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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시는 의사분들께: 포기하세요.
게시물ID : medical_20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존그레이
추천 : 15
조회수 : 874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17/12/20 0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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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몇번 글을 썼던 공공의료기관 척추외과의삽니다. 

제가 예전에 쓴 글의 의식의 흐름이 
1. http://todayhumor.com/?medical_19435
2. http://todayhumor.com/?medical_19456
3. http://todayhumor.com/?medical_20143

이랬습니다. 

울분에 차서 여기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게시판들이 난리난것도 같고 해서, 

이야기하는데요, 

포기하세요. 그냥. 

우린 안될겁니다. 
그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한 이국종 교수님도 못하는걸 우리 몇몇이 여기서 떠든다고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냥 포기하고요, 여기서 놀 시간에 환자 한번 더 보고, 논문이나 한자 더 봐요 우리. 

안됩니다. 이 바닥은. 
내 눈앞의 환자 한명한명 해결하기도 버겁습니다. 

우리 그냥 각자 살아남기로 해요. 
저같은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의료가 붕괴하지는 않을거예요. 있잖아요. 멍청한 사람들. 남들이 왜 그런거 하고 앉았냐고 하는거, 좋다고 하는 바보들. 

어지간하면 손해보고 살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손해봐도 되는 사람들 있잖아요. 큰 병원에서, 의료계의 권력을 쥐고 있는 분들. 
그분들에게 넘기세요. 

똑똑하게 구세요. 남들 등쳐먹고 엄한 짓 하지 않으려면 더 똑똑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열내지 마세요. 

우리가 의사라고 아무도 대접해주지 안잖아요. 존경같은거 못받은지 오래되었잖아요 우리. 
그러니 존경같은거 받으려고 하지 말고 알아서 살아남기로 해요. 
바보들이 멸종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의료가 어찌어찌 유지되기는 할거예요.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어쩌겠어요. 그게 우리들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앞으로 더 힘들어질거예요. 
믿을 건 자기밖에 없어요. 

의사 여러분들, 개인파산 회생 신청 1위 직업이 의사라는건 아시죠? 엄하게 개업하지 마시고요, 의사가 돈 잘버는 직업이라는건 옛날 이야기라는거 명심하시고, 어지간하면 개업하지 말고 착실히 모으면서 사세요. 
큰 욕심 내지 않으면, 그래도 먹고살만은 하잖아요. 아직은. 
의사가 되기 위해 여태까지 들인 노력, 시간에 대한 보상 받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거 당신이 좋아서 한 거잖아요. 
먹고살만한, 안정적이면서 보람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만 집중하면, 그래도 견딜만 할거예요. 호구지책을 위해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아요? 그렇지 않은 삶을 사는 것 만으로도 성공한 삶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러니 크게 바라지 말고요, 포기하자고요. 우리. 
여기서 떠드는거 사실, 무의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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