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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98일째
게시물ID : baby_197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픈다람쥐
추천 : 35
조회수 : 2555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7/05/19 23:35:48
싱글라이더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잠들기 전 입에 약털어 넣고 보면 보다 잠들기에
5일정도에 걸쳐 본것 같네요.

참으로 슬픈 영화 입니다.
우울증이 있으신 분들은 절대로 봐선 안되는 영화 같습니다.

회사엔 복직하였고 복직후 첫 조정이혼으로 법원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이곳에 육아일기를 쓴다는걸 아마도 아내가 알것 같습니다.
두렵진 않지만 일기를 올리는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일기는 거의 매일 씁니다. 그리고 혼자서 곱씹으며 조금씩 행복해짐을 느낍니다.
많은 힘주신 오유 분들께도 제 행복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아이에게 그리고 배우자에게 사랑한다는말 아끼지 마세요.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98일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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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엔 방에서 아이를 재우고 약을 먹은후 잠시 거실 tv를 보다가 쇼파에서 잠든것 같다.
눈을 떠보니 시계가 새벽 세시를 가르키고 있다.
혼자 자고있을 아이가 걱정되어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 하니 
내 배위에 아이가 잠들어 있다.

아마도 자다가 깨어 아빠가 없음을 알자 거실까지 나와 쇼파를 기어올라 아빠 배위에서 잠들었으리라..
곤히 잠든 아이를 조심히 안아 방에 눕혔다.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내 딸이다.

하루의 일과가 똑같다는건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지루하다.
휴일임에도 아이와 집에만 있는것은 죄를 짓는것 같은 느낌이라
오늘도 집을 나선다.

작은 누이 식구가 근처에서 밭을 일구기에 주말마다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380평 작은 땅에 컨테이너형 작은 집을 가져다 놓고
고구마, 감자, 옥수수, 토마토 등등등 많은 것을 심는다.

딸아이도 누이들과 함께 즐겁게 뛰어논다.
그쯔음 아이들은 그또래 아이들과 노는것이 가장 즐거운듯 하다.
해맑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즐겁다.

일구어진 밭에 고구마 순을 심고 물을 주고 비닐을 덮는 것이
보는것과는 다르게 엄청 힘들다.

매형과 같이 일하는 순간순간 가슴 찢어지는 슬픔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고랑 사이로 엉거주춤 걸어와서 내게 땀닦으라며 수건 건네주는 아이를 보며 웃는다.

행복하다.

지금 이순간이 이렇게 행복할수 없다.
나에게도 아이게도 하루하루 이런 행복한 날들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저번에 심어둔 감자가 싹이 터서 올라왔다.
덮어둔 비닐을 찢어주자 탱탱한 줄기가 올라와 나여기 있다라고 몸을 세운다.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농작물에도 정을주며 키우는 농부들의 마음이 존경스럽다.

어디선가 잡아왔는지 딸아이가 내게 다가와 달팽이를 두마리 내민다.

'아빠 달팽이랑 아기 달팽이야.'

딸의 말에 

'엄마 달팽이는?'

하고 묻는다.

아이는 

'엄마 달팽이는 저쪽에 있는거 같아'

대답한다.

'그럼 아빠 달팽이랑 아기 달팽이 엄마에게 보네주자'

하곤 수풀쪽으로 가서 달팽이들을 풀어준다.

'우리딸 달팽이들에게 인사해야지?'

하자 내딸램이는 

'안녕히가세요'

하고 인사한다.

내딸이다.

내딸이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미 전부터 딸바보 놀림받고 살던 나였지만
그 놀림조차 이제 자랑스럽다.

낡이 맑아 놀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내딸은 씻지도 않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잠들었다.
잠든 아이를 조심히 침대에 눞히고 

또한번 결심한다.
난 절대 아이만 바라보고 살겠다.
딸을 위해 헌신하고 진심을 다할것이다.
가끔 욱하고 혼낼때도 있겠지만 사랑으로 다시 품에 안을것이다.
농작물이 농부의 노력에 열매를 맺듯이
내딸도 아빠의 노력에 이쁘게 자라줄것이다.

나는 세상 가장 이쁜 딸을 가진 아빠가 될것이고
우리는 가장 행복한 가족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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