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7개월이 다 되어가는 아이 아빠입니다.
요즘 육아를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 많이 힘든 부분이 있어 육아선배 분들에게 고견을 여쭙고자
질문 몇가지를 드립니다.
1. 잠투정
잠을 잘때는 잘 자고 밤잠도 보통 11시 전후로 해서 8시 전후로 통잠을 자는 편입니다.
잠들기 직전에 분유를 조금만 먹은 날 일부러 중간에 깨워서 먹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스스로 일어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건 매우 큰 축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 잠들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순탄치 않습니다.
나의 모든 짜증을 너에게 보여주마 라며 눕여 놓으면 데굴 데굴 굴러다니면서 끄에에엥 거리고
아빠의 리드미컬한 심장소리를 듣게 해줄려고 가슴쪽으로 안아주면
제 겨드랑이에 코를 박고 끙끙대다가 암내에 놀랐는지 허리를 활처럼 꺽으며 끄아아앙 거리기를 반복합니다.
울음을 멈추게 할려면 반드시 앞으로 안아서 한쪽팔로 엉덩이를 받치고 나머지 한팔로 허리를 감아 일정한 리듬을 타면서
위 아래로 둥가둥가를 해줘야 그나마 끄앙끄앙에서 찡찡찡으로 투정의 강도가 약해집니다.
거울속 자신을 보거나 달력속 흑인 친구들(왜 이런 달력이 집에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혹은 단체 가족사진을 보면서
손으로 인물들의 얼굴을 만질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잠이 깨고 잠 재우기는 실패합니다.
결국 거울속 자신과의 나르시즘 확인과 암내에 놀라 망국의 슬픔을 확인하는 과정을 몇번씩 겪으며
매일 무한루프 되는 잠과의 전쟁으로 저는 이 아이가 혹시 제 유년시절 어머니에게 선사한 많은 고난을 복수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합니다.
또한 아빠에게는 없는 고도계와 자이로스코프가 페시브스킬로 탑재되어 태어났는지
8키로가 넘는 체중이 힘에 겨워 아이가 실눈을 뜨고 있는건 아닌가 확인 후 무릅을 굽혀 고도를 낮추거나
이불위로 눕게 하기 위해 각도를 뒤로 조금만 변경하는 순간
흡사 '아빠 안잔다 리모컨 건들지마라' 인양 꾸에엥을 시전합니다.
결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잠과의 전쟁.
쇼파에 누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낄낄대는 와이프가 심히 밉고 분명 아이의 성격은 오로지 저 사람의
평소 성격과 잠재된 폭력성을 타고났다고 확신에 확신을 하며 분을 삭히지만
제가 없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동안 이 모든 전쟁은 온전히 부인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며 다시 한번
엄마가 섬그늘에를 부르며 전의를 다집니다.
혹시나 해서 공갈 젖꼭지나 치발기를 물려 잠자기에 도움이 되나 시험을 해봐도
이따위 걸로 내가 잠들듯 싶으냐 하듯 몇번 빨고 퉤 뱉어 버리거나 류헨진의 강속구 처럼 던져버립니다.
평소 순한 양같은 아이가 잠만 오면 디아블로 같이 변하는 모습에 점점 지쳐갑니다.
육아 선배님들의 전쟁승리비법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어여쁜 적이 제가 방심한 틈을 타 선전포고를 하는 모습입니다.
적이 총공세 직전 진격나팔을 불어재끼는 모습입니다. 곧 고도계와 자이로스코프가 풀가동될듯합니다.
이제 딸랑이 공갈젖꼭지 치발기, 아무 소용없습니다. 온전히 저의 머슬과 인내심만이 유일한 대응수단입니다.
상처뿐인 승리 후 평화입니다. 적도 지쳤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퇴각합니다.
아마 꿈속에서 다음 전투를 대비한 작전회의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매일 점점 전투의 강도가 심해지고 저의 노쇠한 머슬과 비루한 인내심은 시험에 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2. 분유량과 수유자세
7개월에 접어드는 아이의 수유량은 보통 몇인가요?
제 아이의 하루 총 수유량은 분유 180 x 7 = 1,260 과 이유식 80 정도 입니다.
1회180을 타줘도 다 먹지는 않습니다. 한 50정도는 남기고
'내가 다 먹었다는데 왜 자꾸 물리냐'는듯 먹지를 않고 꼭지를 주물럭대며 가지고 놉니다.
그러다기 20분 정도 뒤 '내가 배가고프다는데 왜 먹이지를 않는것이냐' 라며 칭얼댑니다.
진지를 다 드셨다라는 확답도 트림으로 서로 확인했지만 다시 달라고 칭얼댑니다.
이제는 속지 않는 아빠는 한쪽으로 치워뒀던 남은 분유를 다시 물리고
아이는 그래 이맛이야 하면서 남은 분유를 다시 먹습니다.
한번에 타준 분유를 다 먹었으면 좋겠는데 항상 일정부분 남기고 남긴걸 다 먹일려고 하면
지가 고든렘지도 아니고 꼭지를 밀어내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7개월 정도 된 아이의 평균적인 수유량과 이유식량은 얼마나 되는지와
분유를 한번에 잘 먹이시는 분들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꼭 본인이 좋아하는 자세로 먹을려고 합니다.
보통 머리를 오른팔이나 왼팔으로 받치고 먹이는 자세가 아닌 제 가슴과 배에 본인 뒷통수와 등을 밀착한 자세를 좋아합니다.
아니면 본인 혼자 앉아 먹는 자세라던가요.
좀 편히 누워서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좋을거 같은데 너무 어린 나이에 앉아서 먹는걸 선호하는 아이의 모습이 걱정됩니다.
자세를 바꿔주면 좀 먹다가 짜증을 내고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신분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자세1. 이거보다 더 세워주면 좋아합니다. 이거보다 더 기울이면 찡얼댑니다.
분명 제 아이의 머리속에는 고도계와 자이로스코프가 있는게 확실합니다.
싫어하는 자세로 안겨서 먹을바에는 이렇게 혼자 먹는걸 선호합니다.
분명 저런 자세로 먹을려먼 분유통을 곧추 세워야 하는 힘든 자세일텐데
저걸 좋아하는거 보면 특이한 성격 같습니다. 분명 엄마 닮았습니다. 전 지극히 노멀합니다.
분명 엄마 닮았습니다. 진지 합니다. 궁서체입니다.
모유수유 자세로 분유 먹이면 삐져서 저렇게 누워버립니다. 제가 다시 안먹이면 제 눈치 살살 보다가
웁니다. 아빠가 울음에 약하다는걸 아는 눈치입니다. 분명 엄마가 시켜서 저러는거 같습니다.
아이와 아이엄마가 분명 제가 없는 집을 비운 시간동안
저를 괴롭히기 위한 작전회의와 리허설을 하는듯합니다.
이건 분명합니다. 5개월까지 아빠랑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저를 힘들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엄마와 아이의 빅픽쳐에 제가 놀아나는게 분명합니다.
저를 구해주세요.
증거사진.
엄마가 사진 찍어줄때 입니다. 아주 눈빛이 사랑으로 넘칩니다.
5개월까지는 저를 보던 눈빛도 같았습니다.
제가 사진 찍어줄때 입니다. '뺏어먹으면 국물도 없을줄 알아' 라는 눈빛입니다.
분명 엄마랑 뭔가 꾸미는게 있는겁니다. 분명합니다.
증거를 잡아야되는데 쉽지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