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30만 농민대항쟁을 불러왔던 2002-2003년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저지투쟁 당시, 농민운동진영은 “우리가 한-칠레 FTA를 저지하기위해 이렇게 투쟁하는 본질적 이유중에는 한-칠레 FTA가 곧 다가올 한-미 FTA의 전초전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라며 미리부터 경고한 바 있다.
불행히도 이러한 경고는 지금 현실로 다가왔다. 한-미 FTA가 우리나라의 경제전반에 대한 침탈은 물론 정치,군사,통일 등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주권을 침탈하기 위한 것임은 미국 스스로의 보고서와 자료에 잘 나와 있는데, 그 중 농업부문의 피해는 핵폭탄급에 해당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포트먼 대표가 “FTA는 그 나라의 농업 개방을 겨냥한 것”이라는 직설적 표현은 이를 잘 대변한다. 그러하기에, 우리와 거의 같은 시기에 미국과의 FTA 체결 압력을 받은 스위스 정부는 "농업을 완전 개방하느니 차라리 미국과 FTA 체결 안한다"며 FTA 체결을 거부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정부의 모습은 어떠한가? 쌀개방 국회비준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2006년 새해 벽두부터 한-미 FTA의 사전필수과제라며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재개를 선언하더니, 요식행위용 공청회 한 번 치루고 바로 다음 날 협상개시를 공식 선언하고야 말았다.
2. 정부의 한․미 FTA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 ● 추진경과 04.11월 : 한-미 통상장관회담에서 정부간 예비협의 개시 합의 05.2~4월 : 사전실무점검회의 개최 05.9월 : 한-미 FTA 체결 필요성에 대한 양국간 공감대 형성 => 미 행정부는 05.9월 한국 등 말레이시아, 이집트, 스위스를 우선 FTA 협상대상국으로 선정함. 06.1.13 :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 06.1.18 :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에서 한-미 FTA 추진 의지 천명. 06.1.21 :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 06.2.2 : 한-미 FTA에 대해 한-미 양국은 사전조율절차를 모두 마치고 요식절차로 공청회를 진행하려 하였으나 농민, 영화계 등 각계의 저항에 부딪혀 무산됨. 06.2.3 : 한-미 FTA 공식선언 개시
● 향후계획 - 미 무역촉진권한법(TPA) 상 미 의회에 협상개시 의사통보 90일 후에야 공식 협상이 가능함에 따라 5월 중에 1차 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 - TPA법이 2007.7.1일 종료됨에 따라, 3개월 전인 4.1일까지 협상결과가 미 의회에 통보될 필요가 있어 정부는 한-미 FTA의 조속한 추진을 꾀할 것으로 예상됨.
3. 한-미 FTA 추진에 따른 예상되는 농업부문의 피해 ① 한, 미 농업현황 비교 항목미국한국전체 국토면적 중 경지면적43% (1억 7,602억ha- 우리나라의 105배)19% (1.68만ha)전체 농가인구/ 인구비율606만명/2.1%366만명/7.7%농가인구 1인당 경지면적29ha(우리나라의 58배)0.5ha농업종사가 1인당 소득31,400달러(우리나라의 4.4배)7,200달러농산물 수출액567억 달러16억 달러식량자급률119%(02‘)25.3%(04‘)
- 미국의 경우 농산축산물의 가격은 대부분의 품목에서 국산에 비해 매우 낮아 한-미 FTA 체결시 미국산의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 - 미국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생산량이 세계 1,2위 수준으로 그 규모면에서도 우리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음. - 미국은 식물검역상 국내 수입이 금지되어 있는 신선사과, 신선배, 신선복숭아, 신선딸기 등에 대해 이미 우리나라에 수입허용을 요청한 상태로 수입위험분석 결과에 따라 이들 품목의 미국산 수입이 현실화될 경우 큰 폭의 추가 수입이 예상됨.
② 한-미 농산물 교역현황 -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과의 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교역이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 - 2003년 한국의 전체 농산물 수입 중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에 달하는 반면, 농산물 수출은(2003년 18억 6천만 달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머물고 있음 - 따라서 대미 농산물 무역수지는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 있으며, 2004년도 적자 규모는 25억달러로 전체 농수산물 무역적자 104억 2천달러의 24%를 차지하고 있음.
③ 한-미 FTA 협상 체결에 따라 예상되는 피해 - 한-미 FTA 체결시 우리나라 농축산물의 생산액 감소 추정액은 2조~ 8조 8천억에 달해 여타 어느 FTA보다도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됨. 1) 권오복(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오복. 2005) : 생산액 2조원 감소(쌀을 제외한 경우) : 한국 농업총생산(03) 20조원 대비 10% 감소 = 한 산업분야 총생산의 10% 감소는 경제적으로 볼 때, 공황상태로 판단함. 2)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2001) : 생산액 8조 8천190억원 감소(쌀을 포함한 경우) : 한국 농업총생산(03) 20조원 대비 45% 감소 = 한 산업분야 총생산의 45% 감소를 예상하면서 경제협정을 맺는 경우는 세계 경제사에 유일무이한 사건임. ** 쌀의 경우 관세화 유예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FTA 협상은 양자간 협상이므로 쌀시장 개방문제도 원칙적으로 협상의 대상에 포함됨. 참고) 한-아세안 FTA 생산액 감소 추정액 : 1,170억~1,295억원 한-캐나다 FTA 생산액 감소 추정액 : 648억~1,122억원
④ 한-미 FTA 협상 절차의 문제점 1) 책임있는 영향평가의 부재 - 한-칠레 FTA 체결부터 작년의 쌀협상 국회비준에 이르기까지 농업관련 대외 협상에 따른 책임있는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협상시한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농업부문중 어떤 품목에 어느 정도의 피해가 있을지에 대한 책임있는 연구결과는 필수적임에도 정부는 일부 연구소에 책임을 미루며 방기하고 있다. 2) 농민,국민적 합의절차의 생략 - 지난 쌀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바로 이해 당사자인 농민은 물론 중대재정부담의 의무를 갖고 있는 국민들의 합의절차가 생략된 점이었다. 이번 한-미 FTA 공청회 역시 2월2일 오전에 공청회 갖고, 같은 날 오후에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하고, 바로 다음날 한-미 공동으로 협상개시 선언하는 말도 않되는 공청회로 국민적 비난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