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영업맨의 하루#19 군탈체포조 혹은 DP(중)
게시물ID : humordata_19238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hh
추천 : 2
조회수 : 108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10/06 13:31:47

군탈체포조 일명 DP(전편)http://todayhumor.com/?humordata_1919043

 

 

전편에서 두 건의 큰 사건이 있었다고 했지?

 

0이란 고참이 있었어. 연인이 있었고 제대하면 바로 예식을 치를 거라 했지. 사내 커플이었어.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00전자는 회사 다니다 입대해도 경력을 인정해 주고 제대하면 현직에 복귀할 수 있었어. 입대 전, 조그만 아파트도 구입했겠다, 두 사람 앞날엔 꺼릴 게 없었지.

 

병장 휴가를 다녀온 허 병장은 내내 얼굴이 어두웠어. 그러려니 했지. 휴가 후유증은 일병, 병장을 구분하지 않았으니까.

 

아침 점호 시간에 허0 병장이 보이지 않았을 때 만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헌병대 병장은 할만해. 왠만한 건 열외니까. , 군화 정비에서 열외 되는 것만 해도 큰 축복이었지. 점심시간에도, 저녁이 되어도 허병장은 나타나지 않았어. 그때서야 모두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지.

 

혹시나하고 당직대 총기함을 열어 본 김 중사는 놀라자빠졌어. K5 권총 한 자루가 없어진 거였지. 당연히 부대는 발칵 뒤집어졌고. 생각해봐. 헌병이 탈영한 것만 해도 여럿 모가지 짤릴 판인데 그것도 무장탈영? 이건 뭐 있을 수 없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

 

헌병 수사관들이 병사들을 탐문하기 시작한 다음 날, 대장실에 비상상황실이 만들어졌고 DP 두 명에 똘똘한 병장 예닐곱, 장교 둘, 수사관 셋을 포함 열 서넛이 세 개조로 나뉘어 허 병장이 사는 곳으로 급파되었지. 물론 극비였어. 상급부대인 군단헌병대에도 보고하지 않았으니까.

 

이틀인가 지나, 허 병장은 연인이 다니는, 자신이 곧 복귀할 00전자 회사 정문 앞에서 잡혔어. 그것도 야간조들이 퇴근하는 이른 아침 무렵에 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작전이었어. 수사관들의 상황 판단이 빨랐던 거지. 병장이 탈영할 일은 드물어. 수사관들은 병사들을 상대로 한 탐문 조사에서 허 병장에게 연인이 있다는 걸 알았고 탈영이 여자 문제일 수 있다고 판단하자 그의 관물함을 뒤져 연인의 주소를 알아냈던 거야.

 

헌병이 허 병장의 연인 집을 찾았을 때 그녀는 출근도 않고 있었다고 해. 그녀에게 허 병장이 탈영한 사실을 얘기하자 오열했고 그간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는데. 사연이 참 기가 막혔던 게지.

 

병장이 병장 휴가 나오기 한달여 전, 00전자 000 제조 공정에 근무했던 그녀를 상급자가 성폭행했고 수치심을 느낀 그녀는 허 병장과 연락을 끊었고 휴가 나와서까지 만나주질 않자 허 병장은 집을 찾았고 비로소 그녀는 그간 있었던 사정을 얼굴에 눈물 범벅이 되어 털어놓았다는 거야. 부대 복귀 전날에 말이지.

 

후에 알게 된 사실은, 그녀는 일찍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었고 남동생이랑 친척 집을 전전했다고 해. 대학은 언감생심. 여자상업학교를 택했고 성적이 우수해 졸업 전에 00전자에 합격했다더군. 회사서 허 병장을 만났고 부모님께 인사드렸고, 그녀의 사정을 전해들은 허 병장의 부모님은 그 인생이 가여워 친딸처럼 대했다고 해. 일찍이 부모님을 잃은 그녀 역시 친부모님처럼 살갑게 대했고. 그녀가 허 병장에게 말했다더군. 당신은 몰라도 도저히 부모님을 뵐 수 없다고.

 

일단, 부대 복귀한 허0 병장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되었겠지. 복귀한 날 한잠도 못 잤겠지.

권총을 왜 들고 갔느냐? 무장탈영이 어떤 건지는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진짜 그 자식 쏠려고 했냐? 한참을 울기만 하던 허 병장이 말하더래.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개자식에게 당했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녀를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다고.

 

허 병장이 정말 그 개자식을 쏠려고 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어. 겁주려 권총 들고 나갔을 수도 있었겠지.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연인이 있었어. 만약 나의 사랑하는 이가 어떤 개자식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면 나는 어땠을까? 허 병장처럼 할 수 있었을까?

 

다행인 건, 사단이 나기 전, 허 병장이 잡혔다는 거야. 그것도 우리 부대원들에게.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조용히 덮었어. 전편의 김 병장이 그랬던 것처럼 인근 보병부대로 전출하는 걸로 마무리 되었지. 허 병장 역시 주말에 외출, 외박 나오면 부대에 들르곤 했어. 후줄그레한 군복에 얼굴이 쌔까맣게 되어서 말이야.

 

ps 마무리하려 했는데 너무 길어지네. 남은 엄청난 사건 하나는 다음에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