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라고 할 수는 없는데, 어제 이런 식으로 의료사고가 나는구나 직접 경험했습니다.
CT촬영하는데 팔에 조영제를 투여한다고, 바늘을 꽂고 촬영기에 누워 있는데 간호사가 바늘에 관을 연결하며 테스트하기 위해 물을 집어넣는다면서 뻐근하냐고 하더라구요.
뻐근한 느낌이 들어서 뻐근하다고 했고, 물들어가고 있는데 시원한 느낌 나냐고 해서 별다른 느낌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서 방송으로 조영제 투입된다고 해서 조영제 들어오나보다 했는데 팔이 너무 뻐근하면서 아픈겁니다.
그래서, 이거 조금 아픈데요. 이랬더니 남직원이 뛰어와서 혈관이 터져서 조영제가 잘못 들어갔다고 하면서, 조영제가 들어가서 팔뚝이 퉁퉁 부어있는 제 팔을 쥐어짜며 조영제를 빼내더라구요.
그러면서 간호사가 와서는 "아까 물들어갈때 아프다고 하지 않으셨죠?" 이렇게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증상을 정확하게 이야기를 안했나보다 생각하며 별다른 생각 없이 "아프다고는 안했죠. 뻐근하다고 했죠."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팔에 주사를 다시 꽂고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남직원이 직접 와서 관을 꽂고 물이 들어가는데 어떠냐고 해서, 하나도 안아프고 시원한 감이 있다고 말했더니, 그 남직원이 물들어갈때 시원해야 정상이라고 말하더라구요.
가만 생각해 보니 저는 그 간호사에게 물들어가는데 팔이 뻐근하다고 했고, 시원하지도 않다고 이미 문제가 있다는 정상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간호사가 이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거였습니다.
그리고, 군대있을때 감기걸려셔 링거맞을때 똑같은 경험을 했었는데, 이것은 혈관이 터진 증상이 아니라, 바늘을 혈관에 꽂지 않고, 살에다 꽂아서 발생하는 증상이었습니다.
혈관이 터지면 팔이 멍들어야 하는데 제 팔은 멍이 전혀 들지 않았고 팔뚝만 뽀빠이 팔뚝이 되어 있었거든요.
다행히 제 팔뚝이 뽀빠이 팔뚝이 된거 말고 큰 문제가 없었고, 바늘 잘못 꽂은 간호사나 이상신호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간호사 모두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배웠겠지 생각하며 아무 말 없이 촬영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마 제가 생명의 위급을 다투는 상황이었다면 제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의료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죽고 사는거 다 팔자인데, 의료사고 걱정하며 스트레스 받느니 그냥 운명에 맞기고 맘 편하게 사는게 나은 것 같습니다.
의료사고가 이런 식으로 나는구나 생각드니 사고당한 분들도 안타깝고, 고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닌데 실수로 큰 일이 발생하여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는 의료진도 안타깝고, 사고는 사후처리도 중요하지만 발생하지 않는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