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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하고 급진적인 개혁이 어려운 이유와 기득권에 대한 유감
게시물ID : economy_200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YOB
추천 : 10
조회수 : 718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06/28 23:49:26
1. 아래 브렉시트 찬성한 영국 경제하층의 선택을 이해한다는 글은 합리적이고 배운게 많고 정보가 많은 사람들의 의견에 의해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비판받고 조롱을 받고있습니다. 저런 경우 소위 말하는 못배우고 무지한 사람들과 배우고 똑독한 사람들의 대립구도가 성립됩니다. 오유에서도 늘 있는 일이고 지금 열리고 있는 노사정 최저임금 협상 테이블에서도 존재하는 구도입니다.

2. 그런데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정보도 많고 시간도 남아돌아서 평소 인터넷 볼 시간도 많은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기득권의 일부이고 개혁에 대한 절박함이 사실은 그다지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고 봅니다.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삶을 살고있고 돈도 재벌급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벌고있으며 말로는 개혁을 떠들지만 사실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전혀 아쉬울게 없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런 사람들이 약자들을 걱정하고 약자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건 나름 훌륭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제가 여태 지켜본 바 그런 기득권들은 불행하게도 실천적 의지는 거의 없고 탁상공론이나 얘기하는 "먹물"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약자들은 즉각적이고 실질적으로 변화가 이뤄지는 개혁을 원하는데, 합리적인 분들은 고상하게 국가 산업 구조를 논하고 통계치를 들먹이면서 그건 답이 아니라고 점잖게 혹은 논리적으로 치열하게 훈계를 합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대안이 뭔가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정보도 많은 사람들 중 의미있고 신속하게 우리사회 약자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들 자신도 일종의 기득권이기 때문에 실질적 의미가 있는 급진적인 개혁에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제가 보기엔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약자에 대한 연민은 배부른자의 허위와 자기만족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공부할만큼 했고 학계에 몸담고있으니 아마 나름 합리적이고 먹고살만하고 배운 사람들 그룹에 해당하겠죠.

3. 약자들은 대개 배우지 못하고 사고능력도 거칠고 기득권에 비해 뒤지는 사람들입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그들은 어릴적 학교다닐때부터 항상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삶을 살아왔고 성인이 된 후에도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미래의 희망을 제시해주는 기득권과 정치인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의당이 있긴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의 힘은 너무 약합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절벽에 몰려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비합리적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해서 그들을 과연 비난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한 그들이 아니라 10년이 훨씬 넘도록 문제가 곪아터지고 있는데도 약자들이 못살겠다고 신음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데도 아무런 손을 쓰지않고 있는 새누리와 민주당 등 주류 기성 정치인들이라고 봅니다. 더불어 허구헌날 탁상공론과 추상적인 레토릭만 던지면서 이 문제를 고작 자기자신의 지적 유희 정도로 여기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문제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지적이고 정보가 많은 "먹물"들도 적지않은 책임이 있습니다. 세월호에서 배안에서 기다리라는 무책임한 방송만 던지고 실질적인 구조활동은 하지 않아서 결국 애들을 전부 수장시킨 것과 다를게 하나도 없습니다. 사회전체가 세월호 무대응과 같은 무책임한 행동을 경제약자들에게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위기에 빠진 이유도 약자들의 외침을 장기간 무시해오고있는 유럽연합 지도자들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브뤼셀에서 일하는 그들은 대개 그들 자신이 수퍼리치들이고 그들의 정책은 결코 약자들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기업과 대형자본의 이익을 위주로 정책적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회원국가들에 일방적으로 하달합니다. 그 관료들 자신이 기득권중 기득권이고 대기업과 대형자본이 살아야 국가 경제도 살고 약자들도 혜택을 본다는 논리에 매몰된 사람들이죠. 그들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이고 청산의 대상입니다.

4. 경영인 임금을 최저임금과 연동해 제한하자는 심상정의 법안은 다행히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 와중에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 토를 달고 회의론 혹은 노골적인 반대를 하는 의견들도 보입니다. 각종 경제학 논리를 들고와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고, 그래서 심상정의 법안이 문제라고 점잖게 얘기합니다. 물론 법안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서 법안이 가지는 원래의 취지를 살려야겠죠. 하지만 법안에 대한 많은 지적과 비판들을 가만히 보면 그들은 비판과 회의 반대만 할뿐 그보다 나은 대안을 결코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심정적 지지를 기반으로 건설적 의견개진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까고 봅니다. 법안이 누덜누덜해지고 법의 취지가 훼손되고 효력이 무산될때까지 그렇게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하지만 끈질기게 공격하죠. "먹물"들의 전형적인 행태고 기득권들이 그걸 잘 이용하곤 하죠. 진정 의미있는 급진적 개혁이 여러운 이유입니다. 저는 심상정 법안이 실질적 문제 해결의 희망을 가진 희귀한 정책적 시도라고 보고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일단 시행하고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고 헛점은 막아서 법안의 취지가 제대로 달성되도록 사회 전체가 "묻지마" 수준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몰아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실패한 학문인 주류경제학에 입각해서 혹은 알량한 자본주의, 주식회사 등등의 개념을 들고와서 투덜대는 먹물들은 왜 숱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왜 그런 "주의"의 가치에 목숨을 거는지부터 깊이 되돌아보기 바랍니다.

5. 사회의 약자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구체적 실천적 해법의 모색이 시급합니다. 저 역시 먹물이니까 고상하게 영어를 인용헤보겠습니다. Extraordinary problems require extraordinary solutions. (특별한 문제는 특별한 해법이 필요하다.) 친애하는 동료 먹물 여러분, 얄팍한 주류 경제학 논리와 지식 들고와서 약자들의 선택이 잘못되었노라고 훈계하는 것도 다 좋습니다. 여러분들 나름 잘나고 똑똑하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비판을 했으면 무책임하게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에 대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게 먹물계의 기본 예의잖아요? 약자들의 경제적 상황을 의미있고 실질적이고 신속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주시길 바랍니다. 그게 없어서 브뤼셀이 실패하고 있고, 미국의 공화당은 와해일보직전이고, 갈곳을 잃은 경제적 약자들은 극우 포퓰리스트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실천적 대안이 없으면 혼자서 잘난척 똑똑한 척 해봐야 경제약자들의 상황은 눈꼽만치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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