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올해로 저랑 13년을 함께 보낸, 친구이자 아들 같은 녀석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살다 보니까 가끔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었어요.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두 살 차이 여동생이랑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제가 손에 들고 있던 닌텐도를 침대에 집어던질 정도로 화가 났었어요.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이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나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제 다리에 뺨을 막 비비더라구요.
평소에 겁이 얼마나 많은지 청소기 소리만 나면 구석에 숨어서 나오지도 않는 녀석인데, 제 고함에는 겁을 안 먹더라구요.
그리고 한 번은 감기를 심하게 걸렸는데, 이 녀석도 같이 아파서 아픈 몸을 이끌고 동물병원까지 졸졸 쫓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는 동안 함께 자고, 밥도 같이 먹고, 한 번 눈동자를 들여다봤는데 기분이 오묘하더라구요.
잠이 많아서 늘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있는데,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애교를 부리더군요.
지금은 부모님 댁에 있고 요새 계속 아프고 기운도 없다는 소식만 간간히 전해 듣고 있는데, 오늘따라 더 보고 싶네용...
여러분도 진짜 이 아이랑 뭔가 교감하고 있구나, 통하고 있구나 느끼신 적 있나요?
다른 분들 경험을 들으면 좀 위로가 될까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