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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의 추억
게시물ID : humordata_8742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패의고기
추천 : 2
조회수 : 115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9/17 14:01:53
안녕하세요. 베오베에서 팽이 얘기가 있는 걸 보고, 추억에 젖어 버렸습니다. 83 년생으로서 나름 팽이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고 생각하기에 어린 친구들은 '아 저 때 저랬구나.' 하고, 제 또래 분들이나 그 위 분들은 과거를 추억하시라고 저희 동네 (목동) 의 팽이 스토리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장소는 항상 아파트 1층 복도에서 열렸습니다. 길바닥은 울퉁불퉁해서 별로였어요. 한 10 ~ 15 명 정도 우르르 몰려서 하기 때문에 굉장히 시끄럽고, 따라서 아주머니가 문 열고 나오시면 모두 싸들고 도망갑니다. 1인당 팽이는 5 ~ 10 여개 정도 구비하고 있었으며, 종목에 맞게, 해당 팽이를 꺼내 들었죠. 주로 하는 것은 여럿이 팀을 나누어서 최종 살아 남은 팽이가 있는 팀이 이기는 것이었는데, 자기 팀의 성격에 따라서 오래 살아 남는 가벼운 팽이나, 공격력이 뛰어난 무거운 팽이 등을 선택해서 참여를 했습니다. 줄 감아서 던지는 방법도 다양했고, 오래 살리는 방법도 여러 가지 있었죠. 항상 문제는 오래 살리면서 다가가야 했기 때문에 여기에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죠. 팽이의 역사 ? ㅋㅋ 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우선 초창기에는 88 팽이 이전에 분홍색, 다홍색 등의 그냥 노멀한 팽이들로 올래 살리기 등을 했었는데, 88 팽이가 나오면서 부터 사람들이 뭔가 다양한 기술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88 팽이 때 부터 팀 전은 물론이거니와 찍기와 뭐 자폭? 등 각종 전략 플레이가 난무하면서 나름의 룰이 생겨났습니다. 이에 맞추어서 왕팽이라고 불리우는 초창기 분홍색 팽이의 large 버전이 나왔죠. 하지만 그다지 위력을 보이진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시꺼멓고, 홀로그램이 있으면 돌아가는 소리 마저 특이한 해바라기! 가 나왔지요. 초창기 해바리기는 속이 꽉차 있으면서도 크기도 엄청 커서 더이상 88 팽이가 설자리는 아예 없어지고, 해바리가 팽이들의 전성이가 되었습니다. 윗 면이 다 금속으로 덮여 있어서 찍기에도 강하고, 무거워서 최강자로 군림합니다. 무늬는 별 무늬, 톱니 무늬 등이 있었지요. 색깔은, 검정색, 짙은 녹색, 짙은 청색, 짙은 갈색 등이 있었습니다. 해바라기 시대가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쇠팽이가 등장합니다. 전우사 였나, 전무사 였나.. 진짜 무슨 납덩이처럼 되어 있어서 밀도에 있어서 해바라기를 압도하였지요. 해바라기와 더불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모든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쇠팽이 하나 씩은 갖게 됩니다. 이 쇠팽이는 특히 찍기에서의 엄청난 위력으로 상당한 인기를 모았으나. 크기 자체가 워낙 작아서, 해바라기를 몰아낼 만큼 위력적이진 않았어요. (이 시기 88 팽이는 완전히 자취를 감춥니다. 엄밀히 말하면 쇠팽이 찍기에 죄다들 박살납니다.) 다만.... 이 시기에 나왔던 해바라기는 이제 속이 텅텅 비게 되면서 신제품은 더이상 인기를 끌지 못하고, 초창기 해바라기를 여전히 구비하고 있느냐가 꽤나 중요한 요소가 되었죠. (참고로 이 무렵 우리 아파트 팽이 무리들 중에 초창기 해바라기는 단 2개 밖에 안 남았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해바라기 쇠팽이가 등장합니다. 해바라기 크기인데, 금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우사 따위는 그냥 씹어버리는 해바라기 쇠팽이... 하지만 동시대에 나온 전우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날 달린 쇠팽이 (전우사와 같은 크기 인데, 옆에 날이 달려 있어요. 위에는 홀로그램이 역시 붙어 있었죠.) 로 인하여 완전히 최강자로 군림하지는 못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해바라기 쇠팽이의 우세) 이제 해바라기의 시대도 완전히 가버리고, 이 둘의 경쟁구도가 성립될 무렵 이제 슬슬 팽이 시대의 전성기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에 이릅니다. 이제는 완전히 잊고 살고, 정말 기억 저편의 추억 조각이 되어버렸군요. 오늘 만큼은 과거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팽이 날을 간다면서 열심히 집중하고 있는 한 꼬마가 떠오릅니다. 그 진지함 끝에 가득 머금은 만족스러운 미소가 생각나는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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