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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면접보는데 울면서 나왔네요
게시물ID : menbung_193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errybox
추천 : 10
조회수 : 2378회
댓글수 : 72개
등록시간 : 2015/04/10 19:10:47
백화점 쥬얼리 명품관에서 주말 알바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한 지 꽤 시간이 되어가는 차에
일을 알선해준 곳에서 주일에 다른 지점에서도 일해보지 않겠냐고 묻기에
오늘 명동에서 면접을 보고 왔는데요.
 
여기서 잠깐 저의 소개를 드리면
연극영화과를 나와서 평일에는 독립영화를 찍거나 오디션을 보고 있는데
요즘엔 그 마저도 힘들어져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바에는 몇 달간은 돈을 좀 벌어놓아야 겠다는 생각에
주일까지 알바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거든요.
 
VIP실에서 고객 응대를 하고 계시다기에 한참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면접을 보려는데
매니저라는 분이 이력서를 살피시더니 처음 하신 말이 나이였습니다.
나이가 이렇게 많은데 이 나이대에는 이런 일을 할게 아니라 고정적인 일을 해야 하는게 맞는 일 아니냐구요.
그래서 제가 배우일을 하고 있어서 고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사실 힘들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그쪽같은 얼굴도 배우를 할 수 있냐면서 어디에 나왔냐고 되물으시더군요.
그래서 방송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독립 영화 일을 하고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침묵하시고는
머리는 왜 그렇게 풀어 헤치고(문자 그대로 말씀하셨네요)왔냐고 하시고
이력서 사진이랑 얼굴은 왜 이렇게 다른거냐고 하시며 저를 오래 쳐다보곤 웃으시고는
알았으니 나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인사과랑 연락을 해본 이후에 오늘 중으로 다시 연락을 주시겠다면서.
 
머리는 짧은 단발이라 묶지 않고 풀어서 갔지만 드라이를 최대한 깔끔하게 해서 갔고
옷 역시도 신경쓰고 단정한 와이셔츠차림으로 갔습니다.
주말에 그 매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한번도 지각해본 적이 없고
시급이 높으니 그 만큼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없는 일도 찾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업무나 명동 지점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과 같은 기본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으시고
제 개인 신상에 관한 이런 저런 질문과 하대하는 듯한 말들은 정말이지 너무 불쾌했습니다.
 
백화점을 나서면서 동시에 한 일이 아웃소싱 업체에 "이 지점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린겁니다.
그리곤 좀 울었습니다.
면접보는 앞에서 상당히 무례하시네요 먼저 일어서겠습니다 라고 말하지 못하고 나온 것이 아직도 한이 됩니다.
뭘 그렇게 다 받아주고 바보처럼 웃다가 나온건지 아직도 제가 밉습니다.
더 서러운건 고객으로 그곳에 가서 갑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나는 그럴 수 있는 재정여건이 되지 않다는 현실과
그 매니저 분도 면접을 볼 때 그렇게 무례하게 굴 수 있었던 기저에는
그런 판단이 확실히 들어가 있었을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날씨는 참 맑았는데 아직도 저는 좀 흐리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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