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성격이 개인적이고
자존감이야 더 어릴적부터 심해였어서
누가 나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괴롭혀도
별 생각 없었어.
누가 나 괴롭혀도 그냥 나는 그럴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근데 내가 성적이 좀 낮게 나왔을 때
난 이거를 핑계로 댔어.
내가 이번 성적이 좀 낮은건,
내가 공부를 좀 못한건
걔가 나를 괴롭혀서라구.
아마 찢어졌겠지.
마음이.
내 성적이 조금 낮게 나온것보다는 훨씬 더.
난 사실 그 때 안도했어.
내가 이번에 공부를 못한 사실이
누군가 나를 괴롭혔단 사실에 묻히는게.
누가 날 괴롭히는건 괜찮았거든.
난 그러해도 마땅한 사람이었으니까.
근데... 내가 성적이 떨어진걸 혼나는건 참 싫었나 봐.
왜일까?
보편적인 아이라면 그냥 혼나고 말았을텐데.
왜 굳이 왕따였던 사실을 알리면서까지
그걸 무마하려고 했을까.
성인이 된 지금도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