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불닭볶음면이라는 아주 맵지만 정말 맛있다고 소문난 라면을 봉지라면으로 두입정도 먹었을 때
나는 정말 다시는 먹지 말자고 다짐 했었다.
하지만 이 라면은 영국으로까지 가서 유명세를 탔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던가 위의 다짐은 까막히 잊어버리고
5+1 이라는 한묶음을 보고는 "이거 완전 개이득아니냐?" 라며 또 사버리고 만다.
야식이나 중간에 참같은 느낌으로도 한번에 두개씩 끓여먹는 내가 끼니를 떼우려는 용으로도
두려움에, 공포에, 저 6개들이 한묶음을 뜯어 겨우 한개만을 끓여 먹고는 생각했다.
"이것은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하지만 남은 5개는 어떡하나...
다행히 먹고 나서 속에서 열불이 난다든지 다음날 용의 파이어 브레스를 밑으로 내뿜는다든지 뭐 그렇지는 않은데
땀이 비오듯 흐른다는 것이 문제다. 그것도 얼굴과 머리에서만 흐른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나 그것은 콕콕콕 라면볶이 수준이지 불닭볶음면은 아니었다.
어느 글에서 이 소스만을 판매 했으면 한다는 글이 있던데 집에 하나 남아있다.
원래 내 양대로 두개를 끓인 다음에 양념스프는 하나만을 쓰면 괜찮겠다 싶어서 해본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머지 세개가 아직도 집에 남아있게 되었다. 날짜가 지났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반년이 지난 어느날 어느 아재가 앉은 자리에서 컵 불닭볶으면을 세개나 20여분 사이에 먹는 모습을 보았다.
한개를 먹고는 양이 안차겠다 싶었는지 두개를 한번에 더 먹는 것이다.
그렇게 난 또 반년만에 집에 아직도 남아 있는 세개의 그 라면을 잊어버리고는 "컵라면으로는 한번도 안 먹어봤는데 좀 덜 맵나?"
같은 생각이 스치고 "국물을 조금 더 남겨서 햇반과 같이 비벼 먹으면 괜찮겠다!"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 후에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다.
불닭볶음면은 다시는 먹지 말자. 열불은 아니지만 내장에서 뜨거운 열기가 가시질 않는다.
그리고 생각난 김에 하나 더
라면에 찬밥을 말아 먹으면 맛있다는 소리가 있긴 하지만 그건 뜨거운 열기가 식은 정도이지
한 겨울에 전원을 끈 채로 어제부터 밥통에 들어 있는 밥은 아니라는 것이다.
출처 |
집에서만 매운음식을 먹으며 먹고 나서는 바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 작성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