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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을 보면서...
게시물ID : drama_199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쩌다한번
추천 : 6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2/09 17:55:15
아... 이렇게 사실적인 느낌을 살리는 드라마라니...
캐릭터들을 좀 극에 맞게 극단적으로 만들거나
오히려 더 어정쩡하게 만들어두긴 했지만
그 사이에 끼어있는 실제 인물들이 많다는것
대표적인 성격의 설정을 너무나 잘 해뒀다는것...
 
장그래(임시완 아님 그냥 말그대로 장그래)와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바둑을 두거나 한것은 아니고
고등학교 졸업도 하기전에 공업계나 실업계 고등학생이 3학년이 되면
현장실습이란 이름으로 인턴형식의 근무를 하게 됩니다.
보통은 2학기중에 나가지만 저는 1학기 기말고사도 치루지 않고 나오게 되었네요
그때 회사에 입사했구요
 
물론 거의 현장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현장에서 약 3개월 정도 근무하다가
사무실로 불려갔습니다.
처음엔 자리도 없이 대형 프린터기가 연결된 공용컴퓨터에
자리는 제일 넓지만 사람들과 단절된 파티션...
그 파티션 내부엔 저와 프린터 세대와 컴퓨터뿐...
사람들과 교류할 시간도 없고
업무를 지시하고 닥달할때 말고는 찾지도 않는 사람들...
고졸에 대한 편견과 불공평한 대우
 
정말 내가 이 곳에서 살아 나갈 수 있을지
나의 미숙한 업무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일 뿐인데 고졸이라 무시당하고 노골적인 비아냥...
사실 난 그때 고등학생이었지 아직 졸업한 사람도 아니었는데...
함께 실습나온 친구들은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잘 어울리는것 같은데
나는 여기서 뭘 하고있나
괜시리 서럽기도 하고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나를 탓하며 억지로 참고 있었죠
 
그러다가 오차장님 같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합니다.
오차장님 처럼 처음엔 과장이 아니라 그땐 대리 말년차셨죠
어찌보면 김동식대리랑 비교를 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사실 그쪽 이미지는 그때 저와 대리님사이에 끼어있던 사원이 하고있었거든요
 
처음 나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일해보자며 많은 일들을 알려주시고
이런저런 조언들도 해주시고
자신감을 찾게 해주시고
제가 처음으로 회사에 소속되어 어떤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내가 진짜 뭔가를 하고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신분을 만났습니다.
 
뭐... 오차장님 처럼 겉으론 좀 까칠한데 내면이 부드러운 그런분이 아니라
대놓고 부드러우신분...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으신 그런 분이셨습니다.
저를 무시하고 비아냥대는 사람들에게 따끔하게 한마디씩 하기도 하고
선문답처럼 들려도 저에게 귀중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고...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뭘 원하고 어떻게 일처리를 해야 하는지를 알만큼...
 
그 분과 함께 일하면서
사무실 한켠엔 저의 자리 더이상 공용이 아닌 저만의 컴퓨터
그런것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네요
내 자리... 내가 회사에 자리잡아 간다는 그런 느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었어요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껴지고...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꼬꼬마가 이젠 회사생활 14년차에 접어들만큼 훌쩍 커버렸고
그분은 부장님으로 승진하셔서 타팀으로 가셨지만...
저는 그때에 느꼈던 서러움, 감동, 소속감, 다짐 등등 많은 일들이 [미생]을 보면서 되새겨 지더군요...
 
참 좋은 드라마란 생각이 듭니다.
요즘 은근히 회사생활에 회의감도 들고 괜시리 지치기만 했는데...
[미생]이 나에게 과거의 기억과 다짐들을 일깨워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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