돌은자지.

추가되는 기간에 들어가는 비용은 누가 감당을 하는데?

인력들이 중간에 계속 나가니까 퀄리티는 더욱더 보장이 안됨..

NO라고 거부를 못하는 관리자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회사 다녀본 사람들은 알건데..

네버엔딩스토리도 아니고..

 

내가 그 프로젝트에 들어간게 1월인데.

나는 프리랜서라는걸 이번에 거의 처음 해본 사람.

언제나 정규직으로 살던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파악해보니 난리났음.

돈을 버는게 아니라 지체보상금 물어내야하게 생긴상황

개발자도 맨날 바뀌면. 기존 산출물 유지보수도 안되거니와

회사에 고유 라이브러리랄만한것도 없고. 

이게 뭔 짓거린가 싶어서

동료들 중에 괜찮은 사람들을 

회사에 정직원으로 전환시켜라 라고 권고하고

그중에 나간다는 사람들 있으면 내 돈으로 술 사먹이면서 말리고

심지어는 갑과 미팅에도 자진해서 따라가서. 

무리한 요구는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커팅해야될거 커트해내고

그러고 다님.

그때.. 갑과의 미팅에서. 갑 담당자와 우리회사 관리자들에게 

꼭 꼭 신신 당부한것이 하나 있음.

『"이 많은 산출물들.

아주 많은 개발자들이 각각 자기만의 코드로 만들어진 산출물입니다.

이걸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를 하면 정말 큰 사고가 납니다.

용량이 커지고 각각 다른 버젼의 라이브러리들과 모듈을 쓰기때문에 충돌이나고 난리도 아닙니다.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왔슴.

 

그런데 말입니다.

unity기반의 ARVR은 그때 거의 모든 교육부에 납품회사들이 뷰*리아 라는 회사의 마커인식 모듈을 사용했습니다.

공짜였고. 타사에 비해서 엄청 성능이 좋았거든요.

문제는.. 이미 거의다 개발했고 몇개월만 더 하면 되는 상황에서 이 회사가 갑자기 라이센스정책을 바꿉니다.

사용자가 많은 앱은. 앱 하나당 억. 가까이를 내야 하도록 라이센스를 변경해 버린겁니다.

유니티가 라이센스 정책 바꿨다가 전세계에서 욕 처먹고 없던일로 했던것과 달리..

뷰*리아의 행태에대해서는 집단적인 반발을 이루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특정회사 하나를 지정해서 대신 수금하는 회사로 지정.

그 회사가 오만 회사들에게 돈내놔라 하고 공문을 발송하는 사태가 발생.

유저수가 작은 앱들이야 상관 없겠지만.

우리회사가 만들던 것들은 교과서에서 쓰는 컨텐츠들..

전국에 모든 학생들이 필수로 깔아야 하는 앱들인데. ( 학년별 과목별로 수십개씩 나옴 )

앱 하나당 억씩 두드려맞으면. 

갑에서 발주받은 금액보다 라이센스비가 더 커지는 상황인데.

문제는 그걸 국가나 교육부차원에서 방어를 해주지를 않으니까

납품가보다 라이센스비가 더 비싸면 개발업체가 뭔수로 납품을 합니까.

그렇다고 해당모듈을 구글꺼로 바꾸자니..

전국 학교들에 교육용으로 납품되어있는 타블렛들이 해당 안드로이드버젼을 지원하지 않아서 사용불가.

국내업체가 비슷한걸 만드는 업체가 있었는데.

품질이 조금 떨어져도 그걸로라도 해볼까.. 하고 컨텍을 해보니.

그 회사도 물들어올때 노젓는다고.. 라이센스비 올림.

그래서 갑과 을이 열나게 토론을 하더니..

제가 절대로 하면 안된다고 하던. 수십개의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짓을 하기로 결정해버림.

아니..... 생각해보라구요.

이게 휴대폰용 앱인데.

수십개의 앱을 하나로 묶어놓으면 용량이 얼마나 커지겠슴.

그것도 리소스들이 거의다 3D잖음.. 3D리소스들 얼마나 용량커.
그뒤로 정말 헬 사태가 벌어짐.
을이 우리회사 하나가 아니라 또 있었는데.
을-2가 산출물을 우리에게 보내면.
을-1인 우리가 그걸 하나로 묶어서 앱을 빌드하도록 구성을 시켜버림.
ㅋㅋㅋㅋㅋ
같은 회사안에서조차 개발자마다 쓰는 라이브러리들 다 다르고 같은 라이브러리를 써도 버젼들이 달랐는데. ( 다들 프리랜서니.. )
다른회사결과물은 이젠 아예 안쓰는 라이브러리들을 쓴것들도 옴..
각자 돌리면 잘 되는 앱들이.
하나로 묶는순간 오만 오류를 뿜뿜함. 물론 용량은 미쳐 터져나가고..
이게 이렇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이렇게 진행시킨 담당자들이 이건 다 책임져야함.
을에 개발자 정규직이 한명밖에 없던 회사에 계약을 한것 부터가 골때린거고. ( 한명 있었는데 나간다고 염병하는걸 내가 술먹이고 다독거려서 막았었음 )
그러니 회사에 공통라이브러리란게 없으니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데 개발자마다 다 다른 코드로 구현해서 공통라이브러리랄 수 있는게 없고.
을-2가 보낸 산출물을 우리가 통합하며.. 을-2가 싼 똥까지 우리가 찾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짐.
심지어는 우리는 UGUI란 UI모듈을 쓰는데 을-2는 NGUI라는 구버젼용 UI를 사용함. ㅋㅋㅋ
암튼 난.. 7개월을 열심히. 내게 맡겨진 컨텐츠들을 다 뽑고 나오긴 했는데.
(아 그중에 몇개는. 폐기되었고. 나머지는 교육에 사용됨.)
그 뒷 수습이 어찌 되었는지는 나는 모름.

-ps 갑에게 일정으로 너무너무 쪼인탓에
정규직이라던 내게 너무 바빠서 그렇다며 근로계약서 안써주드니만. (오늘부터 정규직이라길레 내가 그때 프로젝트 인원들에게 술쐈는데.. ㅅㅂ)
초과근무가 미치게 일했는데. (근무기간동안 주말에 쉰날이 하루도 없고 설 연휴중 2일만 쉬었음..)

야근비를 청구한것도 아니고 빨간날 나온거만 FM대로 계산해서 청구했음에도
임금중 천여만원은 뜯겼음 ㅅㅂ.

노동부에 고발했는데도 출두도 안하고.

프리렌서 고용한거고 줄거 다줬다고 배째라하시던 정사장
노동부왈.. 7백만원이 넘어가기때문에 자기네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
네가 개인적으로 변호사 고용해서 싸워라.

내가 살다 살다 교과서 만들고 급여뜯길건 상상도 못했음.

출처
보완
2024-09-18 00: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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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두엽의 한구석과 나스의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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