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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안오는 안경사의 안경잡지식 풀기
게시물ID : freeboard_19821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런데말임다
추천 : 24
조회수 : 1088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22/02/02 0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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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피쏟으면서 일하는데 막상 자려고 누우면 잠이 안오고 그러다가

언젠가 오유만 하던 선배 안경사가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안경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쓸만한 지식을 남길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사람들이 많이 질문하는 안경에 관한 지식들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1) 안경 많이 남나요

많이 남으니깐 자식 안경광학과 보내라면 화내는 이상한 질문인데

안경이 많이 남던 쌍팔년도엔 뭘 해도 남았던 시절이고, 안경이 언론을 통해

많이 남는다고 난리났던 근본적 이유는 안경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의료용품에서 공산품으로 넘어가면서 공산품의 마진으로선 꽤 남으니깐 그랬죠.

안경 남는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안경광학과에 몰려들었다가 뭐 지금은....

 

2) (안경렌즈)국산도 이제 많이 좋아졌죠?

국내생산 자체가 망해서 이제 거의 안남고 대중적으로 아는 브랜드의 일반(싱글)렌즈는

거의 다 중국생산입니다. 모두가 아는 그 S 그룹도 안경렌즈에 사업성 따져봤었는데 

당시에도 사업성이 안좋아서 그냥 빠른 포기...했었다는 비공식적인 얘기가 있습니다.

일단 국산브랜드라고 해도 케미는 에실로, 대명이나 휴렌은 호야 등등 외국자본에 다

넘어가있습니다. 한국은 안경렌즈 회사들 파이가 안나오는 시장...ㅠㅠ

20년전이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똑같기 위해선 생산지가 바뀌어야 하죠.

 

국내생산의 경우는 RX라고 부르는 주문생산 방식들 아니면 누진이나 기능성 같은 경우들

혹은 프리폼 같은 제품들만 국내 공장들에서 나옵니다. 물론 단가는 할인된 수입이랑

비슷해서... (현대차 수준 올라가면 결국 수입이랑 고만고만해지는거랑 같은 이치)

그래도 개인변수(테나 얼굴의 여러 요소들)가 많이 들어갔으면 하는 경우 저는 수입보단

국산 미는데 브랜드 때문에 만족도가 좋다고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같은 가격이면 이 사람에게 딱 맞는 여러 옵션이 들어간 국산차를 팔고 싶은데

사장 입장에선 고객이 나중에 기억하는건 브랜드밖에 없으니 같은 값이면 수입을 팔았음 하는

그런 미묘한 시점의 차이가 있죠.

 

3) 티타늄 테가 왜이리 가격차이가 큰가요

국내에서 티타늄 테라고 불리는거 브랜드가 아니면 티타늄이 쥐꼬리만큼 들어갑니다.

정확히는 베타티타늄이라 부르는데 이게 티타늄이라 표기가 가능하다네요.

순수티타늄(브랜드에 따라 에어티탄, 퓨어티탄 등으로 불림) 혹은 거기에 준하는 경우는

가공성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생산이 고도의 기술이라 비싸면 린드버그, 싸도 금자안경 같이

가격대가 50-80에 형성됩니다. 그리고 티타늄 성질의 장점과 다른 메탈소재의 가공성을 합쳐

티타늄 합금으로 만든게 베타티타늄입니다. 순수티탄은 일본에서나 가공이 가능했지만

베타티탄은 기술적인 요건이 낮아서 국내에서도 얼마든 가공이 가능해졌고 따라서 초반에는

10-20만원대 괜찮은 제품들이 나왔습니다. 당시엔 베타티탄은 알아줬습니다. 

하지만 머잖아 일반 니켈테와 별반 다르지도 않고 도금으로 떡칠을 해놓고는 베타티탄이랍시고

안경테들이 쏟아져나와 베타티탄의 명성을 망쳐버리긴 했죠.

그리고 10만원 이하 브랜드인데 전면부까지 티탄으로 만들었다면서 안경 전면부(렌즈를 감싸는

림 부위와 그 중간연결부인 브릿지까지)를 막 휘어보이는 쇼를 벌이는 애들이 있는데 이런

안경은 도수 들어가면 문제가 생깁니다. 렌즈를 적정 각도로 눈 앞에 위치시켜야 하는 전면부의

브릿지는 함부로 휘면 안됨. 린드버그 짝퉁 구분법은 그 브릿지 부분이 막 휘어요.


4) 인터넷이나 안경원 아닌곳에서 안경 사서 가려면?

잘 모르면 싼거는 거르시는게 제일 답이긴 한데, 안경테를 볼때 뭔가 내가 알던 안경테의 형상에서

좀 벗어나는거 같다 싶으면 조심해야 합니다. 옆에서 볼때 다리와 전면부가 이루는 각도가 직각보다는

살짝 앞으로 기울어진게 좋고, 메탈테라면 안경렌즈를 삽입할 때 나사를 풀 수 있는지 잘 살펴보는게

중요합니다. 종종 렌즈삽입이 불가능한, 완전 땜질되버린 메탈테를 가져오시고는 합니다. 

(저도수라면 어떻게 우겨넣을순 있는데 도수가 있으면 이것도 불가)

그리고 뿔테는 유럽이나 미국 브랜드는 모델사진을 잘 보세요. 서양인의 코가 높고 갸름한 얼굴은

동양인의 낮은 코와 넓은 얼굴과는 다릅니다. 실제로 착용시 줄줄 흘러내리거나 테가 머리 양쪽에

끼거나, 코가 안받쳐져서 테 상부가 거의 눈동자까지 내려오거나 할수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에서 이런 재고들을 덤핑으로 들여와서 종종 풀때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선글은 알이

크니깐 어떻게 된다지만, 그것도 도수를 넣는다면 광학적으로 썩 좋지는 않습니다.

 

5) 나는 자꾸 안경원에서 비싼렌즈를 권해요.

강남이나 분당의 큰길에 나와있는 대형안경원, 홍대, 합정, 여의도 등등에서 왠지 이쁜 매장들은 

원래 비싼걸 권하니 그건 알아서 판단할 문제고. 백화점 등에 입점한 안경원 중에 고가안경원들은

애당초 비싸게 느낄거 같은 손님에겐 검안하기 전에 가격을 주의를 주니 딱히 문제는 안되고

이런경우가 아닌데 뭔가 비싼쪽으로 가면 눈 양쪽의 도수가 크게 다른 부등시, 혹은 고도근시,

고도원시, 고난시, 그것도 아니면 내가 고르는 안경테가 크게 기울어졌거나, 위에서 봤을때 

브릿지 각도가 크거나 해서 여벌보단 주문생산이 필요한 경우 등등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부티가 나거나...?

 

6) 안경은 어디가 싸죠?

안경원들이 집중적으로 붙어있고 서로 현수막이 나부끼는 상권이 쌉니다.

 

7) 비구면은 뭔가요?

일정한 반지름을 이루는 경우 구면이라고 합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렌즈의 단면이죠.

그러나 수학적으로 일정한 반지름을 가지는 구면의 경우 광학적으론 완전해도 눈이라는

생체기관에는 잘 맞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눈은 수학적으로 완전한 기관이 아니고 계란형인데

심지어 가만있지도 않고 이리저리 돕니다. 그러면 눈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렌즈의 설계를

좀 꼬아본게 비구면 렌즈입니다. 말 그대로 구면이 아니란 의미.

보통 비구면 렌즈라는건 전면비구면을 뜻합니다. 전면에 비구면 가공을 했다는.

대량생산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싸다는 소리죠. 요즘 서울권에선 왠만하면 비구면으로

먼저 권할겁니다. 구면과 가격차이가 좁혀졌고 외적으로나 시야적으로나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광고와는 달리 10만원 미만대의 비구면 렌즈들에게서 비구면 효과는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냥 구면보다 좀 낫다. +도수인 원시는 그냥 비구면 하시고, -도수인 근시는

대략 -3 디옵터부터 비구면을 하면 좋습니다. 비구면은 원시를 교정하는 볼록렌즈의

구면수차란걸 잡기 위해 처음 나왔었습니다. 볼록렌즈(+)가 심하고 오목렌즈(-)는

대략 -3디옵터부터 효과를 봅니다. (제가 효과를 안다는거지 손님이 느끼는건 다름)

비구면의 경우 초점이나 각도의 허용오차가 적어지기 때문에 피팅에 주의해야 합니다.

 

후면(내면) 비구면이 있는데 독일 자이스가 대표적인 브랜드이고

국내 브랜드에서는 프리폼 가공(쉽게 말해서 더 섬세한 가공)을 하는 경우에 후면비구면을

많이 씁니다. 비싼 프리폼 말고 대량생산되는 여벌렌즈는 많이 안씁니다.

대표적으로 케미렌즈에서도 여벌렌즈가 나오는데 안경사들 피보는 경우가 많아서 잘 안씀

(주변도수에서 에러나옴)

+도수에서는 내면비구면이 효과가 좋은 편입니다.

 

양면 비구면이 이제 대중화 되서 몇몇 지역에서 싸게 풀리는 중입니다.

광고와는 달리 양면비구면도 대부분의 여벌렌즈는 주변시야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외적으로 눈이 축소되는거나 얼굴선이 휘는 정도는 꽤 개선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시야로 많이 밀다가 지금은 외적인 매리트로 팔리는 중입니다.

대부분은 고도근시인 분들에게 주로 나갑니다. 눈이 작아보이는걸로 스트레스를 받으니깐요.

예전엔 양비가 소수 브랜드만 나왔고 니콘렌즈는 여전히 이 분야에서 명성이 있습니다.

고도근시인 분들에게 인기많았던 브랜드고, 니콘 양비는 DAS랑 씨맥스 두가지로 나갑니다.

DAS는 외적으로 왜곡을 줄이고 싶은 분들에게 유리합니다. 반면 씨맥스는 주변부 시야나

왜곡을 줄이는데 중점을 둡니다(DAS의 외적인 매리트는 떨어짐).

호야도 양비가 있는데 니콘만큼 밀지는 않아서 덜 유명하고, 최고는 도카이의 1.76양비인데

기억은 안나지만 너무 비싸긴 해서....

 

8) 압축은 뭐죠?

렌즈는 그 소재가 얼마나 빛을 굴절시키냐 하는 굴절률에 따라 다른 두께로 만듭니다.

빛을 크게 꺽을 수 있다면 렌즈는 얇게 만들어도 되고, 빛을 덜 꺽는다면 렌즈를 두껍게 만들어서

경사를 줘야 합니다. 공기와 물의 굴절률이 달라서 수면깊이도 잘 알기 힘들죠.

많이 쓰는 플라스틱 안경렌즈의 굴절률은 대개 1.50 / 1.56 / 1.60 / 1.67 / 1.74 이렇게 나옵니다.

처음에는 1.50과 1.56 정도 뿐이었는데 이때 숫자가 어려우니 1.56을 갖고 "압축"렌즈라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태어나기 전 얘기라....

그런데 문제는 이후 1.60이 대중화 되면서 두번압축이라 했고... 또 1.67이 보급되며 세번압축이라...

이러니 1.74는 네번압축이고, 도카이에서 1.76이 나오니깐 다섯번 압축이라고 부르는....

압축이란 불명확한 표현을 안쓰려고 여러 안경사가 노력합니다만, 저는 포기한지 오래....

안경렌즈는 압축 못합니다. 다만 소재와 설계로 더 얇게 만들 뿐입니다.

 

9)그러면 압축할수록 좋은건가요?

광학적으로는 1.56이 우수합니다. 다만 이건 소재만 놓고 얘기하는거고, 코팅과 잘 결합하고

광학적 성능을 유지하느냐를 따지면 1.60이 더 낫습니다. 대체적으로 브랜드와 코팅이 달라도

1.60이 코팅과 결합력이 좋습니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압력과 스크래치에 대한

저항성은 1.50이나 1.56은 많이 떨어지긴 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되는 굴절률에서는 대체적으로 렌즈의 투과율이 떨어지고 코팅도 내열성이나

결합력이 다시 감소됩니다. 그러면 1.60만 쓰지 왜 더 높은 굴절률을 쓰느냐?

실제로 도수가 들어가면 렌즈가 두꺼워지며 왜곡이나 수차란게 발생합니다. 그냥 빛번지고 퍼지고

여러 겹으로 겹쳐보이고 하는 여러가지 선명하지 못한 일들을 뭉뚱그려 수차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도수가 올라갈수록 렌즈가 두꺼워지고 상배율이 달라지고 왜곡수차도 커지니 두께를 얇게 만드는건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덤으로 남들이 봤을때 외적으로도 두꺼운 안경은 문제죠.

다만 나는 도수가 -3디옵터 미만인데 1.67을 권한다?

....쓰읍....

참고로 렌즈두께를 결정하는건 굴절률 뿐만 아니라 안경테 크기도 좌우합니다. 같은 도수라 해도

안경테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른 굴절률을 권하게 됩니다.

정확히는 안경테를 썼을때 내 눈동자에서 안경테의 가장 먼 부분까지의 거리가 렌즈의 두께를

결정합니다. 김구안경 아님 해리포터 안경을 쓴다면 낮은 굴절률로 충분히 커버되지만 도수가

낮아도 얼굴을 다 덮는 안경테를 쓰겠다면.... 높은 굴절률 써야죠.

덤으로 안경테의 두께도 참고합니다. 두께가 두꺼우면 많이 가려지겠죠.

 

슬슬 졸려서 이제 잘건데 재미없는 긴글 읽으신 분이 있다면 감사드리고

질문은 환영합니다. 난감할수록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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