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은 1도 안 해봤으므로 저울도 없고 계량스푼도 없어서
내맘대로 비율과 눈대중 계량으로 패기 넘치게 시작해 봅니다..
노른자에 설탕을 넣어서 저으랍니다.. 쉐낏쉐낏
다 되면 흰자에 설탕을 넣고 머랭을 쳐주랍니다..
아놔.. 설탕 쏟음 ㅠㅠ
벌써부터 예감이 안 좋습니다.. ㅠ
머랭이 뿔이 올라오면 된 거라고 합니다..
아 팔아퍼.. ㅠ
밀가루랑 코코아파우더 베이킹파우더 등의 가류류는 체에다가 두 번 이상 내려 주랍니다..
이거 하면서 날리는 가류류 때문에 평생 먹을 미세먼지 다 먹은 느낌입니다.. 콜록 콜록
노른자에 가류류 섞어놓고 머랭도 칼로 쪼개듯이 섞으랍니다..
드디어 반죽 완성~!!
개고생해서 낸 머랭 거품이 죽을까봐
노심초사 안절부절 두발동동 하면서 조심조심 섞어 줬습니다..
쉬폰케익틀이 없는 저는 대충 비슷하게 틀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깊은 스뎅 접시에 소스그릇을 올리고당을 발라 붙였습니다..
그릇이 너무 작아 반죽이 다 안 들어갔는데
반죽은 70%만 넣으라고 그랬습니다..
이제 요 미니오븐에 케익반죽을 넣어 구워 줍니다..
평소에 피자나 치킨이나 구울 줄만 알았지
빵이라고는 식빵 한장도 데워본 적 없는 놈인데..
미니오븐이 온도 설정 및 유지가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대충 180도 근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온도위치에서 40분정도 구워 줬습니다..
일단 다 구워져서 나왔습니다..
처음 구워본거라 이게 잘 구워진건지 실패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식힌 후에 꺼내보니 평소 먹던 쉬폰케익과 대충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 같긴 합니다..
남은 반죽은 귀찮아서 그냥 스텐볼에 넣어서 구워버렸습니다..
쉬폰케익틀 가운데 기둥이 왜 때문에 있는 건지는 검색해봤으나
뭔소린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해봤습니다..
스텐볼에 구운것도 그냥 대충 비슷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평소에 되게 신기해보였던 슈가파우더를 괜히 뿌려봅니다..
아재 감성으로 종이호일로 꽃을 오려서 새겨 보았습니다..
도넛 모양으로 나온 케익에 쪼꼬 녹인 것을 발라 줍니다..
쪼꼬를 바르니 왠지 그럴싸 해 보입니다..
쪼꼬 최고!!
보통 제과점에서 파는 초코케익에 붙어있는 동글동글 말린 얇은 쪼꼬칩(?)이라고 해야되나
대패밥같은 쪼꼬칩을 만들어 붙이고 싶었는데 인터넷에 뭐라고 검색해야 나오는지 몰라서
그냥 채칼로 쪼꼬를 긁어서 뿌려 보았습니다..
아까 설탕을 쏟고 나서 추가로 설탕을 더 넣지 않아 단맛이 별로 없는데
쪼꼬를 위에 바르고 뿌려서 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이걸 내가 만들었다니.. ㅠㅠ
쪼꼬쉬폰케익은 제가 아주아주 어렸을 때 기억에
수 많은 케익 종류 중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게 된 케익입니다..
왜 때문에 이 케익의 이름을 꼬꼬마 때부터 알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나이들어서도 케익을 골라야 하는 순간이 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케익입니다..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린 저에게
어릴 때 기억하던 추억의 케익을 선물 해봅니다..
크으~ 새벽 감성에 취한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