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6시쯤 일 마치고 지하철 탔는데 마침 퇴근시간이라 긴장은 하고 있었어요.
임산부석에는 양쪽 다 임산부 뱃지 단 분들이 앉아있어서 다른 데에 서있었구요.
한 30분쯤 서있으니까 힘들었어요. 임신하면 근육의 텐션이 줄어들어서 다리나 허리가 휘청거리고 아프다던데 그걸 처음으로 몸소체험했어요. 당연히 사람 많을 시간이니까 빨리 집에 가서 쉬자 하는 맘이었는데 사람많아서 이리저리 치였어요.
다행히 사람 좀 빠지고 임산부석 비어있길래 '죄송합니다'하면서 사람들 헤치고 가 앉았는데 눈물이 막 나는 거에요.
머리로는 '호르몬의 영향인가.. 이래서 햄버거 배달 늦게 와서 임산부가 배달하시는 분 붙잡고 오열했다는 거구나'하면서
손수건을 눈에 대고 울었는데 쉽게 안멈췄어요.
왜 눈물이 나는지 저도 잘 모르겠고 그냥 빨리 그치자 하고 있었어요.
근데 누군가 제 가방 위에 휴지 10장이랑 약과를 놓아주시는 거에요.
휴지도 냅킨 아니고 작은 휴대용 휴지에서 곱게 뺀 보드라운 휴지요.
고개 들어서 보니까 젊은 여자분 두 분이 천사처럼 웃고 계셨어요. '힘드시죠. 울지 마요!' 라고 하시는 것 같았어요.
저는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겨우 참은 눈물이 또 쏟아져서 이마에 핏대 설때까지 또 엉엉 울다가 집 도착해서도 울었어요.
두 분, 위로 고마워요. ㅠㅠ
복 받으실 거에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