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데이터를 지우지 못합니다.
20년 된 하드디스크를 서랍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 속엔 그 시절에 갈무리한 게시글, 전자우편, 쪽지, 사진 등이 담겨 있죠.
마크를 플레이한 지 2년이 조금 못되지만
아득히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초보 시절의 기억들이 추억으로 남아 가끔 생각나곤 합니다.
세이브 파일은 빠짐 없이 두 곳의 하드디스크에 저장 되어 있습니다.
거의 엑세스하지 않는 하드에 초창기의 세이브 파일들이 압축파일로 정리 되어 있는데
그 때 그 기분을 다시금 느끼고 싶다
어느 파일인지 막연하지만 꺼내어 로딩해 볼까
요령도 없이 어설프게 지은 집이지만 왠지 아늑하고 안전했었지
컴퓨터를 새로 맞추기 전이었지
옵티파인에 깔끄미를 해도 비만 오면 랙이 후덜덜했는데
그래도 좋았달까
굴집에 들어와 유리창 밖으로 비 내리는 숲을 바라 보고 있으면 한층 더 아늑한 기분이 들곤 했지
뭐 이런 감상에 젖어 그걸 찾아내 로딩해 볼까 해도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감정으로 쓸쓸해질까 두려움이 앞섭니다.
추억일 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