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신 19주 때 응원 부탁드렸던 임산부인데 이제는 엄마가 된 지 40여일이 됐네요,
골반이 앞뒤로 쫙! 쪼개지는 사고 이후로 아이 갖기도 힘들다 했는데 임신이 되고
너무 아파 아이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다 낳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정말이지 걸어다니지도 못할 만큼 아팠는데
몸에서 릴렉신이 많이 분비가 돼서 그런지 그럭저럭 견디면서 아이를 키웠네요,
뱃속에서 아이도 엄마가 아픈 것을 아는지 역아로 있다 만삭이 되면서 제자리로 왔다 다시 역아가 됐다, 또다시 제자리로 오가더라고요,
아무래도 불안하거나 너무 활동적이거나, ㅎㅎㅎㅎ
자연분만을 하겠다 했지만 의사한테 혼만 나고-노산에 초산에 골반도 완전 문제인데 둘 다 잘못 될 일 있냐고 ㅠ_ㅠ- 결국은
지난 6월 2일에 2.71Kg으로 건강하게 낳고 지금은 3.9Kg의 건장한 아기가 됐어요,
모든 산모들이 그렇듯이 허리와 골반통은 기본인데 가끔 오늘처럼 흐린 날은 조금 걷다가도 주저앉으며 울고 싶을 정도로 아프기는 하지만 아이 웃는 모습을 보면 또 견디고 나도 웃게 되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생각해 봤는데 아이들은 천사가 아니라 악마들이에요, 앙마, ㅎㅎㅎㅎ
엄마나 아빠를 힘들게 해서 짜증도 나고 화도 나려 할 때 아기가 한 번 웃어주면 엄마 아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웃고 힘 내게 되고 그러잖아요,
무슨 마약도 아니고 힘듦의 임계점에 도달할 때쯤이면 웃음으로 그것들을 다 해소하게 해주고
또 힘들게 만들어서도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이를 돌보게 만드니 천사가 아니라 악마가 맞는 듯해요, ㅎㅎㅎㅎ
두 주 지나서부터 머리도 번쩍번쩍 들고 안아주고 있으면 자꾸 기어오르려 해서 얼굴도 목도 많이 할큄 당하고 있는데
우스개 소리로 "너 지금 하는 것만 보면 6개월 때 뛰어다니겠다"고 말하곤 해요,
처음에는 너무 말라서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잘 먹어서 똥돼지라 부르다 개돼지라 부르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개들은 밥이 있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다 먹어치우잖아요, 거기에다 돼지가 합쳐졌을 만큼 이제 40여일 된 아가가 잘 먹어도 너무 잘 먹어요, ㅋ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프거나 하지 않고 가끔 힘들게 하기는 하지만 문제 없이 잘 크고 있어요,
응원 댓글들 덕분에 아이가 더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는 듯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얼마나 많은 분들께서 이 글을 읽으실지는 몰라도 이렇게 아이 잘 낳고 잘 키우고 있다고 인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인사드려요,
엄마 나이가 너무 많아 아이가 커서 운동회나 소풍이 있어서 엄마와 함께 오라는 통신문을 집에 오는 길에 종이비행기 접어 날려 버리고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아빠 나이가 괜춘해서 다행인 듯해요,
아이가 크면 나를 보면서 "엄마는 왜 엄마가 아니라 할매야?"라고 할까봐 살짝이 아니라 무지 걱정도 되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사랑주고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는 듯해서 잘하려 하는데 잘 안 될 때도 많네요,
해줄 수 있는 만큼 잘 해주고 더 돌봐주고 싶지만 체력적 내적 한계로 인해 잘해주고픈 마음과 현실적 한계가 충돌하고 갈등할 때도 많겠지만 그 갈등들을 이겨내면서 더 성숙해지고 더 어른이 되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내가 아이로 인해 더 성숙하고 사람이 되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모자른 엄마지만 엄마가 없으면 엄마를 찾으면서 우는 아가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종종 육아게에 아이 크는 얘기나 육아를 하면서 생기는 질문들도 하고 다른 글들에서 배우기도 하면서 지내게 될 듯하네요,
응원해주신 분들, 그리고 서로 얼굴은 몰라도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과 아기들, 더불어 응원해주셨든 아니든 모든 분들께서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웃으시고 더 많이 사랑하실 수 있어서 세상이 내일은 오늘보더 더 동글동글 말랑말랑해지기를 바라요!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드려요!!! ^__________________^ (__) ^____________________^