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에는 황제 칭호를 두고서 다음과 같이 이르고 있습니다.
丞相綰·御史大夫劫·廷尉斯等皆曰 : “昔者五帝地方千里, 其外侯服夷服諸侯或朝或否, 天子不能制. 今陛下興義兵, 誅殘賊, 平定天下, 海內爲郡縣, 法令由一統, 自上古以來未嘗有, 五帝所不及. 臣等謹與博士議曰 : ‘古有天皇, 有地皇, 有泰皇, 泰皇最貴.’ 臣等昧死上尊號, 王爲‘泰皇’. 命爲‘制’, 令爲‘詔’, 天子自稱曰‘朕’.” 王曰 : “去‘泰’, 著‘皇’, 釆上古‘帝’ 位號, 號曰‘皇帝’. 他如議."
승상 왕관 경사대부 겁 정위 사 등이 모두 말하길 "옛 사람 오제의 땅은 천리로 그 외각의 후복 이복 제후들은 조공을 오기도 오지 않기도 했습니다. 지금 폐하가 의로운 병사와 더불어 잔악한 적을 주살하고 천하를 평정하고 바다안(천하)에 군현을 설치하였으며, 법령은 유일하게 통일되었습니다. 상고이래로 일찍이 맛보지 못한 것으로 오제도 미치지 못하는 바입니다. 신등은 박사들과 삼가 의논하여 말하건데 '옛 날에 천황 지황 태황이 있었고 태황이 최고로 존귀했다' 라고 합니다. 신등이 죽음을 무릎쓰고 존호를 올리는데 왕께서는 '태황'이라 하시고 명할때는 '제' 령을 내릴때에는 '소' 천자 스스로가 자신을 칭할때는 '짐'이라 말하소서'" 왕이 말하길 " 태는 버리고 황은 두어라 상고의 '제'로 바꿔서 호로 세워라. 호는 황제라 불릴것이고 나머지는 그대들의 뜻대로 하라"
정리하자면 황제는 본래 '태황'에서 출발했는데 泰자를 버리고 상고시대 부터 써온 帝를 대신 써서 皇帝가 되었다라는 겁니다. 그 기원은 泰皇 인데 정확안 내역은 알 수가 없지만 상고시대에 모셨던 신위들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선택된 皇帝란 두 문자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표음문자의 특성상 각 문자가 뜻하는 본래의 뜻을 살피면 종합된 문장의 내재적인 뜻을 살펴볼 수 있으니 각 문자의 유래를 살피는 것은 황제 칭호의 뜻을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1. 皇
皇자와 관련해서 설문해자에서는
大也 從自王 自始也 始王者三皇 大君也 황은 크다는 것이다. 自와 王을 (부수로) 따른다. 自는 시작이란 뜻이다. 처음 왕이었던 이는 삼황이고 큰 군주들이었다.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皇은 처음 군주를 칭한 큰 군주를 의미하는 것이죠. 대표적인 이들이 삼황인 황제, 신농, 복희 이고 (사실 이들에 대해서도 위의 사기 처럼 천황 지황 태황으로 말하는 기록도 있으니 그 정체는 확실치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고대로 치는 진나라 시절에도 고대 아니 상고사에 속했던 신화속의 군주들을 통칭해서 皇이라고 칭했던 것 같습니다.
2. 帝
諦也 王天下之號 從二 聲. 古文帝 古文諸丄字從一 篆文皆從二 二古文上字 제는 살펴 자세히 안다 라는 뜻이다. 천하를 아래에둔 왕의 칭호이다. 二를 부수로 따른다. 로 소리낸다. 제는 고문의 帝이다. 고문의 丄문자 무리는 모두 一를 부수로 따른다. 전서체에서는 모두 二를 부수로 따른다. 二의 고문은 上이다.
라고 설문해자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帝는 본래 천하를 지배하는 군주의 칭호이고 자세히 살펴서 안다 라는 뜻이군요.
한가지 중요한 것은 '부수로 二를 따른다' '二의 고문은 上이다' 라는 설문해자의 기록인데, 帝의 소전체인 에서 상단부의 머리 부분이 二와 같은 자이며 이는 上과 같은 자라는 뜻입니다. 즉 帝라는 한자는 머릿부인 上이 하단부와 합쳐져서 만들어진 문자라는 뜻이지요.
이번에는 소리를 표기한 자를 찾아볼 필요가 있는거 같습니다. 해당 문자는 소전체의 帝의 하단부와 많이 닮아 있는데다, 한자에서 소리는 해당 문자의 부수의 것을 따라가는 경우가 잦으니깐 말입니다. 이 문자는 朿의 소전체 문양입니다. 해서 설문해자에서 찾아 봤습니다.
木芒也 자는 나무의 끝이다.
나무의 끝 부분을 가르킨답니다. 그러니 아마도 뾰족하게 요철이 나온 부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帝에서 음부에 해당하는 부분은 帝의 하단부이고 이 것은 '가시 자'와 같은 소리를 냇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단부인 二는 뜻부로서 上과 같은 의미로 쓰였던것 같고요. 이 두문자의 뜻을 종합해서 설명을 하자면 帝란 문자는 '나무의 끝단 보다 상위'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였던것 같습니다.
물론 이 해석은 전적으로 저의 해석이기 때문에 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하단의 음부가 단순히 음차로만 쓰였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그런데 지금 제가 내리는 해석은 사실 제가 학교다닐 때 들었던 한문탐구 수업에서 교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제단 위'를 의미한다라고 하셨지만.. 아무리 뒤져봐도 저로써는 그렇게 까지 해석하기엔 무리더군요..)
한가지 재밌는 점 그리고 제가 내린 해석에 (굉장히 억지스럽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점은 帝라는 단어가 갑골문에서 주로 신격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는 것입니다.
貞翌癸卯帝其令風
점을 쳐서 물었다. 내일 계묘년에 제가 바람에게 명령을 내릴까?
丙辰貞 貞帝 其冬丝邑 병진일에 점을 쳤다. (지금은 안쓰는 글자 입니다. 당대의 점복관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가 帝에게 점을 쳤다. 그가 우리 도읍을 춥게(가난하게) 할까?
국가 단위에서 쳤던 점복에서 帝는 재앙을 내리거나 자연을 관리하는 최상위 신격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입니다.
즉, 설문해자에서 말하는 것처럼 帝는 皇처럼 군주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라 본래 최상위 신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설문해자에서 문해한 上과 朿의 합문 이라는 설명은 타당해 보입니다.(물론 뜻은 다르지만) 이 둘을 합치면 나무의 끝단보다 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신은 하늘의 거주자로 표현 되니깐요.
3. 皇帝
(이 부분은 전적으로 저의 해석입니다. 읽으시는데 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진왕 정은 '황제'란 칭호를 정하기 이전에 다음과 같히 밝히고 있습니다.
天下大定. 今名號不更, 無以稱成功, 傳後世. 其議帝號.
천하가 크게 정리되었다. 지금 명호를 바꾸지 않으면 이 성공을 칭함으로써 후세에 전할 수가 없다. 이것에 대해 제호를 의논하라.
그리고 신하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自上古以來未嘗有, 五帝所不及
상고이래로 일찍이 맛보지 못한 것으로 오제도 미치지 못하는 바입니다.
황제 칭호의 탄생은 전적으로 진왕 정의 천하통일을 찬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소리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정은 '처음의 군주'를 뜻하는 皇을 그리고 '군주이자 최상위 신격을 의미하는' 帝를 택하여 皇帝라는 표현을 만들어 냅니다.
물론 당대에 이미 帝는 군주를 뜻하는 의미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왕관이나 이사등이 五帝를 운운하고 있으니깐요.
하지만 이 帝의 고문이 상과 주의 도철에서 하늘의 신을 의미하는 존재로 표현됬으며 진시황의 시기에는 아직도 동주의 문화가 유지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帝는 단순히 '천하를 지배하는 왕'이라는 표현보다는 더 상위의 지배자를 뜻하는 표현으로 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전제를 내리자면 皇帝라는 명호의 뜻은 '처음으로 세상 모두를 지배하는 위대한 지배자' 란 뜻으로 해석 가능한 것이지요.
(더욱이 설문해자의 허신은 후한시대의 사람입니다. 설문해자의 설명은 이미 와전되거나 변용된 문자의 뜻을 사용한 바가 크기 때문에 설문해자서 말하는 '천하를 지배하는 왕' 이란 뜻을 문자 그대로 털썩같이 믿어버리는건 좀 무리이기도 하지요.)
결론
1. 皇은 처음 군주를 칭한 존재를 의미하는 한자어
2. 帝는 최상위 신격을 상징하는 용어로서 천하의 지배자하는 최고위 지배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변용된 글자.
3. 皇帝란 용어는 '처음으로 세상 모두를 지배하는 위대한 지배자' 라는 뜻일 가능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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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제가 한때 들었던 강의의 내용과 하야시 미나오의 "중국 고대의 신들"를 참고해서 썻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帝에 대한 해석과정을 좀 다르게 합니다.
앞서서 문해했던 帝의 上과 朿의 합문이라는 점까지는 이 책에서도 동일하게 진행합니다만, 그 이후로 저자는
"따라서 帝자의 최상부의 가로선은 글자 형태를 정리하기 위해 별 의미 없이 첨가한 것으로 파악해야 될 듯 싶다"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제의 상단부(뜻부)로 문해했던 上자가 그저 글자 정리를 위해서 쓴 의미 없는 문자라고 이해하는 것이지요.
더불어서 저자는 하단부에 대해서도
"발음을 표시하는 성분"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단부도 의미를 가지지 않는 음부에 지나지 않는 다는 거지요.
언뜻 봐서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긴 한데 갑골문의 帝를 보면 또 이해가 되긴 합니다.
帝의 갑골문은 上과 朿의 합문 형태 외에도 이런 형태도 있습니다. 그러니깐 상단부가 아예 없는 것도 있는 것이죠.
이어서 저자는 갑골문의 帝자의 상단부에 해당하는 삼각형(주걱모양)에 주목합니다.
해당 주걱모양이 상의 도철에서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후난성 황피 판룽청 유적지 출토 도철)
(후난성 황피 판룽청 유적지 출토 도철)
보이십니까? 은대의 도철들인데 얼굴의 위 그러니깐 이마에 해당하는 부분에 존재하는 삼지창 처럼 생긴 문양이?
자세히 비교를 하면
이 둘과
이 금문의 帝 상단부(주걱모양)가 비슷하다고 본것 입니다.
저는 솔직히 좀 억지가 아닌가 싶긴한데... 그래도 일단 결론은 같습니다.
태양의 빛살을 상징하는 도철의 이마 문양이 변형되어서 帝가 되었기 때문에 帝는 본래 신격을 의미하는 문자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