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말에 삼겹살 회식을 하다가
대패삼겹살에 대한 추억담을 나눈적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소소한 논쟁이 오유에서 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일단 저도 유자게에 있던 글은 읽었습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61174읽던 도중 대패삼겹살을 백종원씨가 개발했다는데 대해
저 또한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이부분은
제가 대패삼겹살에 대해 가진 기억과
상당부분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유자게 글에서도 대패삼겹살은 이미 있었던 것이고
백종원씨가 상표등록만 한 것이라는 댓글이 많았는데
저 또한 이에 동의 하는 바
요리게에서 베스트에 올라간 글에 언급된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61426백종원씨가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하는 점과
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한 부분은
일정 부분 과장이거나
백종원씨가 이미 다른 식당에서 대패삼겹살을
팔고 있었던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백종원씨가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하는
시기를 정확하게 적시하진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의 기준은
백종원씨가 특허를 출원한 날짜를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음을 전제로 합니다.
백종원씨가 주장하듯 대패삼겹살에 대한 특허는
1996년 상표등록 되어 있음을 특허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출원번호(일자) =
4019960036775 (1996.08.21)
하지만 상표권은 신규성이나 창작성을 요하지 않는 권리이며
이에 대한 영업상의 권리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표권이 백종원씨가 주장하듯
백종원씨가 대패삼겹살의 원개발자임을
인정하는 권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편 백종원씨의 대패삼겹살 명칭의 에피소드와는 별개로
제가 스스로 대패삼겹살을 사먹기 시작했던 1994년 대학교 신입생 때에는
1인분에 1000원대 초중반 정도였던 대패삼겹살을 먹으며
돈이 없어 두툼한 고기를 사먹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면서
자조적으로 우린 대팻밥같은 얇은 고기를 먹는구나 하는
자조적인 의미를 담아 부르던 이름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제 주변에 대패삼겹살이 맛있어 먹는다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돌돌말린 고기가 양이 많아 보이는 효과가 있어
학생들이 이를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대패삼겹살의 원조가 어디인지는 잘 모릅니다.
허나 93년 재수생 시절에 친구들과 돈을 모아
교대 근처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었던 기억은 분명하고
그 당시에 대패삼겹살이라는 상호나 메뉴이름이
있었다고는 기억하지 못하겠습니다.
요컨대 음식도 일정부분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대패삼겹살의 원조가 어디였다기 보다는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유사한 아이디어가
퍼졌으리라는데 무게를 싣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백종원씨가 대패삼겹살에 대한 상표권을 가졌다는 것으로
대패삼겹살의 개발자임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