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히틀러의 나찌당은 권모술수와 협잡, 대중선동만으로 집권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생각하면 극우정당인 나찌당이 어떻게 합법적으로 의회내 제1당이 되었을까에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가질겁니다.
바로 세계대공황으로 인한 독일경제의 사실상 붕괴때문입니다.
1929년에서 1932년의 3년간 독일의 해외수출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국내총생산은 40% 줄어들었다. 실업자는 130만 명에서 6백만 명으로 폭증했고 국민의 40% 가량이 일자리가 없었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30% 줄어들었고, 가난과 범죄, 굶주림과 노숙, 구걸과 자살이 폭증했다.
여기서 1920년 제정된 나찌당의 25대 강령에서 경제와 관련된 조항을 인용합니다.
2. 우리는 다른 나라와의 동등한 권리, 베르사유 조약 및 생제르맹 조약의 폐지를 요구한다.
7. 우리는 국가가 가장 먼저 국민의 생활 수단에 대해 배려할 것을 요구한다. 국가의 모든 인구를 부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독일 국민이 아닌 사람)은 국외로 추방시킨다.
11. 우리는 불로 소득의 철폐와 기생 지주의 타도를 요구한다.
12. 모든 전쟁에서 민족이 치른 재산과 피의 막대한 희생을 고려할 때 전쟁에 의한 개인적인 이득은 민족에 대한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전시 이득의 회수를 요구한다.
13. 우리는 모든(이전의) 산업의 국유화를 요구한다.
14. 우리는 대기업의 이익 분배를 요구한다.
15. 우리는 노령 연금의 대폭적인 강화를 요구한다.
16. 우리는 건전한 중산층의 육성, 대규모 소매점의 즉시 공유화, 소규모 경양자에 대한 염가 임대, 모든 소규모 경영자를 최대한으로 고려한 국가, 주 및 지방 자치체에 대한 납품을 요구한다.
17.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적합한 토지 개혁, 공익 목적을 위한 토지의 무상 수용법 제정, 지대 징수 금지, 토지 투기의 제한을 요구한다.
극우적 민족주의 조항(식민지및 인종차별등)들이 있기는 하나, 그보다는 위의 조항들이 나찌당에 투표한 중산층에 더 와 닿았죠.
2번째 조항인 베르사유 조약은 1차대전 패전에 따른 전쟁배상금 조항으로, 독일의 4년반동안 국내총생산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었습니다.
당시 독일은 이 배상금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던 상황이었죠.
만약 한국에 30년대의 독일과 같은 상황이 닥쳐온다면, 대중은 나찌당 못지않은 극우정당에 투표하는걸 마다 안할거라고 확신합니다.
프랑스같이 3번이나 유혈민중혁명을 치루고, 아래로부터 민주주의 기반이 확고한 나라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극우정당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현재 프랑스의 대표적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지지율은 30%에 달해서 집권 사회당과 비슷합니다.
한국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율이 35% 정도라는걸 감안할때 가공할 결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