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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독일 친구의 역사의식.. (교육의 중요성?)
게시물ID : history_194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념은가출중
추천 : 11
조회수 : 1420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5/01/25 16:23:39
제가 2년동안 미국에서 거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 옆방에 살았던 일본인! 굉장히 유쾌하고 재밌는 친구였습니다.
확실히 문화적인 면이나 여러 면에서 서양 친구보단 동양 친구들과 어울리기 편하더라구요.

하지만 역사 이야기가 나올때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본에서 3-4위권 대학교를 나올 정도로 엘리트인 이 친구는 일본의 교과서를 정말 그대로, 열심히 공부한 친구였습니다.

술을 먹으면 역사 토론(?)을 종종 하였는데, 가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몇 가지 하더랬죠.

* 일본은 제2 세계대전의 "피해자"이다. 우리는 대공황, 강대국의 압박 등으로 전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

제가 경제가 어려우면 다른 나라 침략하고 전쟁 일으켜도 그래도 되는거냐?라고 물으니, 그땐 그런 시절이었다라고 제국주의를 합리화 하더라구요;

* 왜 한국은 과거에 집착하냐? 지금 서로 도와서 서로 잘 살고 그러면 좋지 않겠느냐. 
그리고 한국은 일본을 너무 의식한다, 스포츠 같은데서 꼭 이기려고한다.

저는 제 생각을 말했습니다. 한, 중, 일은 역사 문제로 친해지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력이나 국가들의 시너지를 조화한다면 EU못지 않은 경제 연합을 구축할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한-일의 앙금은 일본의 사과가 우선되지 않으면 절대로 없어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고, 너네가 폭력을 일으켜놓고 사과도 없이, 폭력을 왜곡하고 정당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친하게 지낼 수 있냐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음... 과거는 과거일뿐이다, 우린 다른 세대의 사람이다 ^^;;;; 


그리고, 가장 열받게 하는, 주장 -.-
* 우리는 잘못을 하지 않았다, 너네의 근대화를 도와준 것이다.

여기서 정말 주먹 날라갈뻔 했습니다ㅋ 위안부나 그런 이야기를 하면 그런거 들은 적 없다, 모른다. 라고 하더라구요.
독도 이야기는 근데 정말 모르는 듯 했습니다;(아님 저의 표정을 보고 모르는척 하는 거 일수도;) 
독도에 대해선 대중들은 크게 모르는 듯 하더라구요. 이 친구는 들어보긴 했다 정도였고, 대부분의 다른 일본 친구들은 거의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린 너네가 오기 전부터 근대화의 길을 가고 있었다, 신분제도 요동치고 있었고, 경제도 상공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었다 등의 이야기를 했지만,
소 귀의 경읽기였습니다.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임팩트 있던 주장(이라하고 억지라 읽는)은 대게 저런 것들이었습니다.
역시 이상한 교과서로 공부하니, 잘못이나 반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고,
잘못을 숨기고 왜곡하고 은폐하는데 급급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저 친구도 피해자 일거라고,
세뇌 교육이랑 저 교육이랑 다를 바가 무엇인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친구도 대학가기 위해 열심히 그 교과서를 공부한 것일테고, 그 교과서에선 저렇게 가르친다는 이야기니까요.

다른 일본인들은 저런 이야기 전혀 안하고, 역사에 무지한 친구도 많았는데, 유독 엘리트 대학 나온 저 친구만 저런 주장을 한다는 것에서 느꼈습니다.



반면,
여름에 유럽 친구들과 미국 일주 배낭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나치의 폭력, 학살, 잔인함을 드러내고, 희생자들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박물관입니다.

독일 친구 세 명이랑 같이 가게 되었는데, 이 친구들은 정말 진심으로 이런 역사에 대해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하고, 반성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등의 표현을 통해

일본과 독일의 역사 교육 차이를 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에는 이렇게 나치의 무자비함을 보여주는 추모 박물관이 있습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요?
매년 벚꽃 축제를 열어 일본 문화축제를 즐기는 축제기간,
다양한 일식집과 애니메이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
링컨 기념관에 줄지어 있는 수 많은 벚꽃들!

분명 같은 짓을 했고, 같은 피의자인데, 일본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참 안타깝고, 어이없고, 황당하고, 열받더라구요.

그래서 더 역사를 공부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 한국와서 바로 한국사 공부해서 1급 취득했습니다.
저라도 역사 잊지 말아야 하고, 
저런 왜곡된 역사를 갖고 설파하는 친구들과는 말다툼을 하더라도 한번쯤 제대로 된 역사를 찾아보도록 만들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저 때만 해도 너무 추상적으로 수박 겉핥기 식으로 역사를 알고 있어서,
제대로 반박도 못하고 이야기도 못해준게 좀 제 자신이 부끄럽고,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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