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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샌슨 퍼시발의 연인, 물레방앗간 처녀의 이름은 과연 무엇인가?
게시물ID : readers_201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량먹보
추천 : 10
조회수 : 818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5/06/09 00: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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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스포일러(...) 주의-_-;


화장실에 들고간 드래곤라자1권을 보다가 떠오르게 된, 난데없는 고찰-혹은 추론- 혹은 쓰잘데없는 짓거리를 시작합니다.


용의자는 세명.

부엌의 음식냄새 - 주방의 마가렛  
빨랫터의 잿물냄새 -  금발머리 앤
저장고의 와인냄새 - 그라디스 

샌슨이 선물로 갖고 있는 연인의 선물은 구리 반지. 

여기서 시작하는 추론은 보편타당한 상식과 사회적 관념을 기본적 전제로 갖는다.

추론을 시작해보자.

1. 기본적으로, 샌슨의 연인은, 여자다. 

거기 돌 잠깐 내려주시고... 여유롭게 릴렉스;

2. 샌슨이 받은 반지는 작아서 끼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그걸 실로 묶어 목에 걸어 다닌다.

증거자료: 
"작아서 손가락엔 못끼겠군. 또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실에 꿰어 목에 걸어." 
"아, 그랬는데 끊어졌던거야. 이번엔 쇠사슬이라도 준비해야겠어."


여기서 우리는 두가지로 추론이 갈라진다.

2-1. 샌슨이 받은 반지는 그녀가 끼던 반지이다.

그녀가 물려받은 반지이든 아니면 그녀가 사서 쓰던 반지이든 간에 일단 그녀의 손에 맞는 반지이다. 보편타당한 여성의 신체 사이즈를 적용해볼 때, 그녀의 손이 오거같다는 샌슨의 손에 필적할 리는 없으므로 그녀가 끼던 반지는 당연히 샌슨의 손가락에 맞지 않는다.

2-2. 샌슨이 받은 반지는 그녀가 그의 사이즈를 모르고 산 반지이다.

과연 그녀는 돈을 주고 사이즈도 다른 반지를 샀을까? 샌슨의 고백으로 열렬한 사랑에 빠진 그녀가 과연 그리 허술한 선물을 하였을까? 그럴 가능성은 적다. 

증거자료:
"오늘도 웬 처녀 남의 눈길 피해 방아소리를 찾네. 달빛에 드러난 처녀, 눈에 익은 걸음걸이."


후치의 노래에서 나오듯, 그녀는 방앗간을 자주 갔었다. 눈에 익은 걸음걸이라는 것도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하나는 그녀의 걸음걸이가 누구인지 알려준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녀가 방앗간에 가는 걸음이 눈에 익었다는 것이다.
왠만한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사람마다의 걸음걸이를 판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첫번째 해석은 맞지 않다고 보는 게 옳다. 고로 두번째, 그녀가 방앗간에 가는 걸음이 눈에 익었다는 것이 되며 그럴 경우 그녀와 샌슨의 교제는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두번째 해석의 증거자료:
샌슨은 그 때까지도 반지를 만지작거리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번에 돌아오면 정식으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결혼식을 올릴거야."

결혼까지 할 정도라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충분히 흘렀으며, 그 둘의 사이는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사이에서 선물하는 반지의 크기도 모른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므로, 그 반지는 그녀가 사이즈를 모르고 산 반지가 아닌 그녀가 끼던 반지이다.

그러므로 옳은 추론의 진행은 2-1로 계속된다.

3. 세명의 직업을 알아본다. 

그리고, 그 세 명의 직업과 반지와의 연관성을 알아본다.

3-1. 부엌의 음식냄새로 알려진 주방의 마가렛.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경우 반지를 착용할 수 있을까?
주방의 다양한 작업들-빵을 만들거나 식품을 처리하는 과정은 반지를 잃어버리기 쉽다. 물론 반지를 끼지 않을수도 있지만, 과연 장식품인 반지를 끼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다닐까? 
게다가 구리는 쉽게 산화되기 쉽다. 주방에서의 작업에는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며, 따라서 반지는 마가렛의 것이 아니며, 샌슨의 연인 또한 마가렛이 아니다. 롯데제과 후원 마가렛 탈락.

3-2. 빨랫터의 잿물냄새로 알려진 금발머리 앤.

드래곤 라자의 시대적 상황은 중세로서, 빨래를 하는 경우 현대의 건조까지 끝내주는 트X세탁기 혹은 은나노로 살균세탁시켜주는 하X젠과 달리 수동으로 직접 잿물로 씻고 헹구고 말려야 한다.
빨랫터는 대개 물이 흐르는 자연적인 곳에 있으며, 흐르는 물에 빨래를 헹구는 것이 보통이다. 빨래를 담당하는 앤은 물과 항상 접해있고, 또한 항상 화학물인 잿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역시 반지의 주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잿물의 성분은 대개 염기성이고, 산성과 달리 염기성은 구리를 녹슬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과 항상 닿아있어야 하기에 구리의 산화도는 평상시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며, 녹이 생기는 속도도 빠를 것이다.
한발 물러나 녹이 생겨도 끼고 다녔다는 주장을 인정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녹슨 반지를 주는 건 역시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보인다. 사랑에 눈이 멀면 뭐든 다 주고 싶다는 말은 논의할 가치가 없다. 빨간금발머리 앤 탈락.


3-3. 저장고의 와인냄새로 알려진 그라디스 

저장고에는 밀, 쌀, 보리나 그외 다른 식품 및 일반 제품이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그라디스가 관리하는 것은 와인으로서, 그녀의 특징은 와인향이다. 와인은 아무렇게나 관리하면 쉽게 상하기 때문에 관리법을 배워야 하며, 그 관리를 맡은 사람은 타 용의자에 비해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증거자료:
프랑스의 고위관료지위
1.재상 Chancellier
2.궁내부 장관 Grand Chamberlain
3.궁내성 주류관 Boutellier - 국왕의 식탁 및 와인 관리 

증거자료 2:
소믈리에의 어원 Somme은 중세 영주에게 식품의 안전 여부를 알려주던 식품보관 담당자를 뜻한다.


그라디스가 Somme의 지위이거나 그 직속 직원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다른 보조 자료로, 구리반지의 가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드래곤 라자의 배경시대는 중세로 철의 제련법이 널리 퍼진 상태다. 그러나 제련법이 알려졌다 하여 금속이 싼 법은 없으며, 실제로 금속이 목재보다 강함에도 희소성으로 인한 가격의 문제로 일반 백성이 쉽게 구매 가능한 품목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다른 두 여인과 달리 그라디스의 직업은 뛰어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는 충분한 급여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구리반지를 쉽게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며, 그녀가 가지고 있던 값비싼 반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잠깐 시선을 밖으로 돌려 이영도님의 작명 센스를 은근슬쩍 써보자면, 그라디스의 이름은 그레이드 S, Grade-S 에서 따온, 즉 샌슨의 급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그라디스 당첨!


결론: 샌슨의 물레방앗간 그녀는 바로 저장고의 그라디스 이다.
 
 
정체가 밝혀진 그녀에게 샌슨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라는 축복의 박수를 보내며 이만 고찰 - 혹은 추론-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는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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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덧.
과수원 레이드 가실 분 모집합니다(...)

출처 10년전에 썼던 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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