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부(憲府)에서 말하기를,
“영유 현령(永柔縣令) 김세진은 읍기(邑妓)에게 미혹되어 창가(娼家)에 출입하다가 본부(本夫)에게 맞아서 한 팔이 부러졌습니다.
의관(衣冠)의 수치이니, 파직(罷職)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조선왕조실록 숙종 17년(1691년)-
사극에서 양반들은 기방에 갑니다. 하지만 실제 조선시대에 양반들은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는 글 중에는 그래도 관행적으로는 갔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양반들이 기생들과 어울릴 때에는 자기집 후원에 부르거나 교외에 놀어가는 경우였지 기방에 가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자료에는 기생과 관한 것은 많지만 기방에 관한 것은 거의 없는 것입니다.
위의 사건을 보면 고을 사또가 기방에 갔다가 남편, 혹은 기둥서방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맞았는데
오히려 사또가 파직되는 내용입니다. 만약에 사극에서의 이미지라면 고을사또가 여색을 밝혀
남편이 있는 기생인데도 빼앗아 자신의 첩으로 삼고 그 남편은 멍석말이를 당한다는 식으로 전개되겠지만
실제 조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은 위의 사건만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문헌에 보면 어떤 고을 사또가 기생 남편에서 맞고 다쳤는데
기생 남편에게 벌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사건을 숨겼던 내용이 있습니다. 왜냐면 사또가 기방에 갔다가
소란까지 발생하게 된다면 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그 사또는 틀켜서 파면당하게 됩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입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조선의 하층민들은 항상 억울하게 벌을 받고 악날한 세금으로 수탈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조선만큼 세금이 적고 형벌이 약한 나라도 드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