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면 장문이 되어버릴 것 같아 요약해서 쓰겠습니다.
1. 세월호 이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속도위반으로 좀 일찍 결혼한 친구가 있었고, 급하게 결혼식 올렸는데 태어난 아기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잘 모릅니다. 아니 물어볼 생각도 못 했고, 그 이후에도 알아볼 엄두가 안 났습니다.)
장례식은 한다고 하니까, 친구들끼리 모여서 찾아갔습니다. 부의금 전달하고 인사하는데, 도저히 더 이상 거기 있을 엄두가 안 났습니다.
그래서 다들 나와서, 적당한 가게에 들어가서 한 잔 마시면서 어째어째 이야기를 하는데, 한 놈이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거기서 국밥 먹고 술 마시면 되는데, 왜 여기까지 와야 되냐. 괜히 쌩돈 쓰는 거 아깝다."
다들 기겁해서, "분위기 파악" 이야기를 하니까...
"애는 하나 더 낳음 될 걸, 뭐 그리 울고불고 난리냐."
그때는 그냥 잠시 다투고 끝냈습니다. 술이 들어가서 말이 좀 새어나온 것이겠거니 했습니다.
- 다들 술이 좀 들어가기도 하고, 약간 말다툼 하다가 쿨다운 하고 치워버려서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2. 시간이 많이 지나,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모였습니다.
술집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까, TV 에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는 걸 봤습니다.
그걸 봤던... 예전에 "하나 더 낳으면" 발언의 그 친구가 갑자기 "시체팔이" 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습니다.
다시 한 번 그 말이 나오더군요.
"보상금 받고, 애 하나 더 낳아서 키우면 그만인데 뭐 저리 울고 불고 난리냐."
그 순간 다들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그거 진심이냐?" 라고 말하더군요.
문제는, 항목 1번에서 언급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둘 다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겁니다.
바로 싸움이 벌어졌고, 진짜 난장판이 벌어졌습니다.
그놈은 끝까지 "내가 못 할 말 했냐. 말할 자유도 없냐." 라는 식이었습니다.
3. 그놈은 같이 모이던 친구들 모두에게서 손절당했고, 그 이후의 소식은 잘 모릅니다.
그나마 들었던 건, 일베 관련 시위 사진에 찍힌 걸 본 것 같다 정도였습니다.
- 딱 하나 더 있긴 한데, 이건 딱히 집단지성에 기댈 가치가 없다 싶은 내로남불 사건이라 생략하겠스빈다.
2번 항목에서 언급한 "싸움" 당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둘이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내가 얘 위로해볼라고 - 하나 더 낳자. 너라도 무사하니까 다행이다.- 이런 건 몰라도, 니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거의 절규하듯 외친 말이거든요.
그 이외에도, 가끔 "시체팔이" 라는 단어를 쉽게 입에 담는 왜당 패거리들과 온 오프를 가리지 않고 설전을 벌이다 보면, "생각할 자유 or 말할 자유" 를 언급하는 것이 가끔 머릿속을 헤집고 갑니다.
정말 저렇게 행동할 자유도 인정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들 말이죠.
이태원 사고를 두고 "북한짓이다" 운운하고, 재미있다 운운하는 것들이 보고 있으니까...
폭식농성 or 폭식투쟁 운운하던 벌레들이 떠오르고, 제가 봤던 사례가 떠오릅니다.
제 머리로는, 제가 이미 언급하고 있는 "엄마 아빠끼리" 정도 등의 극단적으로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저 말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범죄와 다름없는 죄를 짓는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놈을 손절해버린, 제 생각이 짧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